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왜 철학을 하는가?

나부터 솔직히 말하자면,

어릴 적에 아버지가 나에게 철학적 질문으로 괴롭히는 (아버지 입장에선 놀아주는) 것이 첫 만남이었지만 결국
멋있어서, 속된 말로 '있어보여서' 가 제대로 된 시작이였고,
그걸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가 무의식에 안착을 해버렸고
이제는 그저 배부른 것에 만족하는 개, 돼지가 되기 싫어서 계속하고 있다.

철학은 언뜻 복잡한 생각을 언어로 명명하고. 정리하는 행위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반대다.

언어로서 생각을 정의했다고 해서 그것은 진리로 굳어지지 않아야 하며,
철학자들은 어느 순간 그것을 깨부수어 다시금 새로운 의미를 찾아야 한다.

정신적 자해에 가까운 행위라고 축약할 수 있겠다.

후회할 때도 있지

어렸을 때 중2병 걸려서 니체와 칸트를 옆구리에 끼고 다니지 않았다면?
그것을 그저 멋으로만 들고 다니며, 펼쳐서 읽어보지 않았다면?
내가 그것들을 곱씹어서 생각해보고 마음 속으로 '오 시발 이거 괜찮은데?' 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 머리아픈 짓을 안하고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이 짓을 이제 멈출 수도 없다.
이 행위를 멈추면 내 자신이 범부가 되어 가는 것이 느껴진다.
감정에 휘둘리고, 자극적인 기사에 마음이 동하며, 생각없이 섹스만을 위해 저녁과 주말을 낭비하는 사람이 될 것만 같다.


지적 허영심으로 시작해서 강박으로 변해버린 것이 나의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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