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죽음은 필연적이다

나는 반드시 죽는다

이것은 예정되어 있다

이 사실이 강력히 시사하는 바가 있는데 뭔지 모르겠다

그러니 남은 인생을 소중히 살아라 하는 구태의연한 말보다 크리티컬한 무엇을 가리키고 있다

나는 가리킴을 애써 외면하는 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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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의에 대한 살아있는 선현의 가르침은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내 공부는 항상 이 지점에서 포기하는 심정이 되었다는 사실이 불현듯 떠오르며 발작을 일으키고 싶은 심정이 되기도 한다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본다는 원숭이가 꼭 나를 두고 한 말인 것 같아서

도저히 견딜 수 없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을 전달하는 최선이자 유일한 방법은 언어라는 모 교수님의 말에

나는 그만 "x발!"이라고 욕하며 떼굴떼굴 구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과연 중생이 보는 세상은 무간지옥인 것을 체감하는 중일까?


깨달음은 차치하고 갖가지 심리적 장애가 해결되지 않은 내 마음은 x같은 불만으로 부글부글 끓는다

아니면 대갈통에 염산을 들이붓는 것 같은 환멸감에 완전히 무력한 상태가 되거나 둘 중 하나이다


도판에 괜히 발을 들여놓았다는 생각도 했다

차라히 몰랐으면 멍청하고 우직하게 일이라도 하면서 살았을 걸,

괜히 이런 게 있다는 걸 알고 마음에 깊게 받아들여서 일상의 작은 행복에도 만족할 수 없는 너덜너덜한 의식으로 살게 되었다


인생이 점점 극단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나는 언제라도 x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하자


물론, 아직 살고싶다

글을 쓰면서 먹는 구구콘이 너무 맛있거든

나라는 인간이 죽음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의 방증이다

그러니까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