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용 (수필가/철학자)



니체는 후기에 들어서면서 외래어, 특히 프랑스어를 선호하는 면모를 보였습니다. 1868년 프로이센에서 군복무를 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조국 독일을 떠났던 철학자, 스위스 바젤에서 교수 생활을 했던 학자, 독일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사상가, 수많은 학자들로부터 노골적으로 비판을 받았던 비운의 철학자, 이런 것들이 철학자 니체를 설명하는 말들입니다.


그래도 니체는 니체입니다. 그는 누가 뭐라 해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철학자입니다. 


니체의 철학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태도는 분명합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기독교의 ‘종교적 해석’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오해의 근원은 자신들의 고집 때문입니다. ‘해석된 세계’ 안에서 선을 그어놓고 그 밖의 것은 모두 부정할 뿐입니다.


철학사적으로 보면, 니체는 외국에서 먼저 알아봐준 특이한 철학자입니다. 최초로 그의 철학을 인정해준 학자는 2년 연상인 게오르크 브란데스였습니다. 그는 덴마크의 코펜하겐 대학 강의실에서 니체를 주제로 강의를 한 최초의 교수였습니다. 니체도 이 소식을 접했고, 그와 서신 교환도 했으며, 그런 이야기를 이 사람을 보라에 언급해 놓기도 했습니다.


물론 니체에 대해 독일에서 전혀 반응이 없었던 것도 아닙니다. 


20살이나 더 많은 음악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니체의 대표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교향곡으로 만들어, 1896년 11월 27일 프랑크푸르트 시립극장에서 스스로 지휘하여 세상에 알렸습니다.


또 선악의 저편을 독일에서 탄생한 가장 위대한 업적이자 작품으로 평가했던 실천하는 철학자, ‘밀림의 초인’ 슈바이처는 1900년 8월 니체에 관한 강연을 준비하다가 그의 사망 소식을 접했고, 그때의 일을 나의 생애와 사상이란 자서전 속에 담아놓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니체는 늘 주목 받았습니다. 


다만 기득권의 시선이 곱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의 철학의 혁명적인 어조는 기득권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나라가 거듭나야 한다!’는 과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합니다.


니체의 철학을 핵폭탄처럼 폭발시킨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등장한 프랑스의 실존주의였습니다. 


국경을 맞댄 적국으로 살아야 했던 프랑스 철학자들은 독일의 철학자 니체를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극복하려 했습니다. 그런 의도로 니체의 한계를 주목했습니다.


실존주의자들이 지적한 니체의 철학적 문제점들에 대해서 조사할 마음은 없습니다. 그런 숙제는 나에게 갈증을 일으키지 못합니다. 다만 그들이 바라본 새로운 길의 모색에 대해서는 궁금했습니다. 그들이 바라본 새로운 수평선과 지평선의 한계를 느껴보고자 한 것은 사실입니다. 


내가 즐겨 읽었던 철학자는 사르트르와 카뮈였습니다. 이들의 언어는 대학생시절부터 나의 내면에 깊이 뿌리를 내렸습니다. 그 언어 속에서 나의 꿈이 자라났습니다.


니체의 초인과 극복의 이념은 후기에 들어서 외래어의 어감이 강한 니힐리즘(허무주의)과 데카당스(퇴폐주의)의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복잡해진 느낌입니다. 하지만 공식을 이해하고 나면 아무리 숫자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도 쉽게 문제가 풀릴 수 있는 것처럼, 니체의 철학에서도 공식을 이해하고 나면 모든 것이 선명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니체, 차라투스트라, 초인, 허무주의자, 디오니소스, 니므롯으로 이어지는 사상의 고리를 인식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니므롯은 바벨탑의 주인공으로서 신에게 도전하고 신을 죽인 살인자로 묘사됩니다. 신이 된 철학자는 이 사람을 보라라는 자서전을 썼습니다. 여기서 사람은 신입니다. 니체가 신입니다. 중간 과정을 다 빼놓고 그냥 처음과 끝을 맞대 놓으면 인식이 부족한 사람들은 늘 놀라기만 합니다. 연결 능력이 결여되어 있어서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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