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ㅇ
나는 2~3달 전에 대학원 시절부터 정출연 임용까지의 글을 썼던 사람임. 기억할지는 모르겠네.
오랜만에 다시 글 읽다보니 뭔 취업할라고 대학원 온 느낌의 글이 대부분이냐. 물론 취업이 중요한 요소는 맞지만 너무 선후관계가 뒤바뀐 글이 많아보임.
대학원 다니지도 않는 분탕이거나 진짜 연구과정에서 현타를 느껴서 포기하려는 사람이거나 둘중 하나인데..
하.. 마음이 아프면서도 동시에 그 과정을 겪은 사람의 입장에서 느낀점을 간략히 써보고 가겠음.
1. 대학원의 목적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 기준에서 대학원의 목적은 단 하나임. 학부시절에 교과서에 나오지 않고 나올수도 없는 미지의 영역을 문장으로 만들고 그걸 논문을 통해 이론으로 정립한다. 이거밖에 없음.
그 이외의 R&D니 사업화니 기술이전이니 특허니 이런것들은 다 부수적인것이거나 혹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보조적인 역할임. 그런데 글을 몇개 읽다보니 아예 순서가 뒤바뀌어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음.
특히 R&D를 수행하는 실무자의 입장이라면야 그것이 실험과 인건비 그리고 연구활동비를 구성하는 것이니 무시할 요소는 아니지만 R&D만을 중요하게 바라볼거면 굳이 대학원에 있을 필요가 없음.
2. 그럼 왜 이런 현상을 보였는가?
내 생각에는 크게 두가지임. 분탕. 얘들은 그냥 심심하거나 관심을 끄는게 목적이니 생각할 필요가 없음. 그럼 다른 하나인데.. R&D에 목매다는 주변 환경에 휘말려서 본인의 생각이나 사고도 그렇게 돌아가버렸다는 느낌임. 특히 최근 글들은 특정 교수에 대한 의견이 상당히 많았음. 전형적인 나는 개고생하는데 너는 부모 잘만나서 인생폈구나 라는 식의 접근이 뚜렷히 관찰되었는데 분탕이면 상관없지만 이게 대학원생의 의견이라면 정신적으로 상당히 망가진 상태라서 공격성을 표출하는걸로 생각됨.
3. 그럼 해결책이 있나?
있겠냐. 버티면 졸업해서 또 그 바닥에서 10년 넘게본 사람들이랑 지지고 볶으면서 사는거고 못버티겠으면 아예 다른 분야로 떠나는거지.
그런데 사람의 정신은 정말 단순한 거다. 매일 똑같이 데스크탑 앞에 모니터만 바라보면서 몇년씩 지내면 정신적으로 절대 못 버틴다.
정신적이던 육체적이던 리프레시를 안하면 해저 밑에 심해가 있다는 말을 체험하게 된다. 뭐가되었던 본인이 좋아하던 즐겁던 하는 일을 하나정도는 해라.
참고로 나는 그딴거없이 깡으로 버티다가 온갖 괴질환에 시달렸고 휴유증으로 아직도 신경통이 남아있다. 이 ㅆㅂ
4. 마치며
사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연구를 배우는 대학원생들이 돈에 매몰되어 버렸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나도 매달 인건비에 고통받았지만 박사를 받는 과정이니 견딜 수 있는 만큼은 견딘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그리고 어차피 대학원생 신분으로는 날고기는 아웃라이어 정도여도 R&D 책임자가 되기 어렵다. 그러니 단순히 과제에 매몰된 정신이라면 왜 대학원 입학했는지 생각하면서 빨리 졸업할 생각을 해라. 과제 인건비 한두푼 더 생각하다가 대학원 생활까지 작살내지말고.
마지막으로 지금 무슨 생각을 하던 뭘 준비하던 다 박사를 받고 시작이다. 지금 대학원 생활은 그 준비단계이자 빌드업 과정일 뿐이다. 대학원 시절 날아다니는 애들은 애시당초 비교대상이 아니다. 그저 경원시해야하고 언젠가 대성할지도 모를 인물을 미리 보는 느낌이지 시기해야할 상대가 아니라는거다. 그러니 쓸데없이 시기질투에 사로잡혀 주변과 애먼 경쟁심리 내세우지마라. 어차피 박사받고나면 그때부터는 싫어도 미박 유럽박사들과 죽어라 싸워서 이겨야한다.
