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옛날에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일단 허무주의나 반출생주의의 시발점은 사후세계가 없다는 것 즉 죽음 이후가 허무하다는 것임 거기에 쾌락은 선이고 고통은 악이라고 규정하고 평생 고통받고 살바엔 아예 공허한 상태 즉 죽음이 낫지않나?라는 것임 이런 생각을 나도 진지하게 한 적이  있음

근데 그러면 수많은 반출생주의자와 허무주의자가 실제로 자살을 못하는 이유가 뭘까? 일평생 쾌락의 단편조차 느껴볼 수 없고 고통만 있을 것이 확정된 사람마저도 자살을 실행하는 일은 쉽지 않음 그 이유는 아마 자아의 소멸을 두려워하기 때문임 고통과 쾌락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 애초에 고통과 쾌락을 받아들일 수조차 없는 허무한 상태가 두려운 것임 자아의 유지라는 관점에 있어서 쾌락이 선이고 고통이 악인 것이 아니라, 감각이 선이고 무감각이 악임 고통뿐인 삶이라도 자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살고 싶은 거임

자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이유 또한 단순함 자신이 자신의 자아를 긍정하기 때문임

자신의 자아를 스스로 긍정하며 유지하기를 바란다면 죽음만큼 두려운 것은 없음 죽음은 곧 자아의 소멸을 의미하기 때문임 반출생주의자들이 꿋꿋이 살아있는 것도 이렇게 이해할 수 있음

글이 중구난방이라서 정리하자면 삶은 자아의 유지, 죽음은 자아의 소멸을 의미함 사람들은 자아를 유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부수적인 것들(쾌락, 행복)을 삶의 이유라고 착각하고 있지만 사실 삶의 이유는 자아 그 자체라는 것이다

이것을 바꿔말하자면 삶을 끝마쳐야 할 때는 '평생 고통받을 상황이 확정되었을 때'가 아니라 '자신의 자아를 스스로 완전히 부정하며 앞으로도 긍정할 수가 없을 때'라고 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