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3살까지 우울증 달고 집에만 박혀 살다가, 근래에는 죽고 싶다는 말을 몇분 간격으로 반복할 정도로 정신이 악화되어 알바를 결심함. 마침 휴대폰 소액결제 긁었다가 빚 생긴 것도 있고.


알바몬에 베라, 편의점, 피시방 2개(A,B) 넣었는데 24살 미필에 자격증 하나 없는 고졸이라 그런가 피시방A 딱 하나에서만 연락 옴.

원래 여긴 6개월 이상 근무할 야간 정직원을 뽑는 거였으나, 혹시 몰라서 지원한 곳임. "저는 3월까지만 일할 수 있긴 한데 그래도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양끼(양아치 기운) 없고 순합니다." 라고 지원했더니 면접 보러 오라고 함. 첫 면접부터 존나 떨리는데다 고작 2개월 알바인데도 이력서를 지참해오라고 함. 다이소에 이력서 판다길래 사서 쓰고 면접 봤는데 떨어짐.

면접 도중에 이야기 들어보니 뭐 이 전에 6개월 일할 수 있다던 애가 이틀하고 도망가서 급하게 사람을 구한다나 뭐라나... 근데 "내일 연락줄게요~"라고 해놓고 다음날 오후 9시 내가 먼저 합불 여부 알려달라고 문자 보내기 전까지 아무 연락이 없었음. 합불 여부 알려달라는 문자 보내니 그제서야 "이번엔 인연이 안 됐지만 다음에 t.o. 생기면 연락줄게요~"라고 옴.


하 시발. 미필 24살 고졸 정병 환자 인생이 그렇지 하면서 스스로 자괴감에 쌓여있었음. 아마 이 때가 1월 초인 걸로 기억함.


그러다가 2월 4일에 뜬금 연락이 옴. 내일부터 일할 수 있겠냐고. 3월까지 가능한 거 맞냐고 물어봄. 당연히 가능하다고 함. 또, 알바 못 구하고 있는데 거둬주시면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했음. 또, 인생 첫 알바에 사회 경험이 없어서 음식 조리 같은 거 알려주는 수습기간에 손이 많이 가실 거다라는 말은 처음 알바몬 지원할 때부터 함. (초보 가능이라고 기재돼있었음)


2. 2월 5일 일 배우러 오는 겸 첫 알바날, 첫날부터 근로계약서 쓰고 시발 10시간을 근무시킴. 일단 가장 쉬운 서빙이랑 음료 제조만 하라고 함. 했음. 초반엔 애들 부담 좀 덜하라고 이틀 정도 음료 제조 시킨다고 말했었는데, 이와 달리 다음날엔 4시간만 일하긴 했으나 음식 조리를 시킴. 모르겠으면 다른 사람 하는 거 보라고 함.(여기 규모가 100석에 동네에서 제일 사양 좋은 피시방이라 히트 타임 땐 2~3명, 아침이랑 야간에만 1명이 일함.) 냉장고 지도랑 레시피 보고 하라는데 너무 많았음. 거기다 필자는 집에서 인스턴트를 해먹어 본 적이 없어서 만두, 볶음밥, 덮밥 같은 거 전자레인지에 몇분 돌려야 하는지, 튀김은 어떻게 해먹는지 아예 몰랐음. 재료 하나 찾는데 1분 가까이 소요되는데다 기본적인 전자레인지 활용도 못 해서 답답해 했음.


3. 3일차인 2월 7일 토욜부터 슬슬... 일이 벌어졌다 해야 하나. 사장 본인 피셜 "일은 어려운 게 없고, 보통 3일이면 다들 잘 해요"라는데 필자는 사회경험 없는 좆병신 정병남이라 아직까지도 냉장고 위치랑 레시피를 못 외웠음. 2,3일차랑 별반 다른 거라곤 음료 제조를 거의 할 수 있다?는 거 말고 없었음. 사장이 화를 내기 시작함. 


"한 번 배울 때 집중 좀 해서 하자?", "핫도그엔 물티슈 따라간다고 지금 세번째 말했다.", "니가 알바를 안 해본 티가 너무 많이 난다.", "정신 좀 차리고 하자."


난 죄송하다는 말 말고는 할 말이 없었음. 주문은 쏟아지는데 내가 지금 외운 거라곤 음료 제조 말고 없고, 결국 음식은 거의 사장이 다 함. 죽고 싶었음. 그냥 스스로가 자리만 꿰차고 있는 쓰레기 잉여인간 같았기 때문임. 사장한테 꼽먹고 등골이 서늘해지는데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음. 그리고 누구한테 혼나보는 것도 너무나 오래된 지라 사장의 그 '분노와 답답함을 억누르고 말하는' 톤에서 상당한 공포감과 위압감을 느끼기도 했음.


