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건 뭘까?’


내가 나에게 물었다.


나는 답했다.


거대한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과정


세상에 낳아져 다른 어느 누구와 같이 성장하며  처음 접해보는 자극에 설레고 좌절한다.


어쩔 때는 울고 웃고 쪽팔리고 기쁘고 뿌듯하며 사랑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우울해지듯 스펙타클 한 감정을 마주하지만


어른이 되어 갈 수록 매번 같은 감정이 로테이션 처럼 번갈아가며 느껴지고 더 이상 새로운 자극을 느끼지 못할 때


삶의 의미를 찾아해매었다.


결국 종착지는 모두 같은 곳이란 걸 끝임없이 되새김질 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죽음


사람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그 종착지는 누군가에겐 두려움으로 누군가에겐 구원으로 누군가에겐 무기력함의 원천으로 누군가에게는 종교의 믿음을 가져왔다.


나에게 죽음이란 무엇일까.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여 내 뇌에서 느끼는 지긋지긋한 감정의 로테이션을 끝내 줄 영원한 안식


아니면 본능적인 두려움.


애초에 이 모든게 의미가 있을까.


거대한 시간의 흐름 앞에서 모든게 결정 되어있는 이 세상 속 나라는 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언젠가 인류는 없어지고 지구는 사라지고 태양도 저물것이다. 그때가 되면 우리 모든 건 얽히고 설켜 형태를 알아 볼 수도 없이 어떠한 것도 느낄 수 없이 이 광활하고 깜깜하고 고요한 우주을 헤멜텐데.


이런 고민들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받아들이는 것.


그게 전부다.


내일 내 삶이 끝난다해도 억울해 하지 않을 것이며

내 삶이 영원하다 할지라도 기쁘지 않을 것이다


그저 받아들일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그것 뿐


이건 원하거나 원하지 않는 것에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 먼저 다가오냐’의 문제일 것이다.


난 그저 오늘에 충실하고 지금을 살아간다. 그 과정이 허무하고 의미없을 지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판단도 삶의 가치도 중요하지 않다. 그런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끝은 같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받아들이는 것


그것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