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게임을 그만두는 이유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경우 난이도가 높아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쌓아온 진행도가 사라질 때이다. 게임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은 오히려 도전 의식을 자극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를 멈추게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누적된 성취가 날아가는 순간은 플레이 의욕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예를 들어, 오픈월드 게임에서 한 시간 동안 퀘스트를 진행한 뒤 단순한 낙사 한 번으로 데이터가 날아가면, 난이도와 무관하게 허무함이 크게 느껴진다. 토탈워 같은 전략 게임에서는 어렵게 이긴 전투가 버그 한 번으로 초기화되면 다시 같은 싸움을 반복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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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턴은 게임뿐 아니라 인간의 삶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사람은 앞으로의 어려움 때문에 무너지는 경우보다, 지금까지 쌓아온 것이 무너졌다고 느낄 때 훨씬 심각한 무력감에 빠진다. 업무 성과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상황, 오랜 관계가 한 사건으로 무너질 때, 몇 년간 준비한 시험이나 커리어가 한 번의 변동으로 허무하게 끝날 때 경험하는 감정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미래의 고난 때문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노력과 시간이 무가치해졌다는 감각에서 비롯된다. 인간에게 어려움은 견딜 만한 것이지만, 허무함은 견디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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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젊었을 때 분수 이상의 복을 누리는 것이 정말 행복에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너무 이른 시기에 큰 성취나 호사를 누리면, 이후의 삶에서 내려가는 경험을 더 크게 느끼게 된다. 일찍 높은 위치에 오르거나 큰 부를 맛본 사람은 이후에 잃을 것이 많아지고, 작은 손실에도 ‘과거의 자신과의 비교’ 때문에 훨씬 더 큰 박탈감을 느낀다. 반면 천천히 쌓아올린 사람은 손실이 생겨도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고, 삶이 롤백되어도 다시 시작할 여유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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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람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은 난이도 상승이 아니라 지금까지 쌓은 가치가 무너지는 경험, 즉 손실과 허무함이다. 그리고 지나치게 빠른 복은 그만큼 큰 손실의 가능성을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행복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어려워서 접는경우도 많다. 이것보다 더 큰 방식의 접근은 ”인간이 재기의 희망을 볼수 있는가?“인것같다. 스스로의 신뢰 하락, 희망의 상실, 용기의 부재. 이것이 포기 선택의 본질이라고 본다.
핵심은 주체성인것 같다. 행복한 이유, 지금의 이상적인 삶을 스스로얻지 못했다면 추락속에 혼란에 빠지고, 스스로가 얻어낸 이상 속의 삶이라면 오히려 오래 행복했을수록 위 세 요소가 하락에도 버텨내는 동력이 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