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신성성이란 건 내 생각에 다음과 같은 걸 충족시킨다.

1.무결점성

이것에는 그 어떠한 악의 찌꺼기조차 찾아볼 수 없는 흰 도화지 같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그리스도교의 예수나 불교의 부처가 있다.

무결점성이 신성성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신성성이 신성성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비판을 차단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악의 티끌이라도 있는 이상 그걸 잡고 넘어질 수 있으니까.

하지만 현실에선 신성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은 무결점성의 가죽을 뒤집어 쓰고 있을 뿐 그 속은 깨끝하란 보장이 없다.


2.우상적 상징

우상적 상징이라함은 사람들이 떠받드는 무언가를 상징할만한 관념이나 사물을 뜻한다.

즉 토템을 섬기는 원시인이 토템에게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을 자신 이상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서열화하여 숭배하는 것과 일치한다.

그리스도교의 십자가, 공산주의의 혁명 관념 이런 것들이 좋은 예시이다.



3.집단형성

여러 민족의 서사가 그렇듯 신성성은 집단을 형성시킨다.

이는 종교나 사상과 일맥상통하는데 이는 사실상
종교와 사상이 신성성을 바탕으로 세워진 것이기 때문이다.

집단형성에 있어서 신성성은 공유된 숭고를 근간으로 삼는다.

사회주의 특유의 헌신과 연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혁명에 대한 숭고가 이들의 관계를 돈독히하고
모든 행동의 근간과 원동력이 되며
마침내 공산당이라는 극렬주의 단체를 형성시킨다.


4.악마화

역설적이게도 신성성의 가장 큰 역할이자 많은 정치집단들이 이를 이용하는 이유이다.

애초에 정치집단이나 세력이라고 불리는 집단들은
무언가 신성한 것을 위해 싸우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예를 들면 독립운동이나 반공운동 같은 것들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적들을 악마로 만들어 자신들이 행하는 폭력과 투쟁을 정당화시킨다.

이것은 악마에게 행하는 것이니 당연하다는 논리를 통해서.


5.이성에 대한 불가침투성

이성의 주요 기능은 무엇인가?

칸트나 헤겔의 통찰도 의미있는 것이겠지만 이번엔 회의주의에 촛점을 맞추자

회의주의의 싸가지 없음 중 하나가 바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사실을 체크하는 것에서부터 숨은 의도를 찾아내려고 하는 것까지 이성이란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신성성에는 이러한 이성의 침투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것이 허용된다면 신성성은 힘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의 존재를 의심하던 자들이 신성모독죄로 처벌되던 건 고대 그리스부터라는 걸 알면 이해하기 쉽다


6.무당권력

1~5의 모든 요소들이 합해져서 대중은 제단의 구속을 받는 노예로 전락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 소유주는 누구인가?

신성성을 다루고 있고 신성한 존재와 연결된 무당이다.

신성성을 등에 업고 있는 무당의 말은 곧 권력이 되며 그가 원하는 대로 대중을 움직일 수 있게 된다

히틀러를 봐라! 게르만 민족주의란 신성성으로 2차대전을 일으키지 않았는가?



이런 신성성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게 새월호 사태이다.
국민 모두에게 충격이었던 이 사건을 통해
어떻게 제단이 세워졌는지 설명하고 내가 그 제단을 냉정하게 비판해보겠다

1.무결점성

언론에서 묘사된 피해자들은 순수하고 잘못 없는 학생들로 그려졌다.

그리고 단원고라는 상징으로 퉁쳐졌으며 대개 가난한 이들로 그려졌다.

난 그들이 특정한 잘못이 있다고 보진 않는다.

그러나 생각해봐라 그들도 결국 우리와 같은 인간이고 물적 존재이다.

결코 무결점적인 관념적 존재가 아니라 살아있었던 인간이었을 뿐이다.

우리가 가진 장점이 그들의 장점이기도 하고 우리가 가진 단점도 그들의 단점이다.

여기서부터 우린 피해자들을 우리와 수평적 관계에 위치시켜야 한다.

왜냐면 그들은 무차별적 대중과 차잇점이 없음으로



2.우상적 상징

노란리본을 기억하는가?

국민 모두가 여기 저기에 박던 것이다.

서구문명이 없는 국가에서 어떤 부적같은 걸
여기 저기 박는 걸 보면 노란 리본과 유사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좀 심화해서 들어가자면 본질적으로 같은 인간일 뿐인 피해자들의 인간성은 해체되고 노란리본이란 상징으로 승화한다.

즉 그들은 단순 개개의 인간이 아니라 피해자란 관념적 존재로서 혹은 노란리본이란 상징으로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어디선가 공양으로 바쳐진 인간을 신이라며 추켜세우는 원시문화가 생각난다면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3.집단형성

말할 필요가 없다

분명히 이를 바탕으로 정당과 단체가 만들어졌고 대중들 또한 여기에 참여했다.

더 이상의 설명은 무의미하므로 생략하겠다


4.악마화

박근혜는 악마화됐다.

물론 난 박근혜 지지자는 아니거니와 박근혜를 어떤 측면에서도 변호할 생각은 없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박근혜는 잘못이 없는 사람이라는 게 아니라

4에서 설명한 것처럼 상대를 악마화시키고 자신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구조이다.

이것이 내가 경계하는 바이다



5.이성의 불가침투성

쉽게 말해 세월호 투쟁을 하면서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고 하느냔 질문은 악마의 질문이 되었다

1~4의 모든 요소들이 취합된 결과이기도 하다.

물론 국가의 리더로서 잘못된 자세를 가졌다면 비판함이 옳다

그러나 한번 냉정하게 떨어져서 행동의 동기를 물어보고
탐구하려는 질문 자체를 차단시키려는 게 과연 이성적인 행동인지 따져보자



6.무당권력

이것은 진보, 보수를 초월하여 모든 권력의 본질이다.

누구는 혁명이란 가치를 내걸고, 누구는 위안부란 것을 내걸고, 누구는 반공성전이란 가치를 내걸고, 누구는 예수 그리스도란 가치를 내걸고 대중을 장악하여 권력을 얻는다.

사실상 이러한 신성성에 매료되는 건 인간의 본능이고 그러한 것을 등에 업는 무당이 나타나 주는 게 인간의 원초적 희망이다.

동물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자기객관화가 안되니 자기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사고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설이 있다.

그건 인간만이 자기객관화가 되기에 스스로의 결점과 그것이 닥쳐올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인간은 자기 본능과 투쟁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와 같슨 베이스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상 유동의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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