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와보니까 생각보다 철학과 가고 싶어하는 고딩들이 많구나. 참 좋은 현상이다. 철학과 간다고 하니까 부모님이랑 대판 싸운 애들도 있지? 그렇다고 너무 상심하지 말아라. 사람 사는거 한 번 사는 건데 굶어 죽을 망정 하고 싶은거 한 번 해보고 살아야 하지 않겠어? 그렇지? 너희들보다 철학공부 조금 일찍 시작한 이 형이 몇가지 팁을 알려줄게. 아마 너희들 중 80% 이상은 니체에 뻑 간 애들이 많을걸? 그래서 철학과 간다고 결심한 애들이 상당수 있지 않냐? 그렇지? 나도 그랬거든. 그런데 나만 그랬는 줄 알았는데, 철학과 오니까 그런 애들이 왜 이리 많냐...ㅋㅋㅋ 그리고 학생들만 그런게 아니라 몇몇 교수들까지 그렇더라. 전에 한 번 교수가 \"내가 니체한테 속아서 철학과 왔지...\" 라고 하더라.ㅋㅋㅋ 사실 톡까놓고 말해서 지금 세상에 철학과 가겠다고 설치는 애들은 다 지잘난 맛에 사는 애들 아니냐? 솔직히. 이게 뭐 나쁘다는 뜻은 아니고, 가슴에 손을 얻고 생각해봐. 부끄러워하지 말고. 사실 나도 그랬어. 니체를 읽다보면 자신을 니체와 동일시하게되지. 그 양반 글이 상당히 라디칼하고 뭔가 막 피를 끓게 하기 때문에 그냥 애들이 확 어퍼지는 거야. <이 사람을 보라> 같은 책 읽어봐. 지가 조낸 위대한 인간이라고 떠들잖아. 그러다보면 읽은 사람도 나도 모르게 자기도 니체와 같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고. 게다가 니체의 인생이 얼마나 드라마틱하냐? 별의 별 사건이 다 있었고, 결국 미쳐서 죽었잖아. 조낸 멋있지? 그런데 사실 니체는 철학적 게릴라라고나 할까...?? 사실 어떤 중심적인 그런 철학은 아니야. 무슨 말이냐면, 니체의 사상은 하나의 반명제로서만의 기능을 가지고 있거든. 그러니까 기존에 이미 존재했던 사상들에 대한 비판의 기능만을 니체의 사상이 가지고 있는 거야. 따라서 니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기존에 어떤 철학적 시도들이 있었는지를 알아야겠지? 이런 철학적인 배경지식이 없이 그냥 무작정 니체만 읽는 건 전혀 의미가 없는 거란다. 게다가 니체의 철학은 비체계적이고, 문장 자체가 시적이기 때문에 영미분석철학 쪽에서는 니체를 아예 철학자로 인정하지 않는 애들도 많아. 그렇다고 니체와 그의 책들을 당장 캐관광 시키자는 얘기는 아니야. 그의 책들에는 상당한 철학적 사유를 촉발시킬 수 있는 테마가 아주 무궁무진하거든. 그런데 뭐랄까... 논리적 엄격함이나 이런 게 상당히 느슨하기 때문에 진정한 철학으로 봐야 하는지는 좀 의문이다. 형은 고딩때하고 대학 갓 들어갔을 때 니체가 철학사에서 쵝오로 위대한 철학자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거든.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그 양반이 철학자인지 아닌지도 의심스럽단다. 니체는 철학과 비철학의 경계에 서 있는 것 같아. 양쪽을 막 왔다갔다 하면서. 조낸 짜증나지. 그렇지만 아주 다양한 철학적 테마를 우리에게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니체의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철학은 무엇일까? 이게 씨바 조낸 어려운 문제야. 여기에 자신있게 답한 넘들이 아무도 없어. 서로 딴소리하거든. 대신 \'철학적 방법론\'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일치점이 보이는 것 같아. 그게 바로 \'논리\'거든. 이 논리가 뒷받침되지 않는 철학은 조낸 쓰레기야. 논리라는게 사실 대단한게 아니고, 그냥 \'이치에 맞게\' 생각하는거거든. 예를 들어 형이 지금 조낸 배가 고파. 그래서 그 이유에 대해서 몇가지 답을 생각해봤어. 1. 황우석이 논문을 조작해서 2. 오늘 아침 점심을 안먹어서 답이 뭘까? 당근 2번이지? 이게 논리야. 지금은 조낸 쉬운 예를 들었지만 문제가 조금만 복잡해지면 무지 헷갈려. 그러니까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게 중요해. 그럼 이 논리라는 무기를 가지고 뭐를 해야 할까? 조낸 막막하지?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 여기서 제안을 하나 할게. \'의심\'을 한 번 해봐. 조낸 재밌어. 즉 지금까지 형이 한 말의 핵심은 \'논리적으로 의심하는 것\'이야. 이게 조낸 중요해. 논리적인 의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몇 권 추천해줄게. 