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나중에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그 순간에 꿈처럼 사는 것이다

 

내가 어떤 식물을 키운다고 해보자 그 식물은 오십년에 한번씩 꽃을 피운다

 

화훼상은 나에게 말했다 십년 전에 꽃을 피웠으니까 다음은 사십년 뒤입니다

 

환경에 너무 예민하고 병충해에도 약하기에 기르려면 온정성을 다 들여야한다

 

나의 모든 시간과 모든 노력은 오로지 그 식물을 살리기 위해서만 쓰여진다

 

사십년 뒤에 꽃피울 전설적인 체험을 하기 위해서 나는 모든 인생을 바친다

 

나의 머리는 백발이 되었고 무릎은 계속 버석거린다 드디어 사십년이 되었다

 

세상에서 그 꽃을 실제로 본 자는 몇 되지 않는다는 그 전설 속의 주인공

 

그동안의 모든 고생도 잊고 긴장도 풀리고 그것을 본다는 희망으로 가득찬다

 

그러나 그해에 식물은 꽃을 피우지 않는다 그다음해에도 꽃은 보이지 않았다

 

꽃을 피우려는 기색도 없는 그것을 내내 바라보다가 나는 병이 들고 말았다

 

그것을 구입한지 사십오년이 되던 해에 나는 그것을 돌볼 기력을 잃어버렸다

 

종일 자기만 돌보아주던 이가 갑자기 없어지자 그 식물도 이내 병이 들었다

 

돈을 주고 사람을 불러 침대는 창가로 옮기고 그것은 창문틀 위에 올려둔다

 

의사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 나는 병들어 죽어가고 그것도 마찬가지다

 

나는 모든 인생을 그것을 위해 소모했지만 꽃도 한번 보지 못하고 죽어간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바보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그순간 평생 손에 꽉 쥐고 있던 어떤 것이 빠져나가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이제 끝이구나 그러자 머리 위에서 빛이 비추었고 빛 속에서 소리가 들렸다

 

사람아 네 기쁨을 알라 너는 평생토록 날마다 그 꽃을 보면서 살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