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우쳤다 하는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 스스로에게 충실하라고들 말합니다
목적을 설정하고 앞을 보며 걷는 건
매 순간인 현재를 간과하고

삶을 송두리째 미래의 환영에 빼앗기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하죠
그들은 지금 이 순간을 살라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나 자신의 내면에 충실하라 합니다
불만족으로 부터 파생된 목적성은 외부로 향하여
부딪힐 것들을, 마찰의 고통을 유발할 것이라고 하죠
그들은 모든 것이 나 안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자기자신 안에서 행복을 찾습니다

그렇죠 행복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고 싶어합니다 저도 마찬가집니다
그러나 그들은 행복을 고통이 없는 것으로 여기는 듯 합니다
고통의 유무마저 따지지 말라는 그들의 의연함은
언뜻 고통을 초월한 듯 보이지만,
고통에 대한 고민마저 회피하려는 가장 궁극적인 두려움입니다
피할 수 없는 고통에 솔직해지는 것만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당당한 태도일 것입니다
그들이 과연 내면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스스로와 부딪히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그들의 말 처럼 모든 고통은 외부가 아닌 내면에 있는 것입니다
스스로 그렇게 말해놓고선 마치 외부와의 연을 끊으면
마치 오로지 나 안에서 마찰이 없을 거라는 착각을 합니다
이는 제 안에 꿈틀거리는 모든 감정들을
생각만으로 제어할 수 있을 거라는 이성에 대한 확신이자 오만입니다
역설이죠

이들은 겁쟁이들입니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을 행복에 대한 열망으로 승화시키죠
고통과 불행은 그들에게 같은 단어입니다
피터팬 증후군이죠
나는 그런 자폐성도 나름의 방편으로서 존중하고 싶습니다
남의 생각을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들도 어엿핫 제 삶의 주인이니까요

그러나 이런 피터팬증후군이 탈이념을 표방하는 하나의 이념으로서 합리화되고 정당화될 때,
모든 다른 이념들은 무시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사조는 이념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 자체일 뿐이라고 하죠

그게 이념이든 아니든 상관 없습니다
그건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문제는,
그들의 탈이념이 다를 모든 이념들을 포용할 수 없는
체계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 구조상의 위험성은 그 자체로 폭력입니다
그들은 나 자신의 고통이 가치없는 것이어야만 하기 때문에
다른 모든이들의 고통마저 그저 집착이 될 뿐입니다
이들이 과거의 많은 상대주의자처럼 은자가 된다면
저로서도 상관할 바가 아니겠지요
그래서 수도승이나 도인들은 폭력배가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탈이념의 상대주의를 어설프게 인용하여
세속에서 세속을 비웃는 놀이를 시작할 때
비로소 이 평화주의자들은 폭력배가 됩니다

다른이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이들에겐 우스울 뿐입니다
그들은 냉소를 통해 그들의 고통을 철저히 무시하는 방편으로
그들을 미망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자폐아동의 무정한 냉소는 부모의 살아있는 심장을 찌르는 법입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세속의 인간들의 고통이 불쌍하다면
얽매인 세속이 유일한 것으로 여기는 감정부터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장난감을 놓게 하려면 장난감으로 대화를 걸어야 합니다

짓밟는 건 폭력이죠

당신들에게는 무가치한 것이 다른 이들에게는 가치일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상대주의적 성찰입니다
당신들이 이것을 무시하고 자폐 속으로 스스로 함몰될 때
당신들의 탈이념은 사상을 위한 사상이 되고 무기가 됩니다
그것은 엄청난 폭력입니다

당신들이 무슨 폭력배라는 건지 제 자신들은 모르겠지요

상대주의란,
당신들이 어떤 방향성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수법사의 주지스님이 될 수도 있지만
히피 갱단의 살인마가 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폭력성을 잠재한 구조물입니다

당신들의 냉소는 이미 폭력성을 띄고 있습니다
마치 놀이인 듯

자폐아들끼리 스스로 함몰된 구조 안에서
서로 자신들의 행위를 무가치함으로 증명하고 안심시키고 그 정당성을 확인할 수록,

탈이념의 상대주의를 위해 친목할 수록

당신들은 단순한 건달이 아닌 정치깡패가 되는 것입니다
안와르 콩고의 예시는 바로 이런 맥락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단순히 상대주의를 모른는 고집쟁이가 아닙니다
단순히 당신들의 친목질을 시기하는 것도 아닙니다
당신들의 그 상대주의와 친목질의 케미스트리 시너지가
폭력을 낳았다는 것을 저는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 또한 당신들의 습관처럼 가벼이 넘기지 마시고
스스로 다시 한 번 생각하시길 진심으로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