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절대로’ 남한과 전쟁할수 없는 이유

북한은 무력에 의한 통일 수단을 포기 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개입할지도 모를 전쟁을 감당 할 용기와 능력은 없다. 이미 걸프전쟁에서 나타난 것같이 미국의 막강한 화력이 적용되는 그런 전쟁을 북한은 도저히 치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보다도 북한이 미국과의 전쟁을 두려워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전쟁 전략에 심각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라도 훌륭한 군사전략이란 적의 급소를 정확히 파악한 후 이를 효과적적으로 공격하는 데 있다.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 적국 전체를 파멸 시킨다는 것은 좋은 전략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전략가들은 적의 급소를 노린다. 군사전략 용어로 인력의 중심(Center of Gravity) 라는 말이 사용 되는데 우리말로 하면 급소(急所)가 더 좋은 표현일 것이다. 문자 그대로 일격에 국가가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중요한 곳이 급소다.
 
어느 나라라도 적의 급소를 정확히 판단하고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고 노력한다. 과거 전통적인 전략이론, 특히 클라우제비츠적 군사학에서는 ‘적의 군사력’ 이야말로 적의 가장 중요한 Center of Gravity 라고 생각했다. 군사력이 붕괴된 적은 더 이상 저항하지 못할 것이며, 군사력이 다 파괴 된 적은 항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대로 아무리 패퇴 중인 적국이라도 군사력이 남아 있는 한 적에 쉽게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적의 군사력이 일부라도 생존하고 있는 한 전쟁은 종식되지 못할 것이다 고 생각했다.
 
그래서 클라우제비츠의 가르침을 따른 서양 각국들은 가능하면 대규모의 병력을 유지하고자 노력했고 적국을 가능하면 완전히 파멸하는 전략을 최상의 전략으로 간주했던 것이다. 서양 전쟁사에서 대군주의(大軍主義)라고 부르는 전통이 형성 된 이유다. 미국도 역시 클라우제비츠식 전략사상에 크게 영향 받은 나라이며 미국의 전쟁 방식은 무엇보다도 먼저 적국의 군사력을 격멸 한다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되었다.
 
미국은 1993년 걸프전쟁 당시 후세인의 군사력을 격멸한다는 고전적인 이론에 입각한 전략을 충실하게 집행 했다. 미국은 당시 세계적으로 막강한 사담 후세인의 군사력을 사실상 완벽하게 파괴했다. 사담 후세인의 최정예군인 공화국 수비대도 궤멸 시켰다. 클라우제비츠식 전쟁 이론에 맞는다면 후세인은 식물인간에 불과한 상항이 된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 국민들에게 이제 이라크는 당신들 것이라고 선언하고 후세인을 몰아내라고 독려 했다.
 
그러나 후세인은 건재했고 후세인은 자국 국민을 독가스로 살해하는 만행조차 저질렀다. 군사력이 붕괴된 후에도 후세인이 막강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었다. 결국 이라크의 군사력은 이라크라는 나라의 급소가 아니라는 사실이 판명된 것이다.
 
미국은 기왕의 전략을 다시 고려했다. 이내 독재국가들의 경우, 독재자 그 자신이 그 나라의 급소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독재자를 살해하면 전쟁이 간단히 끝날 수 있으리라는 새로운 전략 발상이 나오게 되었다.
 
미국이 새로운 전략 발상 아래 처음 치룬 전쟁이 2003년의 이라크 전쟁이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자마자 주로 후세인을 죽이기 위한 작전을 개시했다. 미국의 공격 행태를 아예 참수(斬首)공격 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다. 문자 그대로 목을 따는 공격(decapitation attack) 이라는 섬뜩한 용어를 사용한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 수행 방식은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의 일반적인 군사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은 독재 국가와 전쟁할 경우 그 나라의 불쌍한 군인들이 아니라 포악한 독재자 그 자신을 표적으로 삼는 전쟁을 할 것이다.
 
이 같은 특이한 전략의 수립을 가능하게 한 것은 무기의 발달 덕택이 아닐 수 없다. 1990년대 초반 나타나기 시작한 군사상에서의 혁명(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은 이제 족집게처럼 적의 표적을 정밀 폭격 하는 일이 가능하게 하였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군 최대의 표적은 사담 후세인 그 자신이었다. 2011년 봄 이후 진행 되었던 리비아 내전에서 미국군과 나토군의 표적 역시 카다피였다. 2011년 4월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을 표적으로 하는 작전도 성공 시켰다.
 
이 같은 국제 전략 환경의 변화는 북한으로 하여금, 특히 북한의 지도자로 하여금, 미국이 개입할 수 있는 전쟁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가지게 할 것이다. 많은 한국의 식자들이 북한에 대한 강경책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확산을 불러일으킬 재앙이 라며 우려한다. 이 같은 우려가 기우는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항해서는 결코 안 된다. 미국의 전쟁 전략이 독재국가의 독재자를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고려 할 때 북한이 전쟁을 확전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개입할지도 모를 전쟁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하고자 할 것이다. 우리는 당당하게 북한의 도발에 대응 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은 미국군이 개입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만 한국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우습게보고 있을 것이다. 천안함 공격, 연평도 포격은 한국군을 우습게보았기 때문에 가능한 도발이었다. 이제 대한민국은 더 이상 북한에게 우스운 상대로 비춰지면 안 된다. 북한은 사실 대한민국 보다 확전을 더 두려워할지도 모르는 집단이다. 전쟁이 확산되는 경우 혹은 전면 전쟁이 발발 했을 경우 그래서 미국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하게 되는 경우 북한은 그야말로 마지막 순간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도 용기를 갖자. 영국의 유명한 전쟁사학자 마이클 하워드(Michael Howard) 경의 전쟁과 평화에 관한 경구를 다시 음미해 보자. War thus in itself inescapably an evil. But those who renounce the use of force find themselves at the mercy of those who do not. (전쟁은 어쩔 수 없는 악이다. 그러나 무력의 사용을 포기한자, 그렇지 않은 자의 손아귀 속에 자신의 운명이 맡겨져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Studies in War and Peace, 1970, p.17)
 
그동안 누가 우리를 형편없는 겁쟁이로 타락 시켰는가? 우리나라의 운명이 더 이상 북한의 손아귀 속에서 놀아 날 수는 없다. 이제 진정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킬 리더가 필요한 때가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