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뒷담이란 남 모르게 남을 욕하는 말과 행위를 말한다. 이 글에서는 뒷담의 조건을 밝혀서 뒷담의 범위를 명시하고, 뒷담을 까지 않아야하는 이유와 뒷담을 까지 않는 것이 어떤 면에서 성숙함을 요구하는지 논하고, 뒷담을 까지 않으려는 사람한테 간단한 팁을 줄 것이다.

2. 어디까지가 뒷담인 것인가?

조건 1. 뒷담은 내가 아는 사람을 욕하는 행위기에 그 욕하는 사람을 상대방이 아는지 모르는 지는 상관이 없다.

인터넷에다 뒷담하는 경우는 물론 이런 경우에도 뒷담이다. 어떤 예시를 들 때, 예를 들어 회피형은 이런 특징이 있다라고 할 때, 우리는 특정 사람의 예시를 들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상대가 "회피형 특징이 이러이러한 것이더라~"라고 했을 때, 내가 "맞아맞아 회피형은 이러이러한 행동을 하더라~"라고 했다고 해보자. 그러나 나는 사실 회피형을 A라는 한 사람밖에 경험을 안 했고, A 사람의 잠수타는 특징을 회피형의 특징이라고 한 것이다. 회피형의 일반적인 행위(ex) 잠수를 자주 탄다)를 말하는 경우는 뒷담이 아니지만, 회피형의 특징이라면서 특정 사람의 행위를 뒷담까는건 뒷담이다.

그러나 욕하는 사람이 내가 그 사람과 아는 사람이 아닌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익명으로 만나 이야기하는 온라인 관계에서 변태 짓을 한 상대를 남한테 까거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쓴 글에 문제가 있을 때 그 글을 기반으로 작성자를 까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 경우에는 뒷담화라기보단 험담으로 봐야할 것이다. 사회적인 관계망이 애초에 없기 때문이다.

조건 2. 의견이 아니라 사실만 전달하는 것도 뒷담이다.

1. 사실을 전달하는 것자체가 그 사람을 욕먹게하려는 의도가 없을 수 없고
2. 사실을 전하는 거랑 욕하는 것이 구별되는 것도 아니다.
사실 -> 누군가가 남을 숨어서 비난했다.
의견 -> 그 사람은 찌질하다.
모든 경우가 그런건 아니지만, 뒷담은 사실 속에 의견이 사실상 함의되는 것이다. 찌질하다는 정의에 부합하는 사실을 말한 것은 의견을 말한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조건 3. 잘못을 말하는 것도 뒷담이다. 단, 강력범죄가 아닌 선에서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그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이 옷을 후줄근하게 입는 것같이 어리숙한 짓을 했을 때, 그 사람을 찐따같다고 뒷담까는건 누구나 뒷담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회성 부족한 사람이 남들한테 피해를 끼쳤을 때부터 사람들이 많이 헷갈려하지만, 이 부분도 뒷담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면 상대방의 잘못을 뒷담까는 것은, 쉽게 말해 내 문제에 다른 사람을 개입시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비난을 해도 내가 비난하고 용서를 받아도 내가 용서를 받아야 하는 것이 맞다. 우리는 대부분 사람 많은 곳에 다른 사람을 저격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에 공감한다. 왜냐하면 잘못한 사람을 한 사람이 비난받는 것이 아니라 단체에 낙인을 찍어 공격하는 것은, 잘못한 것 그 이상에 대가를 강요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뒷담도 파급력만 다를뿐 자기문제에 남을 개입시키는 것은 똑같다. 그렇다고 잘못한 친구를 익명으로 두고 인터넷에다 글 올려도 된다는게 아니다. 그 게시물이 파급력이 커져 많은 사람한테 알려지면, 그 사람이 특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남의 잘못이라도 남한테 말하는 것은 허용돼서는 안 되지만 예외가 있다. 바로 그 사람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다. 이 경우 다른 사람들한테도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 뒷담은 허용될 수 있다. 그 사람이 사기나 살인, 강간을 벌인 사람이면, 범죄의 재발 방지라는 대의가 있기에 뒷담을 까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철학적으로는 이 강력범죄와 도덕적으로 잘못한 선이 무척이나 모호하지만 현실적으로 일상에서 그 둘이 충돌하는 경우는 얼마 없을 것이다.

조건 4. 뒷담을 까는 의도가 남을 까려는 의도가 아닌 경우는 뒷담이 허용된다.

뒷담을 까는 의도가 남을 까려는 의도가 아니면 그 사람이 도덕적인 잘못을 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냐는 반론을 할 수도 있다. 뒷담을 남을 까려는 것이 아닌, 감정적 상처를 위로받고 싶은 의도로 깠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 둘은 엄연히 구별될 수 없다. 사람은 뒷담까면서 공감과 위로받는 것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내가 그 사람보다 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 우월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사 감정적으로 위로받으려는 의도여도 어쨌든 내 이기심에 남을 헐뜯어서 남한테 더 피해를 끼치는 것은 다름이 없다.