1. <메논>, 플라톤 - 플라톤이 쓴 대화편 중 하나인데, \"덕이 과연 무엇이냐?\"라는 문제가지고 소크라테스하고 메논하고 조낸 치고받고 하거든. 졸라 재밌고 유익해. 이거 읽고나서 다른 대화편들도 읽어봐. 2. <방법서설>, <성찰>, 데카르트 - 이 책은 조낸 중요해. <방법서설>은 조금 읽이 쉽고, <성찰>은 제대로 읽으려면 좀 까다로워. 그래도 형 생각에 이 책들은 철학적 사고의 진수를 보여주는 최고의 책들이야. 물론 다들 읽었겠지만 한 번 더 꼼꼼하게 읽어봐.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게 최근 번역이거든. 그걸로 읽어. 3. <철학이란 무엇인가?(철학의 문제들)>, 버트란드 러셀 - 작은 부피지만 아주 훌륭한 책이야. 철학적 사고의 기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어. 왜 그 칠면조 모가지 비트는 얘기 알지? 그게 여기 나오는 얘기다. 시중에 \"철학이란 무엇인가?\" 하고 \"철학의 문제들\"이라는 제목들로 서너권 정도 번역되어서 나와있는데, 제목은 다르지만 같은 책이야.  원제가  <The Problems of Philosophy>야. 너무 많이 쓰면 그러니까 일단 요 3~4권만 예를 들었어. 여기 나와있는 책들은 꼭 읽어야되. 그리고 사실 어느 정도 철학책을 읽는 순서라는게 있어.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말이야. 무슨 말이냐면, 처음부터 배경지식이 전무한 상황에서 칸트, 헤겔, 하이데거 이런 형님들 책 읽으면 한마디도 못알아들어. 그러니까 고대 그리스철학하고 근대철학자들의 사상을 충분히 이해하는게 중요해. 이후의 거의 모든 철학은 고대철학과 근대철학의 재탕삼탕이거든. 그리고 이러한 지식적 기반 위에 각각의 철학적 사유가 전개되기 때문에 무지 중요해. 그러니까 처음에는 다른 거 다 때려치우고 고대, 근대에 집중하는게 좋아. 그리고 현대 프랑스 철학자들있지? 데리다, 들뢰즈, 푸코, 라깡 이런 양반들 말이야. 이런 애들이 쓴 책들은 자신의 철학적 사고체계가 어느 정도 잡힐때까지는 읽지마. 얘네들이 조낸 사기치거든. 황구라보다 사실 더 나쁜 개쉑히들이야. 물론 전부 다 구라라고는 할 수 없지만 조낸 구라가 많고, 무슨 말인지 지들도 모르게 쓴 것들이 많아. 이 쉐히들이 말을 조낸 현란하고 광빨나게 하니까 거기에 또 뻑가는 애들이 많은데, 사기 조낸 많어. 요자식들이 사기 친 것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동생들 있으면 알랭 소칼이 쓴 <지적 사기> 한 번 읽어봐. 쓰다보니까 조낸 길게 썼네. ㅋㅋㅋ 형은 주위에서 아무도 조언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처음에 조낸 해멨거든. 사실 지금도 헤매고 있는데, 그나마 좀 덜 헤매는 중이야. 니가 뭘 안다고 이렇게 쓰냐? 이런 생각갖지 말고, 그냥 철학공부시작하려는 고딩들이 눈에 띠길래 덜 헤맬 수 있는 방법을 쪼까 소개했어. 오늘의 주제를 요약하면, 1. 니체가 철학의 전부나 최고라고 생각하면 조낸 착각하는 거다. 그러니까 니체 좋아한다고 철학과가서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면 조낸 개무시당하고 캐관광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철학 쥐뿔도 모르는 조낸 철없는 넘으로 찍힌다. 2. 논리적 의심이 철학에서 최고 중요한 거다. 3. 철학일반에 대해서 깊은 이해를 하려면 고대, 근대 철학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이거 모르면 말짱 도루묵이다. 4. 현대 프랑스 철학자들이 쓴 건 읽지 마라. 나중에 읽든지 말든지는 니들 마음이지만 지금 읽으면 니들 나중에 황구라처럼 된다. 5. 그리고 본문엔 없지만 하나 추가. 외국어 조낸 열심히 해야된다. 사실 철학공부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외국어야. 영어, 독어, 불어는 완전 기본이고, 라틴어, 희랍어도 해야돼. 조낸 죽이는 거지...--;; 외국어 공부안하고 철학할 생각이면 아예 시작을 하지 마. 사실 철학공부 제대로 하려면 조낸 빡세. 제대로 안하고 대충하려면 조낸 럴럴하고. 그냥 철학 잘 모르는 남앞에서 잘난척 할 정도로만 하려면 그냥 대충해도 되는데, 진짜 자기가 뭔가를 알고 싶어서 제대로 하려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할게 많아.   그렇지만 철학과가는 고딩들이 계속 많아졌으면 좋겠어. 할게 많아도 철학 조낸 재밌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