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뭔가 모르게 갇힌 느낌이 있었는데

예전에 내가 썼던 글들을 읽다가 문득 그게 사라지는 걸 느꼈다

확실치는 않은데 

개념의 개념, 메타인지에 대한 글들, 이해의 실체

이 글들 중 하나가 그걸 뚫어준듯(또는 저것들이 한세트로 작용했을 수도)

다시는 그런 상태로 돌아가지 않도록 현 상태를 박제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전의 그 갇힌 상태를 말로 표현해 보면

세상 모든 것이 나를 보는 것 같은 느낌

유튜브, 인터넷이 나한테 말을 거는 느낌

나는 딱히 그런 상태에 빠질만한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도 이상하지

망상의 일종으로 보인다

언어에 갇힌 상태였던 것 같다


은유법 같은 것을 너무 잘 파악하는 것도 조심해야할 부분으로 보인다

딱히 의미가 없는 문장인데도 거기에 의미부여를 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다 자기가 생각하는대로 해석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내일 비 오겠네"라는 문장이 있다고 쳐보자

문학적으로 이 문장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은 80억 인구중 한명도 없다

진짜로 비가 올 수도 있고 뭔가 슬픈 일이 있을 수도 있고

샤워를 하거나 이름에 B가 들어가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는 등


길을 걷다가 지나가는 사람이 침을 뱉으면 괜히 나한테 그러는 것 같은 느낌

영화나 드라마의 한장면으로 빗대보면 

세상은 그냥 자기 갈 길을 따라 흘러갈 뿐인데

세상 모든 것이 시비 거는 느낌

친구들이랑 사이가 나빠지면 괜히 자기 흉보는 거 같고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 의도를 곡해하는 상태

길거리에서 넘어지거나 실수 같은거 하면 모두가 자기만 보는 것 같은 느낌

아무 생각도 없는 사람한테 가서 

괜히 자기한테 욕한다라고 생각하는 것


점쟁이 논리, 점성술 같은 것들이 이런 거라고 생각하면 쉽다

물론 플라시보(생각이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 효과도 있겠고

점쟁이가 너네한테 뭘 말하더라도 

모두 자기한테 해당이 된다라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

2단 은유(비=슬픔)

3단 은유(재수없다=오늘 겪은 무수히 나쁜 일=그 중에 자기가 의미부여하는 한가지)

등을 거치면 다 자기한테 해당되지

"재수 있음"이 아침부터 잘 때까지 이어지는 완벽한 날이라는 게 존재할 수 있나

어느 정도여야 재수가 좋은 거고 어느 정도여야 재수가 없는 걸까
재수가 없는 것조차 재수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거다
시험 떨어지면 재수가 없는 거고 붙으면 재수가 있나?
시험에 붙은 다음 면접 떨어지면 그건 결국 재수가 있는 건가 없는 건가
면접 떨어지고 나서 다른 데 붙으면 그건 뭐라고 평가할 건가
재수가 없었는데 있어진 건가?
그러면 결국 재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겠지
과거부터 그랬던 것처럼 계속해서 이벤트가 랜덤하게 이어지고 있을 뿐
나중에 몇십년이 흐른 다음 그때 시험에 떨어진 것을
재수 없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아무튼 이제와서 되돌아 보면

내가 바로 그 상태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생각에 너무 매몰돼 있었기 때문에 그랬던 건지 뭐 때문이었지...

지금은 예전처럼 깨끗한 그런 느낌이다

잃어버렸던 초행운, meta-행운을 다시 찾은 느낌

세계가 굉장히 좁게 느껴지다가 광활해진 느낌

내가 어제 세계관에 대한 글을 쓰면서

대부분의 쓸데 없는 생각들을 놔버려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자유로워진듯

500만년동안 갇혀있다가 이제 막 풀려난 참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