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릴없이 사는 것도 아닌, 할일없이 사는 나날의 반복에
지쳐버린 거시야요
좀 인기있다 하는 무협 소설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지쳐버린 거시야요
이빨을 아무리 털어도 내가 원하는 건 들어오지 않고
손가락을 아무리 휘갈긴들 원하는게 떠오르질 않으니
참으로 덧난 인생에서 끝자락만이 떠오르는 게지요
실은 없지만 덧은 있던, 덧도 없지만 실용은 살리던 인생엔
내 희망이 어딘가로 흘러흘러 희미해져서
흔적을 발굴하는데 실을 찾고 여념을 불태웁니다.

어릴 적 유치하던 시절의 나는
내가 이리 고통 받는다는걸 알고서
그렇게도 모든 일에 즐거웠던 걸까?
나도 참 애들같이 유치했다면
뇌를 빼고 불편하지 않고 즐겁게 받아들이며 살텐데
하하
내가 유치해진다면
어머니께서 보던 유치한 드라마를 보며 한순간 한순간 놀라워하겠지?
내가 유치해진다면
항상 나오는 반찬에 실망하면서도 내일을 기대할 수 있겠지?
내가 유치해진다면
모르는 가게에 들어갈 때도 설레겠지?
내가 유치해진다면
샤워하고 나와서 컴퓨터할 생각에 설레겠지?
내가 유치해진다면
그렇게 보기 싫던 사람과도 재미있게 지내겠지?
내가 유치해진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