다만 예외로 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가족이나 친구가 연인을 사귈려하는데, 그 연인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그 사람이 잘못한 것을 말하는 경우다. 내 소중한 가족이나 친구가 어떤 여자가 마음에 든다고하는데 내가 보기에 그 여자는 강력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인성에 하자가 많다. 이 경우에는 "그 여자 이러이러한 사람이니 사귀지 마라"라고 하는건 허용될 수 있다고 본다. 목적이 우월감 충족이 아니기에 충고, 조언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도덕적으로 충분히 허용될 수 있다.

조건 5. 가족이나 연인한테 뒷담을 까는 것도 뒷담이다.

일반적으로 가족이나 연인은 서로가 있었던 일들을 모두 공유하는 관계라고 생각되지만, 상대가 도덕적인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도움이 필요한 것도 아닌 경우에는 자기가 피해받은건 자기 선에서 처리하는게 어른이다.

3. 뒷담을 까지 않으면 좋은 이유

첫째로 뒷담은 그 자체로 이중잣대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뒷담, 험담을 까는 깊은 심리기저는 "나는 너보다 이러한 점에서 낫다"는 우월감, 과시욕이다. 그러나 살면서 죄를 한 번도 저질르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누군가가 나한테 잘못을 했다 쳐도, 그 잘못은 대부분 살면서 자기가 한 가장 큰 잘못보다 크진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뒷담을 깐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중잣대를 가지는 행위지만, "나는 그딴 거 모르겠고 저 사람 까는게 재밌으니 지금 당장 내 공격욕을 충족시킬래"라고 나오는 것이다. 그렇기에 뒷담까는 사람의 수준은 애당초 그 잘못한 사람을 깔 수 있을 정도로 높지 않다.

둘째로 사람들은 뒷담을 까면서 맥락을 왜곡하고 메타인지가 안 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1. 나 자신의 잘못이나 불리한 점은 축약하지 않는지
2. 상대방의 입장 따위는 모르겠고 까는게 즐거워서 맥락을 일부로 신경 안 쓴건 아닌지

사람들은 원래 뒷담, 험담할 때 메타인지가 되지 않는다. 정말 대표적인 예시가 디씨 악플러 멸시 문화다. 사람들은 디씨의 일부 사람들이 악플을 다는 것을 자기 지배 욕구를 충족시키는 행위라며 멸시하지만, 재밌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습적으로 남 뒷담, 험담을 까는 것이다. 사람들이 디씨 악플러와 다른 점은 디씨 악플러들은 사회적 소통 장이 사회가 아니라 디씨밖에 없었을 뿐이다. 또한 악플이나 뒷담이나 다른 사람한테 전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고 둘 다 상처를 준다. 그렇기에 뒷담, 험담까는 사람은 디씨 악플러를 욕할 자격이 없지만, 사람들은 자기가 그런 사람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것마냥 생각하는 것이다. 허나 그런 사람들도 학급이나 학과에서 누가 이상한 행동을 하면, 뒷담깔 생각에 싱글벙글하는 것은 똑같다.

이 예시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필자 포함 모든 사람은 뒷담, 험담까면서 스스로에 대한 메타인지가 아애 안 된다는 것이다. 뒷담, 험담은 그렇기에 위선적이고 싶지 않다면 아애 안 하는게 답이다. 내가 그 사람을 정말로 존중한다면 "쟤가 나한테 왜 그랬지?"부터 생각하는게 맞다. 그렇기에 뒷담을 깐다는 것은, 그 사람의 배경을 이해하고 나 역시 그럴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일부로 의식하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뒷담을 안 까는 게 좋은 세번째 이유는 뒷담까는 친구는 남한테도 그대의 뒷담을 깐다는 것이다. 사실 이건 양반이고, B가 A한테 C 뒷담을 깠는데 A가 거기에 동조에 C 뒷담을 까자, 그걸 C한테 A가 뒷담 깠다고 이르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사실 B가 A보다 C랑 더 친한데 C한테 짜증나는 일이 있어서 C를 뒷담까다가 막상 A가 C 욕하니까 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무튼 이 부분은 경험적으로 충분히 입증됐기에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나는 여기서 더 나아가보고자 한다. 사실 "A가 너 뒷담까더라"라고 말하는 사람도 거리를 둬야 한다. 그 사람이 정말로 내 편이어서 내 욕 안 하는 사람이면, 당연히 A가 뒷담깠을 때 선을 그었을 것이고 A도 그 사람한테 내 뒷담을 까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 뒷담을 들었을 때 자기도 기분이 나빴을 것이고, "나 역시 기분 나빴다"는 식으로 덧붙일 것이다. 물론 내 편을 들어줬다는 것이 거짓말일 수는 있지만, 적어도 그냥 흘러가듯이 그대한테 "걔가 너한테 그러더라"라고 말했다면 같이 뒷담깠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뒷담 전하는게 반복되면서 뒷담 깐 친구와 계속 친하게 지낸다면 100프로다. 정상적인 친구라면 뒷담깠을 때 분명 선을 그었을 것이고, 사이가 멀어지거나 뒷담이 안 나왔을거니까. 여기서 더 나아가면 나랑 그 사람을 이간질하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다. 물론 그냥 뒷담까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일 수도 있지만, 그것도 그거 나름대로 거리를 둬야하는 것이다.

