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전, 가시깃만 뽑던 우리 뉴기 수컷 앵이는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면서도 1년 반 넘는 기간동안 아주 미세하게 좋아지는 것 같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가시깃 말고도 몸에 있는 멀쩡한 털을 부리로 전부 뜯거나 끊어놓기 시작했어.


단 며칠만에 가슴, 옆구리, 등짝, 중요한 날개깃들까지 다 뜯어버릴 정도로 애가 다른 장난감, 우리집 암컷, 그리고 나조차에도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정말 광적으로 한번 뜯기 시작하면 정말 눈이 돌아서 한시간 두시간 그 털 뜯는 것에만 집중하더라고...


식단도 이리저리 바꿔보고 여러 병원에 방문해서 계속해서 행동관련 상담도 받아보고

장난감, 놀이터, 출근 시 틀어주는 음악, 수면 환경, 야외 방사장 등등 내가 바꿔볼 수 있는 여러 환경들을 바꾸고 제공해줄 수 있는 모든 걸 제공해주며 아이를 살폈지만...

이전 처럼 좋아지는 것 없이 점점 깃털이 사라져가는 녀석을 보면서 갑자기 문득 생각이 들었어 내가 제공해줄 수 있는 것들이 사실 이 아이 한테는 맞지 않는게 아닐까 하고...

반대로 암컷 아이는 정말 근래 키운 3년 동안 아무런 이슈가 없었거든.

그래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정말 많이 생각해봤는데 어쩌면 나보다 더 이 아이가 원하는 걸 맞춰줄 수 있는 주인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더라고...


살면서 나는 강아지든 파충류든 여러 동물을 키워봤지만 정말 파양도 분양도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이 제 수명이 다 할 때까지 내가 키웠어.

근데 이 아이는 생각을 조금 달리 하게 되더라고... 내가 저 아이가 원하는 바를 충족해주지 못해서 아이가 이렇게 심해지는 거라면 내가 이 아이 입장에선 너무 모자란 주인이 아닐까...

키우는 것이 쉽지 않을 것도 알고있었고 많이 공부하고 내가 해줄 수 있는 모든걸 해줄 거라는 각오로 데려왔고

정말 내 자식같이 키운 아이라 지금도 파양이나 분양 같은걸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너무 힘들어... 이 아이가 원하는 바가 뭔지 알면 뭐든지 다 해주고 싶을 정도야.


근데 한 편으론 이 아이를 나보다 더 행복하게 해줄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요즘엔 자꾸 한 번씩 망설이게 돼...

나는 정말 내새끼처럼 키웠지만 얘는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지도 모르니까...

내가 저 아이를 끝까지 키우겠다는 이기심과 욕심에 맞지도 않는 환경에 억지로 붙잡고 있는건가? 싶고... 그러면 다른 더 좋은 집에 놓아주는게 아이를 위한게 아닐까 싶고...


어떻게 하는게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할 수 있을지 너무너무 고민이 돼... 그래서 조언을 좀 듣고 싶어. 아이는 나랑 계속 같이 있는게 맞을까?

내가 계속 욕심내서 아이를 키워도 될까?  아니면 다른 좋은 집을 찾아주는게 아이가 행복해 할까? 쓴소리도 다 마다않고 들을게. 조언 부탁해...

난 정말 아이가 좀 더 행복 할 수 있는 방향이 뭔지 알고싶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