끝.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논문이 쏟아지고 연구할 것도 너무 많고 해서 근 수 년 동안 취미생활이나 주말, 휴가도 모두 자진반납하게 되었네요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고 그냥 벌려놓은 일들을 쳐내다보니 눈깜짝할 새에 시간이 흐르더라구요 이제는 쉬고 싶은 마음이 들지가 않습니다 스스로도 지친 느낌이 들지만 가만히 쉬는 것보다 뭐라도 하는 게 마음이 편하달까요
좋아하던 취미들도 이제는 더이상 즐겁지가 않더라구요 억지로 시간을 내서 취미 생활을 해도 머릿속에는 계속 연구 생각이 떠나질 않으니 즐겁지도 않고 그냥 연구실 가고 싶어지더라구요ㅋㅋ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요 선생님도 이렇게 사신 건가요?
@대갤러1(211.234) 하.. 진짜 잊혀지지도 않고 잊을 수도 없는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댓글이네. 취미.. 그래 즐거울리가 있나. 당장 정리하던 실험결과, 논문 작성, 리뷰 대응 만 생각해도 하루가 부족한데 취미가 즐거울수가 없지. 그런데 그걸 절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연구실에 매몰되면 안된다고 말하겠음.
@대갤러1(211.234) 나도 비슷하게 살아왔는데 그래서 얻은게 결국 온갖 질병과 휴유증뿐임. 클럽을 좋아하면 클럽에라도 가고 뜨개질 좋아하면 뜨개질이라도 하는게 맞음. 석사과정 박사과정을 거치며 취미도 잃고 감정도 많이 희석되지만 그래도 계속 잡아야함. 그게 본인에게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생각해도 그런 불필요한것들이 결국 무너지지 않는 이유로 작용할 수 있음.
@대갤러1(211.234) 하.. 할말은 참 많은데 고생하라는 말 이외에는 해줄말이 없네. 그리고 쉬고싶지않더라도 루틴을 만들어서 쉬어야 함. 음.. 박사과정이라면 정말 순식간에 몸이 무너져 내리게됨. 석사과정이라면 지금이라도 늦지않았으니 루틴부터 만들고.. 박사과정이라면 일단 매일 나가서 30분씩 걷기라도 하길 바람.
댓글 감사드립니다 앞서서 이 길을 걸어간 선배님의 말씀이 왠지 모르게 큰 위로가 되네요 첫번째 댓글이 정확하게 제가 느끼는 것입니다 실험 하던 거 리뷰 대응할 거 연구 아이디어들 읽어야 할 논문.. 이런 걸로 머리가 가득 차니 세상의 다른 것들을 느낄 공간이 남지 않더라구요ㅎㅎ
그렇게 사는 게 대학원생의 본분이다! 라고 말씀하실 줄 알았는데 억지로라도 쉬는 방법을 찾으라니 의외였습니다 선배님 조언대로 조금씩 루틴을 짜서 놀아보겠습니다(저는 박사과정 2년차입니다ㅎㅎ) 연구 대성하시고 꼭 좋은 자리에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연구만 하면 되는 저보다 훨씬 고민이 크시겠지요 선배님께 행운까지 한번 크게 따르길 바랍니다
@대갤러1(211.234) 개인 경험이니 본인에게는 전혀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음. 나는 음..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가 내게 자주 얘기를 했음. 점점 기계랑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됐음. 그런데 박사받고 자리를 잡고나니 기뻤고 그게 굉장히 오랜만에 느낀 감정이라는걸 깨달았음.
@대갤러1(211.234) 그리고.. 내 생각인데 연구에 매몰되는 과정이 심화될수록 점점 감정이 옅여지고 본인은 그걸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음. 무슨 일을 바라보던 감정적인 반응보다 대응책이 먼저 생각나기 시작하면 나랑 비슷한 경험을 한번쯤을 할지도 모르겠음. 왠지 느낌이 그래서 얘기한거고 아니기를 바람. 그리고 댓글러도 SCI 열심히 쓰고 얼른 학위 받기 바람.
