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5살 6살쯤 되던 어린 시절에

친척 어르신들이 저에게 용돈을 쥐어 주면 

저희 부모님이 꼭 하시는 이야기가 있읍니다


"감사하다고 말씀 드려야지" 혹은 "고맙습니다 해야지" 




...




저는 어린 마음에 사실 뭐가 고마운지도 모르지만 

부모님이 하라고 하니까 돈을 넙쭉 받으면서 

"감사합니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간이 흘러서 나이가 들고 제가 조카를 어쩌다가 보게 되면

좋은 것과 맛잇는 것을 사주고 싶어도 

그 부모가 나보다는 훨씬 더 잘 알고 더 잘 해 줄 것이고



내가 그 아이에게 당장 해줄 수 있는 거라곤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 "부모님 말 씀 잘 들어야 한다" 같은 피상적 대화 몇 마디와

그저 용돈 밖에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상대 부모님은 자기 아이를 향한 나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돈의 액수를 떠나서 

아이에게 


"고맙습니다 해야지"


라고 말하는 것인데요


그럼 그 아이는 또 저처럼 

뭐가 나한테 고마운건지도 모르고

부모님이 하라고 하니까 돈을 받고 감사합니다 하고 마는 그런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해 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어린 아이는 무엇이 고마운 것인지 잘 모르고

나에게 돈을 주니까 그게 고맙다고는 생각해도 그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 할 수 없는 것임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살인과 강간이 내 양심에 따라 올바르다라고 말하고

나에게 이익이면 선, 손해면 악이라는 생각을 진심으로 믿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임니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교육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였고

교육을 받았다 하더라도 언제나 배운 것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스스로를 닦는 수양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임니다



남이 이러이러한 것이 선이고 이러이러한 것이 악이다 라고 하는 것이 

나에게 진정으로 선이고 악일리가 없읍니다


그것은 마치 용돈을 받는 어린아이와 같은 것이라서 남들이 다 그렇다고 하니까 나도 그냥 흉내만 내서 따라하는 것이겠죠



그러므로 결국 자기 자신에게 물어야 하고

자기 자신에게 묻기 위해서는

그 본인이 항상 도와 덕을 실천하고 인을 실현해야 한다는

그 동양철학에 맨날 나오는 겁나 뻔하고 그렇고 그런 내용임니다




그러나 도와 덕을 처음 배우는 사람은 도와 덕이라는 것이 바로 와 닿지 않기 때문에

결국 처음에는 행동과 실천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 군자란 분명히 보고, 똑똑히 듣고, 진정하게 말하며, 의심나는 것은 묻고, 이익 앞에서는 의로움을 생각하여 사리분별력을 키워야 한다 ]


[ 군자는 먹는 것에 배부름을 구하지 않고, 거처하는 데에 편안함을 구하지 않으며,

일은 민첩하게 하고 말은 신중하게 하며, 도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자신을 바르게 한다면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할 것이다. ] 



이런 뜬구름 잡는 내용들을 매일매일 실천하다 보면 

결국 자신만의 가치관과 양심이 세워지게 되고


그런 가치관 안에서는 절대로  [ 나에게만 좋으면 선이다 ] 같은 내용은 끼어들 자리가 없는 것이겠죠


마찬가지로 온갖 악행을 저지르면서 나에게는 그것이 선이니까 행했다 같은 말도 

그런 말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것임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자기 합리화 던지 아니면 아직 배우지 못한 인간

그러니까 소인이던지 어리석은 사람이던지 한다는 것임니다




내가 어리석게 살든 지혜롭게 살든 그건 자기 자유지만

지혜로운 길을 찾아서 가고 싶고 또 그 방법을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와 주고 싶은 마음에 내려온 글이나 시구 같은 것이 오늘날의 논어니 대학이나 뭐 이런 것입니다








7cee9e31e0d0288650bbd58b36827568c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