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를 비판하고 공동체의 헌신을 중요시하는 자들이야말로, 사실은 더 음침한 개인주의자들이다.
그들은 개인주의의 이기심을 문제삼지만 오히려 가장 올바르게 공동체와 합일을 이루기 위해선 개인주의로부터 그 사상이 출발해야한다.
올바른 공동체주의는 무엇일까? 개인주의에서 출발하고, 그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모두 자기입법의 책임을 인식하고 있으며, 서로의 오류가능성을 전제하고 토론과 대화로 합의 상태로 나아가려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저급한 형태의 공동체주의는 무엇인가? 그저 개인과 공동체간의 관계에 있어서 공동체가 제정한 규칙, 헌신을 따를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개인은 그것을 따르지 않앗을때의 손해보다 따랐을때의 이득을 판가름하게되어 결국 따르게 되는 형태가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는 주체성도 없고, 합리성도 없다. 그저 힘(공동체) 과 힘(개인) 간의 비대칭적 구조로 인해 진행되는 인과관계만이 존재한다.
여기서 그들이 공동체의 질서를 타율적으로 따르게 된 동기는, 결국 보복에 대한 두려움, 생각의 불성실이다. 이들은 복종이 공동체적 미덕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동기는 순전히 개인적이다.
표면적으로는 선해 보이는 결과가 작동할지 몰라도 그 과정은 천박하다.
물론 이 글이 공동체가 제정한 규칙을 경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건 아니다. 공동체의 규칙이란 가장 많은 주체들의 검증이 거쳐간 가장 신뢰할만한 규범이다.
그러나 신뢰는 하되 맹신은 하지 말아야 한다.
여기서 법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법은 사람을 움직이지만, 진정한 윤리적인 이유로 움직이게 하지는 않는다. 진정한 윤리적인 의미로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건, 개개인의 마음에 새겨진 양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법을 작동시키면서도, 그것이 우리의 양심, 즉 정의와 일치한지를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
그리고 개개인의 정의의 차이를 대화를 통해 조정해나가야한다.
이런 측면에서 민주주의가 요구된다. 법의 정당성은 외부가 아닌, 주체들의 내부인 양심에서 나온다는것이다. 따라서 복종이 아닌 의심이 민주적 주체의 시작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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