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싫어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일단 ENTP라는 것을 밝히고 시작할게

평소에도 내 모든 가치관이나 이상에 대해 꾸준히 생각하는 편이야

그래서 누가 물어도 즉답할 수 있고 망설임이 없어

그리고 난 생각에 마음이 따라오는 사람이라 더더욱 평소에 내 이상을 확고하게 짜놓는게 필요하다고 느껴

줏대없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면서,

또 내 모든 감정과 마음에 명분이 있고 그걸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안정감과

내 행동과 말에 내 신념이 묻어나서 망설임 없는 내가 좋아서 인 것 같아


그런데 요즘 고민이 있다

사랑에 관해서인데

난 쇼펜하우어의 주장에 꽤 많은 부분 동의를 하면서 산단 말이야 아니 살아왔지 솔로일땐

그래도 막상 사랑에 빠지게 되니까 어쨌든 최선을 다해서 행복하게 해주고 나도 행복해지고 싶더라


내가 이상주의자니까 그것도 꽤나 높은, 어떻게보면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이상들을 가슴에 품고 살고 있어

한마디로 정론 이랄까. 나랑 대화하면 보통 니 말이 맞아, 맞는데 현실에서는- 하면서 일축될 정도로.

그래서 평소에 이상형도 되게 기준이 높았어

내 이상이 모두 들어가있는 완벽한 사람이랄까?


근데 보통 사랑에 빠지는 건 상대방에게서 보는 내 아니마/아니무스의 일면에서잖아?

그래서 그런가 내 마음이 끌려버린 사람은 정말 인간적이고 유약한 사람이었어

나랑 관심사는 비슷한데 사고방식이나 성격은 나랑 정 반대야

주관적인데 정작 자기 주관은 없고

INFP인데 걔넨 씹프피라는 별명이 있더라 ㅋㅋ

1년 넘게 만나보니까 정말 그래

그래서 정도 많이 떨어지고 그래서 다른 나랑 더 잘 맞고 내가 원하는 이성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


근데 사랑이라는게 조건이 맞는다고 빠지게 되는게 아니었던 경험이 있어

정말 괜찮은 상대인데 설레는 마음은 전혀 안 들더라고

이성적이고 이상적인 사랑을 추구하고 싶은 머리와, 본능적이고 충동적인 사랑에 빠지는 마음에서 오는 괴리감이 있어

솔직히 여기에 정답은 없다는걸 알긴 하는데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이상이나 정의가 흔들려서 말이야

난 확신이 있을때 최선을 다하고 직진할 수 있는데 그게 어렵다

이 사람뿐이다! 라는, 처음엔 사랑이 내 이성을 마비시키고 감정에 충실하게 해줬던 호르몬 작용이

2년정도 연애하면서 조금씩 희석되면서 좀 흔들린다..


이상주의자인 친구들아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떻게보면 내 사고력보다 더 강력하고 무지성한 감정이라서

결국 현실에 굴복하는 감각이 든다..

그래 니가 걔가 맘에 안들면 어쩔건데? 이상적인 사람이 아니면 어쩔건데?

넌 결국 걔한테 끌리는데. 하고.. 


이건 다른 얘긴데 사랑은 필요없다는 생각은 난 좀 반대야

인간이 결국 태어나버린 이상 행복해지고 싶은 본능이 있고

혼자서도 물론 어느정도 행복(이라는 이름의 불행이 그저 없는 상태)할 수 있지만

둘보단 못하다고 생각한다

최선이 아니라 차선정도라고 생각해

결국 내 짝 외에는 전부 타인인 세상이니까

진실로 내 편이 있다는 행복감과 즐거운 모든걸 함께 나누는 감정보다 큰 행복은 없을테니까

자아실현의 욕구도 결국 애정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진실로 발현되니까


얘기가 좀 샜는데 그냥 나같은 사람 또 있나 무슨 생각하나 궁금해서 써봤어ㅋㅋ

연인이랑도 이런 얘기 해보고 싶은데 잘 이해 못할거같아서 좀 울적하다

얘는 마음을 생각이 따라가는 사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