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강의] 2. 제 1 장 - 2



제 1 절 - 2



천명天命 - 2



중용의 첫머리에 천명이 언급되는 이유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지만, 첫째로는 이 책이 일반 대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왕과 제후들을 위한 것이라는 데 있습니다. 공자에서 그의 손자 자사로 이어지는 시기는 중국 역사에서 '춘추전국'시대로 일컬어지는, 그러니까 아직 진시황이 대륙을 통일하기 전의 시기로, 지역마다 유력한 제후나 왕들이 할거하던 시기입니다. 영토를 두고 군웅이 할거하던, 그러니가 늘 시비를 걸고, 대응하고, 싸우고, 전쟁하던, 그런 시기였던 것입니다. 이런 시기에 백성들은 늘 전쟁에 끌려나가거나 세금을 바쳐야 하거나 아니면 모진 정치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모든 권력이 왕에게 집중되던 시기에, 그래서 마키아벨리식의 '승자독식'의 사상이 팽배하던 시기에 공자는 세상의 혼란을 바로잡고자 '왕도정치'의 근간을 세우려고 노력했는데, 저마다 천자를 주장하는 왕들의 권력을 제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왕은 권력을 놓지 않으려 하고, 제후들은 왕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가운데, 왕은 권력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했고, 제후들은 왕의 총애를 얻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공자의 고향인 '노魯'나라도 왕권을 가진 유약한 왕과 그 왕을 둘러싸고 권력을 나눠 가진 '삼환'들이 국가를 좌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공자가 왕들보다 높은 지위의 개념으로 '하늘'을 도입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왕이 아닌 공자는 왕의 권력을 제한하거나, 제한하도록 강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왕들을 깨우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하늘'을 도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왕이라 할지라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세상에 존재하며, 그걸 어기면 왕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그 권력을 빼앗기리라'하는 것이 공자의 선언이었고, 이 선언의 근거에 '하늘'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중용이라는 책의 독자는 일차적으로 왕입니다. 왕이 책을 펼쳤을 때 처음 보는 단어가 '하늘'이라는 말은 백성을 다스리는 일, 즉, '왕천하王天下'하는 일이 결코 쉬울 수 없음을 깨우쳐줌과 동시에, '네가 아무리 왕이라 해도 하늘보다는 아래이니 늘 겸손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하늘에 의한 왕권의 제한'이라는 개념이 진시황이라는 통일군주가 나타난 이후에 오랫동안 왜곡되고 부정될 수 밖에 없었지만, 오늘날의 눈으로 재발견한 중용, 그리고 자사의 견해는 탁월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자사가 말하는 '천명', 그러니까 '성은 곧 하늘의 명령이다'라고 할 때의 '성'은 과연 무엇인지,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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