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상에 관한 이야기


안녕. 나는 그냥 하나의 사람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 우리가 과연 '자유롭게' 살아가는 존재인지, 아니면 유전, 환경, 밈, 기질, 정보 등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의해 '정해진 존재'는 아닐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살아오며 늘 의문을 품었다.

왜 저렇게밖에 못할까?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왜 어떤 사람은 저렇게 되고, 또 어떤 사람은 그렇게 무너지는 걸까?


그 의문에 대한 대답은 아무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조용히, 혼자 생각을 거듭하다가 마침내 하나의 방향을 찾았다.


그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우주 자체가 결정된 시스템이라는 생각이다.


1.물리학은 말한다 — 엔트로피와 죽음을 향한 흐름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모든 계는 질서에서 무질서로, 즉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간다. 생명은 예외가 아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고, 에너지를 잃고, 죽는다. 이건 슬픔이 아니라 물리 법칙이다.


그리고 이 물리 법칙은 '우주 전체'에도 적용된다. 우주는 결국 죽는다. 질서는 무너지고, 에너지는 흩어진다. 이것은 불변의 흐름이다.


2.양자역학은 자유를 말하는가?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는 흔히 자유의 근거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측정 전까지 모른다'는 의미일 뿐이다. 이는 자유로운 선택이 아니라, 확률에 의한 결정이다. 즉,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확률은 환경과 정보에 의해 이미 편향되어 있다.


내가 말하는 '결정'은, 바로 이 높은 확률값으로 인해 거의 피할 수 없는 선택의 경로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걸 뒷받침하는 건 다음과 같은 증거들이다.


3.유전은 고정된가? 아니다. 환경은 유전조차 바꾼다


1945년 네덜란드 대기근 동안 굶주린 임산부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이후 당뇨병, 비만, 고혈압 등 대사질환 발병률이 높았다. 왜일까? 그들의 유전자가 환경에 의해 '메틸화'되었기 때문이다.


이건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라 불린다. 즉, 유전자라는 고정된 코드마저 환경이 바꾸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우리가 살아갈 생존전략이 결정되어 있는 셈이다.


4.환경결정론 —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환경결정론은 인간의 감정, 성격, 판단력, 심지어 인격까지도 환경에 의해 형성된다고 본다. 논리적인가 감정적인가, 불안한가 침착한가 — 이 모든 건 그가 자라온 환경이 만든 결과다.


심리학과 인지과학은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단순히 '환경이 중요하다'가 아니라, 환경이 곧 원인이다.


네가 지금 이 글을 읽는 태도조차도 너의 과거 환경이 만든 것이다.


5.밈(Meme) — 정보의 생존 전략


리처드 도킨스가 제안한 '밈'이라는 개념은 문화적 유전자라 불린다. 밈은 인간을 통해 퍼지고, 살아남고, 진화한다. 우리가 하는 말, 우리가 입는 옷, 우리가 믿는 사상, 우리가 좋아하는 밈 이미지까지도 모두 '밈'의 생존 행위다.


밈은 독립적인 의지를 가진다기보다는, 인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스스로 퍼지려는 '정보의 자기복제 전략'일 뿐이다.


그리고 이 밈은 인간에게 영향을 준다. 인간은 밈의 수단이며, 동시에 밈의 결과다.


6.정보보존의 법칙 — 결국, 모든 것은 남는다


물리학은 말한다. 정보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형태를 바꾸고, 흩어질 뿐이다.


이 정보보존 원리는 에너지보존법칙, 질량보존법칙과 마찬가지로 보편적인 원리다. 심지어 블랙홀조차, '호킹 복사' 이론에 따르면 정보를 완전히 삭제할 수 없다. 정보는 남는다.


그렇다면 인간이 겪은 사건, 유전자, 밈, 경험들 또한 형태를 달리하며 어딘가에 남는다는 가설이 가능하다. 이건 영혼의 존재를 말하는 게 아니다. 단지 물리학적 정보의 잔존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7.결론 — 우리는 정보다


결국 우리는 유전, 환경, 밈, 교육, 기질, 인프라, 에너지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정보의 흐름일 뿐이다. 자유의지란 그저 매우 높은 확률의 착각일 뿐이고, 선택은 이미 정해진 조건들 위에서 자동으로 연산되는 하나의 알고리즘일 수 있다.


이 모든 생각은 패배주의도 아니고 비관주의도 아니다. 오히려 이 세계를, 인간을,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려는 시도다.


그리고 만약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더 이상 누구도 쉽게 비난하거나 자책할 수 없다. 그저,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