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생각을 떠올린다.



우주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소리가 전달될 수 있을 만큼의 공기가 없기 때문.


그리고 우주에는 아무도 없다. 주위를 둘러봐도 칠흙같은 어둠 뿐.


심장 박동 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를 의식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은 주변이 고요하고 조용하다는 뜻이다.


내게 심장 박동 소리란 타인과 사회로부터의 고립, 격리를 뜻 한다.



그리고 특히 항상 나 혼자 남게 된다고 느낄 때에는, 심장이 격렬하게 요동칠 때가 많다.


옆에 남아있을 것만 같던 사람도 떠나갈 때, 그리고 이 세상엔 나 혼자 뿐이란 것을 느낄 때... 


그래서 심장 박동 소리는 내게 그러한 경험들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매개체이며,


홀로 남게 되는 두려움과 이에 대한 내 분노의 상징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주고 받을 수가 있다.


책을 읽으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는 것 밖에 할 수 없지만, 더 많은 지식이 축척되어서


그 지식을 바탕으로 나만의 의견을 재구성하거나 창조하여 세상의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견해가 같거나, 같지 않거나 그것은 중요하지가 않고


우리가 서로 주고받을 수 있을 때, 그게 나의 외로움과 허망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