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의 원리는 생명체 뿐만이 아니라 '개체' 라고 불릴 수 있는 모든 것들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가 '개체' 라고 부르는 것들은 인간이 그렇게 인식하는 것들이겠죠.
왜냐하면 우리는 마우스나 키보드 등도 개체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우스는 결국 원자들의 모임이고, 주변의 공기랑 마우스를 이루는 원자들 사이의
물리적 경계를 설정하는 작업에 성공한 형이상학자는 없습니다.
개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윤석열, 이재명과 같은 개별적 사람들은 개체입니다.
길거리 가다 보이는 개별적 나무, 돌멩이, 보도블럭도 개체고, 도로에 다니는 자동차들도 개체죠.
그런 것들은 모두 물리적 개체라고 부를 수 있는데요, 사실 추상적 개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물리적 개체와 달리 추상적 개체는 특정 시공간에 물질로써 존재하는 것들이 아니라, 우리 정신안에만
있다고 여겨지는 것들입니다. 대한민국, 정의, 소유권, 법 인격, 본질, 관계. 이런 것들이 전부 추상개체입니다.
그럼 개체란, 인간이 하나의 존립하는 무언가로 '인식할 수 있는 것'들이지 '실제로 하나'인 무언가라고 말하는 것은
다소 지나친 형이상학적인 도약일 수 있겠네요.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하나의 개체가 존립할 수 있도록 만드는 '구조'들 사이에
생존 경쟁이 벌어지는 과정이 바로 진화입니다.
만약 지구에 운석이 충돌해서 지표상의 모든 개체가 삭제되는데 인간만 예외적으로 로켓을 타고 탈출했다면
결국 살아남는 것은 인간이라는 개체들 뿐이겠죠. 산, 나무, 돌맹이 이런 것들은 우주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개체들이기에 멸종되겠죠.
그렇다면 현재로써는, 우주의 역사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인간에게 개체라고 인식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인간처럼 '사유가 가능한 구조'들이 더 오래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즉 진화란 생명체에 국한되는 과정이 아니며, 우리가 인간으로써 진화에 대해서 논하는 이상
'하나의 개체라고 인식될 수 있는 것들의 내부 구조' 들 중에서 어떤 것들이 더 유지되고
확장되는가의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상대적으로 튼튼한 건물이 지진이 나고 홍수가 나도 더 오랫동안 버티겠죠?
그건 어떻게 가능합니까? 튼튼한 건물의 내부 구조 때문에 그렇습니다.
덜 튼튼한 건물들은 모두 사라질 겁니다.
'튼튼한 건물이 오래간다' 는 문장과 '환경에 적응하는 생명체가 살아남는다' 는 말은 그래서 사실
동일한 근거를 가지는겁니다. '물리적 구조'들 중에서 환경에 적응하기 용이한 것들이
더 오래 '유지'되는 겁니다. 생명체나 건물이나 둘 다 원자들로 이루어진 복합체고
그것의 구조가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할지를 결정합니다.
이런 시각에서 진화를 바라본다면 우리는 생명체의 진화가 각각의 생명체에게 좋은 방향으로 진행된다던지
마치 진화라는 것이 생명체의 의도나 의지에 의해 결정된다던지,
생명체가 가지는 진화라는 것은 반드시 어떤 지적 설계자의 존재를 요청해야만 한다는
비 논리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진화를 생명체에 국한된 무언가로 생각하지 않고
'어떤 구조를 지닌 원자 뭉치'들이 오랫동안 뭉쳐있을 수 있는지로
바꿔 생각하게되면 거기에 어떤 목적이나 의도가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웃긴 생각인지 알 수 있다는 겁니다.
튼튼한 구조를 지닌 건물이 홍수, 지진, 태풍 등의 자연재해가 와도 살아남는 것을 보면서
아무도 우주의 지적 설계자의 존재에 대해서 논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물리적으로 튼튼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니 건물이 그렇지 않은 건물들보다 더 오래간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생명체라는 것도 원자들의 특정한 배열에 불과한 것인데 왜 생명체의 진화 과정을 보면서는
이 놀라운 과정이 설계자의 존재를 전제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걸까요?
이게 이해가 안된다는 겁니다.
아무튼 이런 효과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섭니다. 그리고 어떤 단어들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죠.
진화라는 단어랑 생명체라는 단어가 붙어있게되면, 감성적인 사람들은 거기서 마치 진화라는걸 생명체가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것처럼, 마치 하나의 좋은 방향이 있는 것 처럼 착각합니다. 단어들의 조합이 불러일으키는
'인상' 에 의해 그렇게 착각하게 되는거죠.
그런데 진화라는 것이 '물리적 구조들의 존속 경쟁' 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죠.
아무리 감성적인 사람들에게도 '구조' 라는 개념에는 감성이 개입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냐면 구조라는 것은 감각되는 것이 아니라, 감각된 것들에서부터 '드러나는 것' 이며 그것은
고대 철학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그건 '이성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성적으로 사고해야만 보이는 것이 구조이기 때문이죠.
이상입니다
와ㅋㅋ 내가 써도 대단하셈ㅋㅋ - dc App
ㅋㅋ 뭐임
나무자세같은겨 - dc App
픽셀성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