4. 뒷담을 까지 않는 것은 어떤 면에서 성숙함을 요구하는가?

본인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뒷담 안 까는 사람이 여러모로 좋은 가치관을 가졌을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뒷담을 까지 않는다는 것은 내 자존감 충족을 위해 타인을 공격하면서 자신의 공격성, 과시욕, 우월감 충족을 필요로하지 않는, 단단하고 강인한 내면과 자존감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말했듯 뒷담이란 것은 필연적으로 남의 맥락을 왜곡하는 과정이 필요하기에, 뒷담을 안 깐다는 것은 그 과정 속에서 "저 사람 사정 따위 알 바 아니고 난 내 공격욕구를 충족할래"나, "난 저 사람에 비해 이런 면에서 우월해"라는 언행을 표출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 자신의 자존감을 채우기 위해 타인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히 자존감만 높아서 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란 원래 모두가 실수하는 존재임을 알고 일상 속에서 조금씩 바른 행동을 실천하는 성숙한 자세가 바탕이 되어야하는 것이다.

또한 사람은 이야기하다보면 말이 없어지거나 어색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일반인들은 대화의 상당부분이 뒷담화인것처럼, 뒷담을 안 하는 것은 재미를 포기하기도 해야 하고, 그 사람과 같이 웃고 떠드는 정서적 공감을 하는 것도 포기해야 되고, 어쩌면 친구 관계도 멀어질 수 있는 일이다. 뒷담을 안 까는 것은 생각보다 강인한 신념이 필요하다. 신념이라는 것은 불가항력적 환경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재미, 불편함, 민망함 등을 피하기 위해서 저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선한 본성을 가진 사람도 신념을 지키기 위해 훈련을 하지 않으면, 즉각적인 긴장 해소와 소속감, 편안함, 재미를 더 우선순위에 두기에 뒷담을 까는 것을 택한다. 이는 선한 것 이전에 강함의 문제다. 그렇기에 뒷담을 안 까는 것은 마음 한 번 바로먹거나, 선한 본성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의 꾸준한 실천을 통해 습관을 만들고 바르게 정진함으로써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뒷담을 안 깐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나한테 잘못을 해도 내 선에서 묻어가는 것이고, 그렇기에 상처를 다룰 강인함 역시 필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뒷담을 안 까는 것은 한 가지만 바꿔서 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내면적 성숙을 이루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여태까지 뒷담을 했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필자는 역시 뒷담까지 말자고 자제하는 편이지만, 여태까지 뒷담을 많이 까봤고 앞으로도 아애 안 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죄를 짓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는가? 계속해서 노력해서 확률을 거의 100프로로 만들어 나갈 뿐, 처음부터 완벽해지려할 필요는 없다.

5. 뒷담을 까지 않으려는 사람을 위한 팁

뒷담을 까지 않는다고 하면 재수없다고 할까봐 겁나는가?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재수없어 하는 사람보다 그대의 내면의 강인함을 봐주는 사람을 찾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그렇기에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가장 좋은 말하기 방식은, "나는 남얘기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고 딱 잘라 말하는 것이다. 물론 항상 유도리는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친구가 상처받아서 위로받고 싶어한다면, "나는 너가 상처받았던 점을 들어줄 수는 있지만, 내가 그 사람을 욕해줄 수는 없다. 그건 이해해줬으면 한다."라고 말하는 것이 정석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내가 잘 보여야하는 사람한테 뒷담까지 않겠다고 말해야할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저도 과거에 뒷담을 많이 깠는데 어느순간 문득 생각해보니 제가 뒷담까기엔 지은 죄가 너무 많은 거 같아서 안 까게 됐다. 제가 고상해서가 아니라 잘못한게 많아서요."라고 말하는 것이 좋을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죄가 많지 않아도 이렇게 돌려 말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이렇게 말해도 "그럼 이 세낀 내가 무슨 죄가 있으면서 뒷담까는 놈이라고 돌려 말하는 거야 뭐야."라고 꼬아서 듣는 사람이 있다한들, 그런 사람은 어쩌피 뭐라 말하든 방어기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더 연연하지 말자. 그대는 충분히 할만큼 했으니.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