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철학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만

어린시절부터 아버지의 학대라는 극단적인 문제상황에 놓여지고
그로부터 생존을 위한 사유를 하는 법을 알게 되면서
한계를 초탈해서 경지에 이르게 하는 절박한 사유의 즐거움을 알아버리고 말았음


사실 아버지의 학대는 날 죽일 것 처럼 굴지만 정작 목숨을 끊어가지는 못하는 종류의 위험이잖음?
가장 안전한 공간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극단적 체험을 한 것 같다.

성인이 된 지금의 내가 그때 그 시절의 생생한 공포와 위협을 느끼려면 전쟁터로 나가는 수 밖엔 없음. 근데 그정도의 배짱같은건 나한텐 없음

지금은 안타깝게도 사이가 좋아졌지만,
사실 계속해서 증오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그때 느꼈던 에너제틱한, 살의와 애정을 넘나들면서 질식할 것처럼 삶 전체를 압도하는 그 강력한 에너지를
다시 한 번 또 느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