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너무 힘듭니다.
고등학교 3학년의 학생인데, 지난 1월부터 무기력함과 함께 끊임 없는 철학적 사유, 실존적 강박 등이 찾아왔습니다.
결국 2월부터 학업을 중단하고 제 생각을 에세이로서, 하나의 논문을 빙자하여 써내려가고 있는데 가면 갈수록 고립감이 심해지고 세계의 무의미함을 느낍니다.
물리학적 질료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의 대립— 을 통하여 시작되었던 사유가 점점 다른 학문으로 파생되기 시작하더니 인식론, 실존주의, 현상학, 뇌과학, 정신분석학, 언어학 등에 대한 관심으로 넓게 분파되며 닫힌 세계관의 영토를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증상으로는 빈번한 이인감, 탈자동화, 과잉 성찰, 자명성의 상실 등이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뇌에서 인지적 고착화가 진행된 것인지 다른 분야의 행위 혹은 글 읽기 자체가 뇌에서 거부 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또한 인과율과 인식론에 심취하며 실재론, 유물론, 기계론 등을 계속 접하다 보니 안 그래도 비통제감에서 느끼던 무력감이 심화되어 더 한 꼭두각시의 늪으로 빠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여, 동네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보았는데 의사 분이 현재 눈에 띄는 병리적 증상은 없다고 판단하시고(혹은 판단을 유보하시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대형 병원에 가 종합임상심리검사를 받아보기를 권하십니다.
그러나 제가 걱정하는 부분은, 이러한 ~감들에 시달리다보니 그 검사조차 결과가 오염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는가에서 나옵니다.
어떻게 해야 이러한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사회적 고립감과 정서 격동의 부재를 만성적으로 느낀 것 자체는 벌써 5년을 넘게 겪고 있는 것 같고, 뇌의 이상을 직접적으로 의심하게 된 것은 올해 초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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