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세탁 담론이 혼탁한 이유 정리해준다. 요약하자면, 대학원으로 학벌세탁이 되는 부분과 아닌 부분이 우리가 대학원을 통해 세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과의 미스매치 떄문이다.


#1 학벌세탁에서 중요한 개념은 학벌이다.

헬조선에 학벌 뜻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니 개념정의는 존나 간단하게 하자면, 학벌은 니가 어떤 학교를 나옴으로 인해서 니가 실제 가지고 있는 실력과 능력에 비해 더 높은, 혹은 더 낮은 평가를 줄 수 있는 영향력이다. 그래서 모두들 학벌은 잘못되었다고 말하면서도 이걸 선망하는거다. 왜냐면, 니들도 실제 필드에서 구르면서 느끼면서 잘 알겠지만, 사람의 실제 능력과 퍼포먼스는 지 스스로도 잘 모르고, 어느 방식으로든 평가받아서야만 실체화될 수 있는것이기 때문이다. 근데 그 평가 과정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factor가 있다? 누가 안갖고 싶겠음.

세탁도 대충 조작적정의를 한다면... 내가 말하는 세탁은 지잡대가 주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대학원을 통해 긍정적인 학벌의 영향력으로 바꾸는 것 뿐만 아니라 아니라 그 부정적인 스티그마가 상쇄되는 것 만으로도 세탁으로 봤음.


#2 근데 학벌은 다 같은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그럼 이 학벌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는 어디가 있냐? 대표적으로 뽑자면 1) 니 socioeconomic status랑 2) 니 인간으로서의 매력 이런것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서, 니가 대학원 학벌 세탁을 했는데, 나중에 니가 면접보러가서 면접관이 니 대학원 네임벨류 보고 느끼는 학벌이랑, 니가 결혼해볼라고 선보러 갔는데 니 앞에 앉은 여자가 느끼는 니 대학원 학벌이랑은 서로 좀 다르다.

#3 니들이 대학원 학벌을 통해 세탁할 수 있는 학벌은 1번쪽에 가깝다.

공부에 때가 있다, 10대 넘어가면 머리가 굳는다 이거 다 개소린건 알테고, 당연한 말이지만 고등학교때 존나 삽퍼서 대학교 잘 못갔더라도 그때부터 열심히하면 사람은 달라진다. 짧게잡아도 4년인데 그 시절 빡세게살면 당연히 바뀌지. 근데 대학원까지 가서도 엄청 열심히했다? 이 사람의 능력과 실력이 그동안 올랐을거라 가정하는건 이상하지 않다. 근데 하물며 대학원은 좋은데로 갔고 거기서 논문도 빵빵찍어냈고 인용파워도 괜찮다? 면접관이 널 낮게볼 이유가 잘 없다. 특히나 니 전공이 뭔가 이런게 딱딱 눈에 들어오는 분야다?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면접관이 학벌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건 크게 두 가지 경우다. 1) 면접관이 사람의 지능은 10대 시절 정해지며, 이것은 고등학교시절 퍼포먼스로 나타난다고 믿는다거나, 2) 사실 면접관이 학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콩고물에 더 관심이 있어서, 학연을 맺을 수 있는 지원자를 높게 평가한다거나. 1번 믿는사람은 이제 많이 줄었을테고, 문제는 2번인데 니가 만약 2번의 영향력이 강하게 있는 분야에 있다면 미안하다.... 나도 이런거 ㅈ같아서 미국으로 왔다.

하지만 다행이도, 요즘 한참 뜨는 분야는 이공계분야이고 이런쪽에서 대학원생의 퍼포먼스는 상대적으로 꽤 잘 수치화된다. 얘네를 뽑는 기업이나 학교들 입장에서도 지금 한참 핫한 분야는 일단 잘하는놈 뽑아서 잘하게 해야하는게 급선무다. 그렇기에, 대학원 학벌 세탁은 첫 번째 케이스에 꽤 탁월하다.


#4 문제는 두 번째 케이스의 세탁은 잘 안된다.

특히나 한국에서, 똑똑하고 공부잘하는것은 이성적인 매력 포인트다. 이게 한국에서는 진짜 유난히 심한거같다. 근데 여기서의 공부는, 진짜로 고등학교때의 공부다. 그렇기에, 니가 나중에 좋은 대학원 나왔다고 니가 선보는 여자한테 어필해봤자 이게 잘 안먹힌다. 여자가 니 면접관도 아니고 니가 있었던 대학원 연구실의 명성, 니가 쓴 논문수 인용수를 왜 따지겠냐. 걍 아 이친구 별거 아니었는데 대학교때는 열심히 살았구나 하고 말지. 물론 여자도 박사과정에 있거나 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러니 만약 니가 대학원 학벌세탁의 영향을 이성친구 만나는데서도 느끼고 싶다면, 고학력 여성을 노려라. 당장 니 옆에서 같이 공부하고 있는 동료 석사, 박사과정생이 적당할 것이다.


#5 근데 그럼 뭐가 문제냐? 왜 자꾸 얘기가 나오냐?

요새 대학원가서 나는 컴퓨터 공학에 한 획을 긋는 학자가 될거다라는 친구들 잘 없잖아. 물론 있긴한데 그리고 그런 친구들의 노고에 진짜 감사한데 대부분은 걍 졸업해서 돈잘벌고 인정받고 하면서 살라고 가는거지. 여기서의 인정은 내 스스로에 대한 인정도 있고, 주변 사람들의 인정도 있고, 특히나 이성들의 인정도 많이 포함된다. 인간은 어쩔 수 없어 이거 싫으면 불알 떼던가. 근데 니가 받고싶은 여자들의 인정에서 여자들은 니옆에서 같이 박사과정 공부하는 너드들이 아니라 니가 티비에서 봐왔던 쭉쭉빵빵 베이글녀들의 인정이다. 특히나, 니가 지금 현재 박사과정에 있는게 아니고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면 이 취향의 구조는 더욱 이와 비슷하다.

근데, 그런 여자들은 니 대학원 안본다. 그나마 다행인점은 현대사회에서 교육적 성취는 쉽게 자본적 성취로 전환될 수 있어서 니가 대학원에서 잘했으면 넌 아마도 좋은 직업과 월급도 가지고 있을 여지가 높기에 이건 꽤나 먹힐 수 있다. 그런데 니 대학원 학벌은 아니다.

이 미스매치가 자꾸 대학원 학벌이 먹히냐 안먹히냐를 애매하게 보이게 만든다. 결론을 요약하자면, 니 옆에 앉아있는 동료 박사과정생한테 고백하거나 불알을 떼자.



#나이제 봄방학 다 끝났다. 다음주부터 다시 학교나간다. 살려주라. 문명6에 세종 업데이트 됐는데 열판만 더 돌리고 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