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20년간 규제 개혁이 추진됐지만, 되레 규제 건수는 4500여 개 더 늘었다. 정권마다 초기엔 규제개혁을 부르짖지만, 금새 흐지부지해 ‘용두사미’로 끝났기 때문이다.
9일 창조경제연구회(KCERN)와 규제정보포탈 등에 따르면 규제개혁위원회가 신설된 1998년 1만185건이었던 규제 수는 참여정부 들어 5114건으로 줄었다가, 현재는 1만4688건(2015년 7월)으로 다시 급증했다. 이후 국내 규제 수는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는다. 정부가 양적 개혁이 아닌, 질적 개혁을 추진한다는 이유로 규제정보포탈에 계량 정보를 올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기요틴(김대중정부), 규제총량제(노무현정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이명박정부), 규제개혁장관회의(박근혜정부) 등 구호만 요란했을 뿐, 정작 성과는 미흡했던 것이다. 그 결과 정부 규제는 아직도 기업활동의 주요 애로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규제 강도(OECD 상품시장규제지수)는 터키, 이스라엘,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세계경제포럼(WEF) 글로벌 경쟁력 평가결과에서는 우리나라는 제도(58위), 정부규제부담(95위) 항목에서 순위가 종합순위(26위)에 크게 못미쳤다. 제도와 규제부담이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얘기다.
이혁우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출범 6개월이 지났지만 새 정부는 규제개혁에 여전히 관심이 적은 것 같다.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낡은 규제를 바로잡는 것은 모든 정부의 숙제일 텐데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 느낌이다.
오랜 부조리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국민과 기업의 불편함을 살피는 일이 간과될 수는 없다. 새 정부의 상징어가 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도 국민은 일상이 평안해야 하고 기업은 새로운 시도에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대한 고민보다는 관공서 요구 사항을 해결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혁우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역대 정부의 규제개혁 노력을 실패로 단정지어 말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다만 아쉬운 것은 위기극복, 일자리창출 등 그때 그때 정부 모토에 따라 규제개혁이 추진되다 보니, 정작 사회구조의 골격이 되는 본질적· 근본적인 규제에 대해선 개혁이 아닌 개악을 반복해 성과를 상쇄해버린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개혁 시스템 개혁 필요
배재대 이혁우 교수는 “규제개혁 평가체계의 진단과 평가”를 주제로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이교수는 규제개혁평가체계의 제반 내용을 시작으로 역대 체계의 비교, 현 체계의 개선점까지 다양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이 교수는 “현 규제개혁평가가 결과에 따른 개선 없이 내부 진단용으로 운용되고 있다”며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또한 규제개혁위원회가 담당하는 업무의 중복에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교수는 “평가대상과 평가주체가 동일하기 때문에 투명한 평가가 곤란할 수 있고, 규제개혁평가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교수는 체계적 규제개혁을 위해서는 각 부처의 규제개혁 수요와 규제개혁의 성과를 실증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사전적인 규제영향분석만으로는 규제개혁의 성과를 확인하고 제도개선을 설계 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각 부처의 규제개혁 역량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규제개혁이 매 정부마다 중요한 국정과제였음에도 일관성 있게 진행되지 못했다며, 시스템을 통해 진행되지 않고 정치적 혹은 개인적 관심에 의해 이루어진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는 규제개혁평가체계의 개혁을 통해 안정적이고 상시적인 규제개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발제를 마쳤습니다.
-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규제개혁 논의과제와 평가시스템 개선방안> 세미나
규제개혁의 창-추진체제의 정비(9/30,이혁우외/배재대)
http://blog.daum.net/tznine/518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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