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종교, 특정 사상들의 공통점이 어떤 '이름(용어)'을 만들어서 어떤 실존에 이름을 부여하고, 자신에 의해 이름 붙여진 요소들로 '체계'를 만들어서 세상을 설명함.


그 체계가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을수록, 즉 내적 정합성을 갖추고 있을 수록, 그 체계는 사람들에 의해 열광받고 심지어 숭배받게 됨. 사실 사이비종교, 사상들 뿐만 아니라 온갖 학문, 정상적인 종교도 다 마찬가지인듯.


근데 사실 그것 자체는 사실 자연에 실제로 존재하는 거대한 현상 또는 시스템의 '일부분'을 인간이 인간의 관점에서 갖다붙인 '이름' 들의 집합체이자, 잘 짜여진 체계적 "구조물"일 뿐임. 즉, 인간의 관점에 의해 탄생했기에, 인간의 오감과 이성이란 한계 안에서만 존재하는 부분적이고 대리적으로 본딴 모방품일 뿐이지, 그것 자체가 본질과 동일한 것이 아님.


만약 인간이 만든 특정 '체계'로 자연이 설명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체계'의 절대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거지.


그 체계는 자연에 존재하는 실존에 대해 인간이 바라보고 인지하는 잠정적인 가설적 한계로서 존재할 때 비로소 참된 기능을 할 수 있음. 뭔말이냐면, 사람이 이 체계를 사용하려면, 그 목적과 한계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임.


근데 문제는 이 체계가 인간들에게 불가사의한 존재, 미지의 존재로써 다가갈 때 발생함. 체계를 만든 사람들은 자연을 지각하고 분별하는 과정에서, 자연에 대한 설명으로서 체계를 직접 만든 사람이기에 체계가 자연을 대체하는 일이 없음.


그런데 세대가 바뀌고, 위의 체계로 인한 문명의 발전과 혜택을 얻은 사람들에게는 이 거대한 문명을 이룬 체계가 '그 자체로서' 굉장히 절대적이고 권능을 갖춘 존재로 인식되게 됨. 즉 이 체계 자체를 실존으로 바라보고 이 체계를 본질로 생각함. '자연'의 자리에 '체계'가 올라와 대체헤버린 것임. 자연에 대한 사유, 지각, 분별이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심지어 그 이전부터 있었던 이 거대한 체계가 없으면 자연을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이 태어나고 사회에 많아지기 시작함.

비유하자면 벽 뒤에 나무가 있다는 것을 나무의 그림자를 보고, 그리고 빛이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것인데, 어느 새인가 그 나무 자체를 보는 방법도 경험도 하지 못한 채 그림자 자체를 본질인줄 알게 되는 사람들이 사회에 가득해진다는 의미임.


결국 상술한 측면의 원형성에서 비교해 볼 때,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인간들이 만들어낸 정치, 철학 등의 담론들이

(그것이 사회과학 혹은 심지어 자연철학일지라도)

사실상 종교와 기능적으로 비슷한 측면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듦.


그래서 특정 담론을 설계해나가는 작업이

비교적 가치 중립적 영역을 

주요 거점 부근으로 삼아 진행된다면, 

세계의 해상도를 높이는 순기능은 있겠으나

잠재적 위험성에 있어서 유의할 여지가 있어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