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기에 특이한 한국의 관용어구는 다음과 같다.
"남들이 다 부러워할만한 XX"
"남부럽지 않게"
"남들 보기 부끄럽지 않게"
"남에게 뒤처지지 않게"
이런 표현들은 모두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를 전제로 자신의 행동이나 성취를 판단하는 특징이 있다.
흥미로운 점은,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을 해서 의미를 전달할 수는 있어도, 영어·일본어·중국어 등에서 이 표현들이 일상적으로 쓰이는 idiom이나 collocation으로 굳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부럽지 않게 살다" → 영어로는 “to live without making themselves envious” 정도지만, 영어권에서는 전혀 일상적으로 쓰이는 표현이 아니다.
"남들 보기 부끄럽지 않게" → “so as not to be ashamed in front of others” 정도로 번역 가능하지만, 관용어처럼 자연스럽게 쓰이지 않는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타인 의식이 일상 언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고, 이런 관용어구들은 그 특성을 잘 보여준다. 집, 결혼, 학업, 직장 등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타인의 평가와 비교를 전제로 한 행동 기준이 표현으로 굳어져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