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가 정신병원에 가서

정신과 의사선생님께 물었습니다

제가 정신병에 왜 걸린 것이냐고요

그랬더니 미모의 여의사 선생님께서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과다분비되어 그런대요

과학자들이 알아낸 것이니 분명히

제가 이상한 생각과 행동을 할 때

도파민이 과다분비되었을 것입니다

이상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과

도파민이 분비되는 행위가 동시에 일어났겠죠

하지만 정신질환자의 세계는 단순히

도파민으로만 설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온갖 생각이 머리에 스쳐 지나가며

과거의 온갖 기억들이 소환되어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예컨대 죄罪라는 개념을 떠올려서 그것으로

저 자신의 미친 행동들을 설명하려는

그런 가정을 하고 해석하려고 시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혼의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기도 하죠

그 문제를 고민하는 행위가 일어날 때에도

분명히 뇌세포 사이에 도파민을 포함한

여러 신경전달물질이 작용했을 겁니다

그렇지만 영혼의 문제와 죄의 문제를 생각하는 것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생각과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생각 증조 고조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살아갔던

우리 나라의 역사와 같은 것을 생각하여

그 역사의 트라우마로부터 자신의 정신질환이

발병했다는 병인론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병인론은 모든 정신질환자에게 보편적으로

정립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마다 특수한

스토리로 자신의 정신질환을 해석해 내는 것이죠

인생에 대한 유물론적인 규정 즉 도파민의 문제라던가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생존 기계로서 살아간다는

그러한 주장이 틀렸다고 주장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인생에는 그러한 유물론적 설명과 차원을

달리하는 풍부한 경험과 그 경험에 대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여 말하고 싶었습니다

사랑을 바라보는 과학자의 눈과 예술가의 눈은

같은 사실을 보았어도 분명히 다를 수 있습니다

과학자가 본 사랑은 단순명료하고 정확하지만

그 때문에 빈 자리가 많고 따라서 유물론적 설명으로

사랑이라는 개념을 충분히 알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유물론적 설명의 삶의 구도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예술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