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업무메신저로 라인웍스를 쓴다.

랩내 여러가지 규칙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랩내에선 절대정숙이다.

또다른 규칙으로는 동료간에 서로에 대한 이야기도 절대금지다.

적발되면 인건비 전액 삭감이다.

그런데 어제 저녁 라인웍스 dm으로 가장 친한 선배가 신입 석사에 대해 물으셔서 신입 석사가 여러가지 사항으러 인해 너무 신뢰할 수 없고 따라서 멀리할 것이며 신입은 교수님께서 판단하실 일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교수님께 걸렸다.

카톡으로 내게 학생에 대한 걱정이 있는지 보내오셨기에 무슨 학생이냐 하니 질문에 대답을 안하냐 하신다.

그래서 자백했다.

내 선배도 같이 걸렸으나 추궁은 내게만 들어왔고 난 인건비 전액삭감이 결정되었다.

우리 행정직원은 바로 학생인건비변동 확약서를 들이대더라.

그때는 옥상에서 떨어져버리고 싶었다.

내게 왜 이러는데 도대체 현실이 아닌 것 같아서

그동안도 여러가지 사항으로 정신이 서서히 부셔져 가고 있었는데 이제는 한계다.

나는 자퇴할 생각이다.

자퇴하고 사라져버리고 싶다.

나는 어짜피 너무나 멍청하고 모자라고 할줄 아는 것도 없고 교수님께 시간낭비만 시켜드리는 존재니까

어쩌면 내가 감시당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내가 얼마나 싫으셨으면.. 내가 얼마나 쓸모가 없으셨으면 다이렉트메세지까지 보셨을까

나는 교수님을 정말 존경했는데 정말 잘못된 꿈만 같다.

학교에 매일같이 있는건 나뿐이다. 

난 일거리를 주지않으면 극도의 불안에 시달려서 항상 용역이나 과제 잡무 학생관리 등 내가 이 곳에 있음으로서 존재 가치를 설명할 수 있는 수단들을 바랬기에 뭘 시켜도 불만 한번 토로한 적 없다.

동료들 대신 내가 오해받아서 혼나도 침묵했다.

동료들의 감정쓰레기통 완충제 역할도 해왔다.

나는 성격자체가 타인의 감정을 굉장히 깊게 공유받는다.

나도 왜이런지 모른다. 그냥 천성인 것인지 누군가 힘들어하면 그 감정과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래서 동료들은 교수님께 털리거나 속상한 일이 있으면 늘 나를 찾아왔고 난 거기서부터 점점 버거워졌던 것 같다.

왜냐면 안그런 동료들도 있지만 대부분 본인의 문제가 해결되면 아는 척도 안하니까.


자퇴하고 난 뭐하지.

나같은게 할 수 있는게 있을까

난 어짜피 병신같은년이라 어딜가도 이렇게 될거야.

그렇다면 그냥 없어지는 것이 나의 제일 아름다운 결말인 것 같다.

사실 아직도 이 상황이 정말 그릇된 꿈 속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