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은 아니고

오늘도 교만한 개소리 들어가보겠습니다.



1. 즉흥성을 추구했는데,

만족할 만한 말을 뽑아낼 내공은

한참 부족했다.


뭐, 그렇다고...

'즉흥적으로 말 뱉는 건 접자...' 라는 건 아니고,

때로는 추구하되,

되지 않는 부분은 능력 부족으로 인정하는 수밖에 뭐..




2. 교만이 악영향을 미쳤다.


상대 말을 들을 가치 없는 헛소리라 여겨,

꿰뚫어 보지 못했다.


헛소리를 대충 듣는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싸움을 하려거든 정확히 들어야 한다.


상대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


뱉어진 내 말에,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게 되니까.




3. 전체적인 방향은 엇나가지 않았다만...

타격의 정밀성이 부족했다.


상대가 어느 지점에 붙들려 있는지를 제대로 읽어냈다면,


보다 조율된 어휘 사용으로,

의미의 날카로움은 크게 살아났을 것이다.


내 말이 미끄러지는 느낌의 정체는

나 역시 핵심을 붙들지 못한 채 더듬고 있었단 것...


예컨대,


원본 : [구조와 형식에 관한 얘기를
논제라는 말로 자꾸 환원하시네.]
->
조율 : [구조와 형식 층위의 논의를

구체적 내용 차원의 논제 틀에 환원하시네]

원본 : [실시간으로 꺼내들어지는 지점들에 대화를 안 하고,
"이런 프레임으로 시작했음~" 고정을 하시네.]

->
조율 : [대화 과정에 형성되는 논점들에 집중하지 않고,

"이런 프레임으로 시작했음~" 형식만 고정하시네.]



거창한 덧붙임이 아니라,

작은 단어 선택 차이만으로도

비판의 맥락이 충분히 선명해질 수가 있었는데,


그 순간엔 나도 그 큰 맥락으로 명료한 연결을 놓지 못한 채,

받아치고 싶은 마음만 앞서,

직관만으로 말을 얼른 뽑아낸 듯하다.


대화가 끝나고 찬찬히 다시 읽고서야

그 말이 튀어나왔던 이유가 보였다.


상대를 흐리게 보면

내 말도 함께 흐려진다.



4. 내 말들의 심층 방향은

"당신의 지금 글이 바로, 이해 없는 나열의 전형이다. ㅋ"라는 지적인데.


이를 단정하는 방식으론 순환논리에 빠지게 되니

우회하는 구도를 택했다.


근데 자신의 흐름만 의식하느라,


왜 서로가 이해의 평행선을 달리는지 몰랐다.

즉, 상대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키배를 벌여놓고서야,

상대의 인지 구조와 사유 형식을 짚어보고

그 원인을 깨달았다.


웃기게도....

야앙 본인이 과몰입하며 분석한 바로 그

'이해 성립의 메커니즘'으로 

상대의 실패를 설명할 수 있었음에도, ....

그걸 적용하지 못했다는 것.


지가 구조를 말해놓고

정작 그 구조를 다 사용하지 못한 셈.


자기도 말만 흩어버리는 뻘한 실수.


비난글이 처음 짚었던 그 구조의 맥락에서

상대가 제기한 "논제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어야 했다.

그래야 대화가 깔끔했을 것이다.



5. 애초에 야앙도 철학적 논쟁 경험 따위는 없기에,

'논제', '논점' 따위의 중요성부터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개념의 부재가

사유의 구멍으로 이어진 듯.


상대가 꺼내든 바로 그 '논제의 문제'를

정면에서 받아 다루어 깨는 과정이 실제로는 필요했다.


막바지엔

논제의 문제에 제법 정확한 비판을 가했지만,


그 대화가 열어줬던 가능한 깊이보다는

한참 못 미쳤던 것이다.



논제와 논점에 관한 문제가,

키배 발생 전체 맥락의 핵심까지 맞닿아있는데도,

그걸 파악하지 못한 채 어설프게 건드린 셈.


내 비판 구도에서 가장 깊이 찔러 들어갔어야 할 요소가 바로

'논제의 형식성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흐물한 망치로

"오.. 이 말쯤이면 꽤 맞지 않나?"

얄팍하게 두들겨 본 듯.



그럴 게 아니고,


표층에서만 이해를 성립시킨 형식성을

논제 문제에 엮어 정확히 비판하고,


또, 생성되는 논점이란 무엇인가를 짚었어야.




6. 애초에

논쟁을 하면서도,

논점들을 제대로 의식하지 못했다.


다시 보니 수많은 논점들이 떠올라 있었는데,

논점을 파악한다는 발상 자체가 야앙에게도 없었다.


서로 논점 파악을 못하니

대화도 맥없이 흐려졌다.


돌아보니 그건

꽤나 근본적인 결여.




7. 별거 아니지만,


"유교 성리학 양반이신가"

라는 비꼼도

불필요한 오해들만 낳는듯.


한 번 더 생각했다면

다른 말로 비꼬았을 것.




8. 훨씬 더 정확한,

근본적인 통찰들이

키배가 끝나고서야 떠오르는데,

(이 글에 적진 않았다.)

뭐 원래 그런 것인가....


"말의 성립" 등의 심층 문제까지도 명료히 의식했다면

키배 도중 훨씬 좋은 찌르기가 나왔을 듯.


무의식적으로만 연관성을 읽고 방향을 더듬은 듯.




9. "싸움이 오면 어떻게 응해야 하는 것인가"

라는 개인 철학에 의식이 분산돼서


논리적으로는 파고들지 못한 듯.


또,

"자기객관화", "남의 눈에는.." 따위의

논쟁 가치가 없는 말에 대해서는

굳이 말꼬리 잡지 않았는데,


돌이켜보니,

그럼 무슨 재미인가 싶다.

다음에는 좀더 물고 헐뜯는 싸움을 해볼까 싶다.




10. 의도를 읽는 능력이 한참 부족했다.


의도를 읽고, 맞춤형 비틀기로 물어뜯었어야 했는데, 

상대를 못 보니, 혼자만의 리듬으로 나대는 꼴이 된 듯.


위에서 말했듯이,

상대 사유의 형식부터 똑바로 짚었어야,

상대의 오해가 걸리는 지점, 이해가 막히는 지점 등을

투명한 구조로 읽었을 것이다.


야앙 역시,

상대 말의 내용만 보고는 틀려먹었다 판결하고서,

그 지점에선, 스스로 비판한 '이해 없는 나열'을 행한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