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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란 무엇일까?
낭만적인 인간이 되는 것일까?


스스로의 향수를 부추기며
전장에서의 죽음을 꿈꾸는 것?


가혹한 궁핍에 육체를 내맡기고
순교라는 저주를 얻으며
눈먼 열정 속에서 이 세상을 떠나는 것?


모든 걸 집어삼키는 연인의 품 안에서
어리석게 슐라펜 베르크(잠의 산)에서 뛰어내리며


피아노 위에서, 예기치 않으나 피할 수 없는 병으로 죽어가는 것?
왼손에는 여전히 먹물이 뚝뚝 떨어지는 깃펜을 쥔 채로
악보 위에 불안정한 감정들을 그려내며
왜곡된 렌즈를 통해
인간이라는 방대한 목록의 아주 작은 파편만을 겨냥한 채로


혹은, 우리 동시대인들의 경우처럼
오랫동안 과하게 착취되어 온 선과 악의 이원성을 묘사하는 것일까?


마치 그 선택이 풀기 힘든 딜레마라도 되는 것처럼
3세기 전에 이미 죽어버린 신을 공격하면서
빚을 내서 산 카메라를 마주 보고 서서
난해한 델포이의 신탁들을 은연중에 암시하며
자기 자신을 둘러싼, 존재하지도 않는 미스터리를 만들어내는 것?



여자란 무엇일까?
해변에서 슬퍼하는 것?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미화하는 기나긴 독백?
권태롭게 담배를 피워대며
차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는 연극을 벌이는 것?



어쩌면 27살에 모든 것을 끝내버리는 것일지도
순진한 10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그들이 고통이란 깊이 있는 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들면서


분명, 무언가 다른 주제들이 있을 텐데



몸과 마음을 모두 만족시키면서도
천재성과 위대함을 갈구할 수 있는
포레와 바흐의 음악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


그리스인들, 밀,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위대한 괴테에게 귀 기울여 보는 건.
그들은 모두 치열하게 노력했던 빛나는 천재들이었지
… 그럼에도, 그들을 인간의 보편적 사안들 위에 올려둘 수는 없어


왜냐하면, 그것에 관해서라면 누구도 보거나 듣지 못했으니까
그것들은 단지 사진처럼 흥미롭게 남아있을 뿐이야
수많은 인간의 특성 중 일부를 보여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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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El8eL8oRTB4?si=66jbs3Ys-qnjxhZ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