좋은 글이네요. 저는 경제학도이고 응용경제 계량경제 이런연구하는데 연구가 첨엔 논문을 찍어내는 수단이었다고 보면 지금은 점점 숫자 맞추는게 재밌고 점점발전하는 마이크로데이터같은 빅데이터가지고 우리나라 산업분야와 접목한 결과물들을 실험해보니 적성에 맞는듯하네요. 탑저널같은결과물도 좋지만, 사소하더라도 뭔가 쓸만한 결과물 뽑아내는 것도 중요한듯..
느낌으로는 석사과정인것 같네. 결과물이라는 건 학위과정을 증명하는 수단이니 당연히 집착하게 되지만 내 경험 상 결과물에 너무 매몰되어버리면 자아를 잃어버리는 상태에 도달하게 됨. 그러면 이제.. 주변에 대화를 해도 연애를 해도 서론-본론-결론을 머릿속에 그리고 그대로 진행이되어가며 점차 주변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지.
그래도 본인 분야에 스스로 적성이 맞다고 생각한다니 다행스러운 말이네. 그래도 강도를 조절해가면서 하길 바람. 매일 강강강으로 진행하다보면 어느순간에 스스로 망가져있다는걸 인지하지도 못하게 됨.
@글쓴 대갤러(210.222) 석사끝내고 지금은 박사과정 1년차고 결과물에 집착하긴하는데 밸런스를 맞추면서 하는중입니다. 교수님 푸쉬도 그렇게 매섭게 주시는분도 아니거니와, 스스로 취미나 자기계발도 하는중. 연애는 작년에 장기연애 끝나서 그런지 당분간 박사받는데 집중할거같네요. 암튼 기계같은 인간이 안되도록 조절해보겠습니다 화이팅
@대갤러2(121.144) 석사 막학기라고 생각했는데 아쉽게 되었구만. 본인이 말한대로 취미와 자기계발에 힘쓰는건 좋은거임. 박사 1년차가 끝나는거면.. 이제 슬슬 논문의 퀄과 볼륨에 대해 고민이 될거임. 거기에 발 들이미는 순간부터 나 자신은 없어져버림. 그러니 리프레쉬할게 꼭 있어야 한다는거임. 부디 긴 시간이겠지만 원하는바를 이루기 바람.
나는 그냥 재미로 대학원 와서 재밌게 하고 있음 ㅇㅇ 돈은 크게 중요한게 아니라
재미가 있으면 다행이네. 열심히 하길 바람
한국에서 박사 따고 연구원, 교수 돼봤자 약사랑 전문직선에서 다 털리지 않음?
니가 대학원생이면 진짜 넌 진로 잘못잡은거다. 분탕이면 그냥 꺼져라
ㄹㅇ
전문직도 결국 나한테 사람이 와야 의미가 있는건데 참 헛된 로망을 가지고있네 ㅋ
물박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논문 실적도 q2~3 1개 있을까말싸 하고 교수가 빨리 졸업시켜줘서 5년 만에 졸업하는 케이스. 가치가 있을까요? 나중에 사회에 나갔을 때 대우도
물박이든 뭐든 신경쓸 필요도 없다. 박사 받고 고민해라. 대학원생이 물박이네 뭐네 평가질 할 상태고 아니고 그럴 위치도 아니다.
형님 박사 빨리 받는거랑 늦게 받는거 중에 뭘 추천하시나요
선택할 수도 없는거고 본인의 능력 및 노력대로 결과가 나오는거임. 굳이 선택한다면 당연히 빨리 받는거지만 그러는 와중에 논문의 질과 양은 어느정도 보장되어야 빨리 받는게 의미가 있음. 대학원 생각 고민중이라면 하나만 명확히 하셈. 석사로 중간에 나갈것 같으면 아예 시작도 마셈. 여기로 발 디디는건 이 분야에 매몰되겠다는것과 같은 의미임.
빨리받고 포닥하는게 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