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사설] 시대착오적인 정권인계 저항
임기 말 정부의 핵심 인사와 기관들이 새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일제히 반발하기 시작했다. 원활한 인수인계를 위해 협조하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의 약속은 저리 가라다. 더욱이 3불정책, 기사송고실 대못질 등 노 정권의 최대 실책을 되돌릴 수 없다는 태도는 국정 이양에 저항하는 작태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업무를 보고하는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이 홍보처 폐지와 기사송고실 부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한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사항이고 인수위의 방침도 확고하다. 그런데도 반대한다는 것은 업무 인수인계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청와대의 행태도 이해하기 어렵다. 대학입시 자율화 계획을 담은 교육인적자원부의 인수위 보고에 대해 천호선 대변인이 3불정책은 여전히 유효하며, 임기인 오는 2월 24일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버틴 대목은 차라리 블랙 코미디다.
여기에 인수위의 임기 말 고위직 인사 자제 요청을 거듭 무시하는 태도는 방자하기까지 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과 감사위원,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 사장 인사를 단행한 데다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인사 자제를 거듭 요청하자 산하기관과 국책기관 인사는 각 기관과 직접 접촉하라며 협조를 거부했다. 이들 기관이 자체적으로 인사를 결정한다는 문 실장의 변명에는 어처구니가 없다.
김대중 정부와 노 정부의 나팔수 비난을 받아온 정연주 KBS 사장이 권력에 대한 언론기관으로서의 비판 역할을 주문한 신년사는 뜬금없다. 이는 새 정부 들어서도 사장 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두 아들의 병역 회피 의혹을 받고 있는 정 사장이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자질이 있는지 의문이다. 자진 사퇴하기 바란다.
이 같은 일련의 반발이 노 대통령 묵인하에 이뤄진다면 참으로 민주주의 제도 운영을 모독하는 짓이다.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은 권력이 국민의 선택을 무시하는 처사에 다름 아니다. 이는 정권 이양 뒤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다.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업무 인수인계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인수위도 설익은 정책이나 방침을 섣불리 공개해서는 곤란하다. 임기 말 정권이 이처럼 저항하는 상황에서 자칫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입조심 경고도 이런 뜻이라고 믿는다.
KBS간부들 "낯뜨거운 정연주, 떠나라"
´오만한 권력 비판해야´발언에 내부 비판 직면
"당신같은 사람의 입에서 나오기에는 너무나 거룩한 말"
2008-01-04 09:08:34
◇ 정연주 KBS사장(자료사진)
올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오만한 권력에 대해 의연하게 비판해야 한다’고 주문한 KBS사장이 내부 반발과 비판을 받고 있다.
KBS 간부 위주로 구성된 공정방송노조(위원장 윤명식·이하 공방노)는 3일 성명을 내고 “편파 왜곡, 코드 방송으로 KBS의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킨 정 사장이 낯뜨거운 말을 하고 있다”며 정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공방노는 성명에서 “노무현 정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KBS에 입성한 정연주 사장이 언급한 ‘오만한 권력’이란 과연 누구를 지칭한 것이냐”며 “이 시점에서 새삼 읊조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참으로 해괴하다”고 힐난했다.
이어 “정 사장 재임 4년 동안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던 언론의 당연한 역할에 대해 이제 530만 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탄생한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둔 시점에 말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도 그 저의를 물었다.
이들은 “정 사장은 과연 ‘오만한 권력’ 운운하며 권력을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며 “세계 방송언론학계에 기록된 희대의 ‘탄핵편파방송’의 주역이 무슨 낯으로 ‘권력’을 운운하느냐”고도 질타했다.
공방노는 정 사장의 구설수를 언급, △자녀의 미국 국적 취득이 미국 주류사회로 진출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병역을 면제받고 △국내 유수의 주류기업에 취업시켜놓고도 ‘아들을 그리워하며 살고 있다’고 말하고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이라는 공인으로써 세금을 탈루한 탈세 혐의자가 어찌 ‘오만한 권력’을 운운한단 말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오만한 권력에 대한 비판’이라는 말은 당신같은 사람의 입에서 나오기에는 너무나 거룩한 말”이라면서 “이제 역사의 무대가 바뀌었다. 당신의 역할은 이제 끝났다. 더 이상 국민의 정신을 오염시키지 말고 빨리 그리고 조용히 KBS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앞서 정 사장은 지난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정치 권력이든 자본 권력이든 언론 권력이든, 혹은 사회적 집단이 집단 이기주의를 위해 권력 확대를 꾀하건 우리는 비판해야 한다”며 “특히 오만한 권력, 지배하려는 권력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비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영방송의 당당하고 의연한 위상과 확실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며 “특히 지금과 같은 정치적 변화의 과정에서 (KBS가) 정치적 독립성을 확실히 뿌리내리도록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ㅎ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