이때 들었던 생각임. '내가 남들보다 사회 경험, 문화 생활 경험이 대폭적으로 적어서 남들보다 하자가 있으니, 그만큼 더 열심히, 더 많이 해서 빨리 도움이 되자.'


아 그리고 4일차 때는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였음. 주문은 3시 반 정도까지만 받고 그 후부터는 피시방 마감일을 배움. 근데 사장이 내 이해 속도가 느려서 7시까지 배우자고 함. 그래서 2시간 더 걸림. 화장실, 흡연실 청소, 주방 청소 순으로 배웠는데 원래는 보통 주방 -> 화장실 -> 흡연실임. 화장실, 흡연실까진 알겠는데 주방이 너무 어려웠음. 마찬가지로 빨리 배워야겠다는 생각함.


4. 5일 차인 2월 8일, 원래 내 근무 시간은 11시부터 5시까지였는데 2시간 일찍, 그러니까 오후 9시에 가서 알바 2명, 나 포함 3명이 있었음. 이때 알바 두명이 음식 조리하는 거 어깨 너머로 보거나, 재료 찾는 거 연습해보자길래 냉장고 재료 찾아보고, 그러다가 음료 제조 들어오면 그건 내가 다 했음.


5. 2월 9,10일엔 내 근무가 없었음. 근데 가서 일 마저 배워야겠다 하고 있었는데 사장이 마침 이 두 날 더 일을 배우는 게 좋겠다고 해서 알겠다고 함. 6시까지 와서 새벽 5시까지 일하라 했었나 근데 9일엔 4시까지(2시간 일찍), 10일엔 5시까지(1시간 일찍)가서 다른 근무자들 음식 제조하는 거 어깨 너머로 보다가, 주문 들어오면 확인하고 음료 있으면 제조하고 서빙함. 이 날엔 사장 대신 동갑내기 03 남알바가 마감을 가르쳐줬는데 전날 배웠던 마감이랑은 좀 달랐음. 기름 교체라는 난관이 매주 금욜 새벽, 월욜 새벽에 있었기 때문. 기름 교체하는 법을 배웠는데 한 번 보곤 시발 머리에 안 들어옴. 이러다가 야간 뛰기도 전에 잘리겠는데 싶었음.


그리고 2월 9일 오후 10시에 마치고 집 가서 자다가, 쪽잠 자고 새벽 3시(2월 10일)에 와서 마감하는 동갑 남알바한테 주방 청소일만 배우고 아침 8시에 사장이랑 마주쳐서 인사하고 다시 집가서 잠. 10일 주간엔 여정직원하고 일했었는데 이때 있었던 일을 글로 쓴 것이 [피시방 알바 추노 고민중입니다(1)]임.

11일엔 07 여알바하고 일했었고, 이때 있었던 일을 글로 쓴 것이 [피시방 알바 추노 고민중입니다(2)]임.


6. 그리고 오늘 2월 12일에, 일이 터지고야 말았음.

2월 11일에도 10시까지 일하고 집 가서 쪽잠 잔 후에 마감 배우러 옴. 왜 또 배우러 왔냐고? 오늘이 기름 교체일인줄 알았음. 금욜 새벽에 기름 교체하는 날인데 피시방 일정표에는 목요일 기름교체라고 돼있어서 헷갈렸던 거임.(사진 보면 앎 ㅇㅇ) 아 시발... 뭐 기름 교체는 못 배우겠지만 어쨌든 온 김에 동갑 남알바 마감 좀 도와줬음.


화장실, 흡연실은 할줄 아니까 내가 다 했고, 주방만 이 친구가 함. 그러다가 또 아침에 사장하고 마주침. 사장이 와보라 함.


"왜 니 타임도 아닌데 와서 설치냐, 내가 짜놓은 근무표를 왜 지키지 않는 거냐"

"니가 일을 배우겠다는 열정은 좋으나 마음만 앞서가고 몸은 전혀 따라가질 못 하고 있다."

"솔직히 일을 너무 못 한다", "다른 직원들이랑 융합이 안 된다."

"야간엔 혼자 일해야 하는데 너한테 맡기기엔 불안하다. 너랑 야간은 안 맞다."

"니가 뭐 남들 도와준다고, 일 배운다고 일찍 왔다라고 하는데 아무 도움도 안 되고 민폐다."라고 함. 근데 이 부분은 특히나 좀 억울한 게 두번째로 일찍 간 날, 여정직원이 빨리 와줘서 부담 덜하다, 고맙다라고 했고, 삼일차로 일찍 간 날엔 07 여알바가 쓰레기를 버리고 오라는둥 음식을 갖다달라는둥 일을 존나 많이 시켰단 말임.


