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분명히 존재하는 것임.

완벽한 자기 입법의 실현, 즉 신의 권능에 도달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더라도, 표상으로서의 자기 입법 능력 자체는 실재함.(그것이 국소적이고, 그 의도가 인지 가능한 자아의 영역 바깥에 있을지언정)

그러나 맹점은 개념 그 자체와 실존 간의 괴리에 있음.

자율과 타율은 개념상 대응/배타적이지만 실존적으로는 타율 안에 자율이 종속되어 있음.

논리학적으로는 말도 안되는 모순이지만, 인과율을 거스르며 발생하는 자기 입법이 불가능하다는 실제 세계의 공리를 고려하면 실존적으로, 존재론적으로 허용이 되는 논리라는 것임.

난 이타심과 이기심 또한 비슷하다 생각함.

둘은 개념상 대응/배타 관계이며, 아래 글(https://m.dcinside.com/board/philosophy/597281)의 말마따나 이타심은 이기심으로 변환될 수 있지만, 이기심이 이타심으로 변환될 수 없음.

나는 그 이유에 이타심이 이기심 안에 종속된 것이라는 구조적 사실에 있다고 봄.

생명체라는 틀 안에서 이기심이란 DNA 차원에서 수십억년에 거쳐 전이되어 온 필연적인 현상이며, 그것으로부터 온전히 도피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 사실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

그렇기에 이분법적으로 나눈, 독립적 실재로서의 이타심/이기심이란 실제 세계에서는 존재할 수도 없고, 그것에 대한 논의 또한 무의미하다 생각함.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판단/행동이 이기심에서 기인하였다고 말하는 것도 비약임. (예컨대 인간이라는 종 자체는 동물 범주 안에 들어가지만, 인간의 모든 행위가 종적 상위 집합에 일대일대응되는 것은 불가능한 것과도 같은 이치)

그래서, 결론적으로 인간의 삶, 더 나아가 전체 세계를 설명함에 있어서 범주적 구분(구조적이든 이분법적이든)은 필수불가결하며, 보편적 필연성에 의해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진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일반화하여 논의하는 것 자체가 구조적이고 복잡계적인 세계를 단순화시켜 심적 위안을 취하고자 하는 것에 불과한, 즉 객관적 실재에 해당하는 진리와 멀어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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