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게임에 비유하면,

우리는 각자에게 주어진 캐릭터에 깃들어서,

인생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이머와 같음.


인생게임은 자유롭게 플레이하면 그만이지만,

모든 게이머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은 있음.

그건 자신의 인생게임을 멋지게 느끼는 것임.


대부분의 고민, 갈등, 문제들은

결국 내 인생게임을 멋지게 느끼지 못하는 문제고,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 생각, 감정의 바탕에는

내 인생게임을 멋지게 느끼려는 의도가 깔려 있음.


이것을 게이머의 고유한 욕구, '멋짐'욕구라고 부르겠음.



문제는 누구나 이런 멋짐 욕구를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멋진게 뭔지 그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임.


그래서 보통은 자신이 깃든 캐릭터가 원하는게 뭔지 지켜보고,

그것을 인생게임이 얼마나 멋진지 평가하는 기준으로 세움.

내 캐릭터도, 남들의 캐릭터도, 그 기준으로 평가하는 식.



그럼 캐릭터가 원하는 것은 뭘까?


캐릭터는 그 자체로도 이미 하나의 생명체임.

캐릭터의 목적은 이 세상과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

타고 난 기질과 경험에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세상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나름의 삶의 패턴을 만들어감.


이때 캐릭터는 3가지에 주로 초점을 맞추는데,

이것이 캐릭터의 3대 욕구임.


What 욕구 - 즉각적인 생존과의 관계임. 먹고 자고 안전하고 뭐 그런 것들. "나는 안전한가"

How 욕구 - 구체적인 대상과의 관계임. 사람이든 활동이든. "나는 잘 할 수 있는가"

Why 욕구 - 추상적인 대상과의 관계임. 사회적 지위나 평판 등 "나는 가치 있는가"


이것들이 잘되면 기쁘고, 안되면 고통스러우니까,

안전하다. 잘한다. 가치있다. 뭐 이런걸 느낄만한 방법을 찾는 식임.



게이머가 원하는 건 인생게임을 멋지게 느끼는 거고,

캐릭터가 원하는 건 안전감, 유능감, 가치감이니까,

게이머는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원하는 걸 극대화시키려고 함.


더 많은 물질적인 것을 갖고, 더 많은 인정과 사랑을 받고,

더 높고 튼튼한 지위를 얻으려는 방향으로 플레이하는 식.



그런데 이게 참 난감한 구석이 있음.

캐릭터가 원하는 것들을 보면, 타고 난 것의 영향이 강함.


돈, 외모, 지능, 감각, 뭐 이런 것들이 중요한데,

이건 게이머가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보다는,

어떤 캐릭터가 주어졌는지로 대부분 결정됨.


특히나 나이가 어릴 수록,

게이머가 개입해서 바꿔볼 여지가 적으니까,

더욱 더 타고 난 캐릭터로 멋짐이 결정되는 식임.


잘 난 캐릭터를 타고 난 게이머들은,

신나서 여기저기 우월감을 뽐내겠지만,

못 난 캐릭터를 타고 난 게이머들은,

노잼 인생게임에 도무지 흥미가 안생김.



더 큰 문제는 게이머가 용기내서

뭐가 됐건 뭐라도 해보자고 다짐해도,

캐릭터는 시키는대로 따르는 존재가 아니라는 거임.


캐릭터는 5살배기 꼬맹이라고 보면 됨.

게이머의 의지 어쩌고 하면서 큰 맘 먹고 접근해봐야

캐릭터는 살포시 드러누워서 발작하며 앙앙 울어댈 뿐임.


캐릭터가 세상과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하는게 목적이라면,

사실상 게이머는 캐릭터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메인인 셈.




그럼 이 인생게임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


인생게임을 멋지게 느끼기 위한 전략은 다양하지만, 크게 보면 2가지로 나뉨.

하나는 내 캐릭터를 멋지게 느끼는 것, 다른 하나는 내 플레이를 멋지게 느끼는 것.



우선 첫번째 전략을 살펴보겠음.


캐릭터가 원하는 것을 극대화시켜서 내 캐릭터를 멋지게 느끼는 방법은,

초보 게이머들이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전략인 것은 맞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애초에 게이머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님.


남들의 기준으로 남들보다 우월해져서 남들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자는 식인데,

결국에 그 멋짐은 남들의 평가와 반응으로 결정되는 것이라서,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인생 x같네 하는 엔딩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음.



두번째 전략은 고수들이 주로 씀.


첫번째 전략이 세상이 인정하는 멋진 기준에 자신의 캐릭터를 끼워맞추는 거라면,

두번째 전략은 내 캐릭터를 기준으로 할 수 있는 멋진 경험을 찾아내는 식임.


이 전략은 기본적으로 난이도가 높음.

첫번째 전략은 캐릭터에 과몰입해 게이머와 캐릭터를 구분하지 못해도 괜찮지만,

두번째 전략은 게이머와 캐릭터를 구분하고 캐릭터를 살펴볼 감각이 필요하기 때문임.


못났든 잘났든 내 캐릭터가 어떤지 이해하고, 이 캐릭터를 둘러 싼 세상이 어떤지 이해하고,

이런 캐릭터로 이런 상황에만 할 수 있는 고유한 멋진 경험을 찾아 플레이 하는 식임.



비록 어려운 플레이지만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게이머는 자신의 플레이를 멋지게 느낄 수 있고,


그럼 캐릭터의 외부평가와는 별개로

인생게임을 멋지게 느낄 수 있는 수단이 생기게 됨.


멋짐을 자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외부에 덜 의존하게 되고,

좀 더 편안한 입장에서 외부 대상 자체에 관심을 갖기도 쉬워짐.



이 두 가지 전략은 서로 반대가 아니라, 멋짐 평가 기준이 다를 뿐임.

다만 전자는 내가 통제할 수 없고, 후자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서,

인생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멋진 캐릭터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게이머 자신의 멋진 플레이에 초점을 맞춰보는 편이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