또 필자는 근무 시간보다 몇 시간 더 일찍 가서 일하고(무급임) 쪽잠 자다 새벽에 다시 와서 동갑 남알바랑 같이 주문 받으면서 실제로 냉장고 위치랑 음식 조리법을 70% 정도 익혔단 말임? (오늘 5시부터 10시까지 5시간 일하는 동안 음식 조리 6할은 내가 함.)


이 부분을 어필하니까 하는 말이 "아니 어쨌든 xx이 너랑은 야간이 안 맞다고. 불안해서 니한테 맡길 수가 없어. 그리고 어른이 말하며 그냥 "네"하면 돼. 니가 계속 그렇게 토를 달면 다른 사람들은 니가 말대꾸한다고 생각한다니까? 됐고, 설 연휴말 2월 18일까지만 근무하는 걸로 하자."라고 함.


진짜 너무 서러워서 이 때 사장 앞에서 울었음. 아마 눈물이 급격히 차오르면서 목소리가 안 나왔던 적은 학폭 당한 이후로 처음일 거임.


(1)근무표를 왜 안 지키냐.

아니 내 근무 시간에 일에 지장을 줬거나 빠진 게 없는데다 내가 자발적으로 온 시간엔 페이를 요구한 적이 없음. 무급으로 일한다고 말했단 말임.

꼬우면 씨발 첨부터 잠자코 기다려주던가 일머리가 없다는둥 꼽이란 꼽은 4일차 때 다 줘서 사람 부담줘놓고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음.


(2)다른 직원들한테 방해만 되고 민폐다.

그럼 일은 왜 존나 시킴 걔네가? 빨리 와줘서 부담 덜 하다고 고맙다고 할 땐 언제고? 사장 타임엔 일찍 온 적 없음. 전부 다른 직원있을 때 일찍 온 건데 사장 뇌피셜인지 아니면 같이 일했던 여정직원, 여알바 누구라도 앞에선 좋게 말했지만 뒤에 가서 사장한테 "이 새끼 아무리 말을 해줘도 못 알아 먹는데요, 자르시죠." 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음.


아무튼 꺾꺾 울면서 얘기 함.

"제가 4일차 때까지 아무것도 할줄 모르고 서있기만 해서,,, 사장님 혼자 음식 조리하느라 고생하셔서,,, 그게 너무 죄송해서,,, 제가 더 많이 일하고 더 열심히 해서 도움이 되려고 했던 건데,,," 하면서 막 욺.


근데 사장은 말을 중간에 계속 짤라먹었음.

"아니 xx아, 니가 여기가 첫 사회 생활이라 잘 모르나본데, 다른 사장들은 니 얘기 들어주지도 않아. 내일부터 나오지말라고 하고 자른다고. 근데 나는 기다려주잖아. 바로 자르는 것도 아니고 2월 18일까지 일하라고 해주잖아? 그리고 니가 안 좋은 버릇이 있는데 말마다 자꾸 토를 달아. 그냥 네 하면 돼."


더 이상 멘탈만 조질 거 같아서 알겠다고 하고 나옴. 근데 사장이 18일까지 일하라고 했잖슴? 오늘도 오라는 거임.

쪽팔려서 오늘 쨀까 하다가, 알바 유니폼을 반납해야 해서 진짜 오늘 눈 딱 감고 5시부터 10시까지 5시간 일했는데 진지하게 눈물 참으면서 일하는 게 힘들었음ㅋ

그냥 내가 노력한다고 했던 게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오니까. 왜 니 맘대로 와서 일 배운다고 설치냐는데 생각해보면 이것도 맞는 말이라 뭐 따지지도 못 하겠고.


오늘은 07 여알바랑 같이 듀오로 일하다가 10시에 03 동갑 남알바랑 바톤터치했는데 마무리 잘 하고 나왔음.


여알바한테는 "어제 일은 제가 거듭 사과드립니다. 말 없이 나가면 기분 나쁠줄 몰랐어요. 기분 좀 풀어줘요."


남알바는 원래 내가 야간에 투입되면 쉬는 날을 가질 수 있었고, 내가 일 빨리 잘 배워서 쉬게 해주겠다고 말했었으나 사장이 잘라서 이게 무산됐잖음?

"쉬게 해주고 싶었는데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요." 하고 사과함.


그리고 두명 다한테 "사장님한테 잘려서 2월 18일까지만 하기로 했는데, 그냥 오늘 추노하려고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다음에 기회 되면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하고 나옴

뭐 근데 사장하고는 다시 마주보기는 커녕 목소리 조차 듣기가 그래서 그냥 카톡으로 조기 추노 통보하고 지금 글 쓰고 있는데 아직 답장이 안 오넹 ㅇㅇ


읽어줘서 고마움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