나는 위에 보이는 흰 거랑 초록 거 키우고 있음.

정확히는 저 초록돼지(이름 홍)만 내 새고, 왼쪽 흰 새(이름 산)는 우리 언니네 새임.

문제앵은 저 초록새.

내가 비단털초록돼지새라고 자주 올리는 쟤다.

홍이는 집에 왔을 때가 5개월, 솔직히 분양 때부터 입질 기질이 있었다. 저항이 만만치 않았거든. 성깔 장난 없음.

나도 초반엔 여기에 글 쓰는 뉴비들처럼 고민 많았다.

이런 거 올리면 내 얼굴에 침 뱉기인 거 알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해 올려본다.

나처럼 물린 사람도, 물릴 예정인 사람도 잘 봐주라.

카카리키(홍이 종)는 부리힘이 약하다.

왕관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도 이 꼴이 난다. 진심으로 악바리 지르는 거겠지.

지금은 희미한 흉만 남았지만 이때는 진짜 아프고 속상했다.

일부러 터치한 것도 아닌데, 옆에 지나가면 달려 들고, 새장에 손만 대도 지랄발광을 하던 때였다.(이건 지금도 그럼)

겁주려는 의도로 사진 올린 건 아니고, 그냥 생각해보라고 올린 거다.

이때가 한 달차였다.

홍이 집에 온지 한 달차.

얘는 시간이 지나도 적응 안 됐던 거였다. 한 달이나 지났는데도.

옆집 친구네 애는 적응이라는 게 없었는데ㅠㅠ, 누구네는 하루면 됐다는데 ㅠㅠ 이런 거 다 부질없다.

우리집애 온 애는 일주일, 한 달, 일 년도 더 걸릴 수도 있는 거다.

그냥 아무새나 데려온 사람이라면 뽑기 잘못했다고 생각해라.

뭐 어쩌겠냐.

그렇다고 얘를 버릴 것도 파양할 것도 아닌데, 끌어 안고 살아야지.
나라도 사랑해줘야지.

니가 못하는 건 시간이 어련히 해결해 준다. 나처럼.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리자.

지금은 내가 옆에서 무슨 소리를 질러도 주무신다.

재채기를 하던 크게 움직이던 잘 잔다.

근데 초반에 많이 싸워서 아직까지도 손이 다가오면 긴장한다. 달려들진 않아도 건드는 건 정말 많이 싫어한다.

난 그래서 우리 애가 사람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나 퇴근하고 오면 자다 말고 기지개 피고 마중나오기도 하고, 내가 뭐하는지 옆에서 하루종일 지켜본다.

안 보는 척 감시하다가 나랑 눈마주치면 딴짓하고 밥 먹고.

그러다가 내가 거실 나가면 세상 서럽게 울어댄다.

돌아오면 왜 불렀나 싶을 정도로 다시 자기 할 거 하러 가고;;

그냥 보통의 앵무새랑 다른 아이였다.
사랑하는 방법이 다른 평범한 앵.

처음엔 너무 사나워서 데려온 거 후회도 되고, 오기로라도 키워보자 해서 가족들이 파양하자고 하는거 무릅쓰고 키웠다.

근데 지금은 다들 독감자, 독감자 하면서도 나름 터치 안하고 예뻐하는 것 같다.

요즘에는 가족들이 동생(흰 거, 산이) 이뻐하면 호다닥 달려와서 지그시 처다본다. 근데 만지거나 다가가면 문다.

사람한테 달려드는 것도 줄었는데 유독 산이만 죽도록 미워한다.
막 달려드는 건 아닌데, 꽤나 아니꼬워 보인다.

질투하는 독감자다.

어쨋든, 시간이 답이니까 다들 힘내자.

남은 20년 중에 고작 며칠이 대수냐.

그걸 못 기다려서 초반에 자꾸 싸운 게 후회 된다. 너네는 그러지 마라.

그동안 돈도 벌고, 내 일도 하면서 기다리면, 어련히 잘 풀리겠지.

고민 많은 거 백배, 천배 공감하고 응원한다.



앵이도 적응기지만, 너도 새로운 가족에 대한 적응기임을 꼭 기억하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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