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던 군 생활을 자랑하듯 떠벌리는 일에서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 내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처맞은 게 자랑인가?

그러니까 우리는 누가 더 많이 맞았는지 대결하고 있었다

집단의 부조리를 견딘 시간이 마치 훈장 쯤으로 여겨지는 것 같았다

대단하다고 칭송받을 만한 일인 것이다

그날의 대화는 그런 전제 위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그런 식으로 따져보면 분명 이상한 데가 있는데 막연히 덮어놓고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내 정신도 정상은 아닐 것이다

나도 폭력을 받아들이고 더 이상 그것에 대해 묻지 않기로 한 인간임이 판명되었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구타하는 일에서 정당함을 찾는 내가 있었다 

집단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그런 것처럼 느껴졌다

그와 나는 공동으로 침묵하기로 한 주제 같은 것들이 있었던 것이다

사회와 나는 일종의 계약관계에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