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철학자 디오게네스의 몇가지 일화들



1. 언젠가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 필리포스 대왕이 그를 붙잡아 물었다.


"그대는 누구인가?"


"나는 네 탐욕의 정찰병이다."



2. 그의 명성은 자자하여서, 알렉산더 대왕이 디오게네스를 찾아온 일이 있었다. 그는 양지 바른 곳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알렉산더: "짐은 알렉산더, 대왕이오."
디오게네스: "나로 말하자면 디오게네스, 개다."

알렉산더 "그대는 내가 무섭지 않은가?"
디오게네스: "당신은 뭐지? 좋은 것? 아님 나쁜 것?"

알렉산더: "물론 좋은 것이지."
디오게네스: "누가 좋은 것을 무서워하겠소?"

이에 알렉산더가 "무엇이든지 바라는 걸 나에게 말해 보라"고 하자, 디오게네스는 "햇빛을 가리지 말아주시오"라고 대답했다. 


무엄한 저 자를 당장 처형해야 한다고 부하들이 나서자 알렉산더는 그들을 저지하며 말했다. 


"내가 만약 알렉산더가 아니었다면,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었을 것이다."



3. 누군가가 그의 앞에서 '운동'을 부정했다. 말하자면 세상의 모든 것이 움직이는 듯이 보이나 실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폴짝폴짝 뛰며 그 사람의 주위를 뱅뱅 돌았다.



4. 언젠가 플라톤이 이데아론을 설파하며 '책상다움'과 '술잔다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자, 그가 말했다. 


"내 눈엔 책상과 술잔은 보이지만, 책상다움이라든지 술잔다움은 전혀 안 보이는데?"



5. 어느 날 플라톤이 토론을 하며 인간을 두 발로 걷는 깃털 없는 짐승이라 정의하는 일이 있었다.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털 뽑은 닭을 들고 와서 "이게 플라톤이 말하는 인간이다."라고 말했다. 


이후로 플라톤은 항상 인간에 대해 설명할 때마다 "손톱과 발톱을 가진"이라는 말을 앞에다가 첨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6. 어떤 사람이 그를 호화로운 저택에 데려가서 그에게 침을 뱉지 않도록 주의를 주자, 그는 가래를 돋워 그 사람의 얼굴에 뱉고 이렇게 말했다.


 "더 더러운 곳을 찾지 못해서"



7. 어떤 사람들이 연회석상에서 마치 개에게 그러듯 그에게 뼈를 던져 주었다. 


그러자 그는 돌아갈 때에 바로 개가 하는 것처럼 그에게 오줌을 갈겼다.



8. 하루는 디오게네스가 벌건 대낮에 손에 든 램프에 불을 켜고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어떤 사람이 뭐하냐고 묻자, 그가 대답하기를, "사람을 찾고 있다네."



9. 하루는 조각상 하나를 염치없이 요구했다. 


그리고 어째서 그런 일을 하는지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거절당하는 것을 연습하고 있네."



10. 한 젊은이가 철학을 배우겠다고 찾아온 일이 있었다. 


디오게네스는 그에게 소금에 절인 생선을 한 마리 주며, 그걸 들고 자기를 따라다니라고 말했다. 


젊은이는 생선을 슬그머니 땅에 내려놓고 도망쳤다. 우연히 길거리에서 그를 다시 만난 디오게네스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겨우 생선 한 마리 때문에 우정이 깨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