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두들 부푼 꿈을 품고 정보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좀 괜찮게 생긴 여자가 이렇게 말을 한다.
"아 내가 쌍꺼풀만 있었으면 진짜 ... 아유"
얼굴과 코가 이상한 여자가 2가지로 반응한다.
"그래 그것도 문제겠네" (1)
"말 좀 가려가면서 해. 너 보다 못한 사람 많잖아"
이제 괜찮게 생긴 여자는 갑자기 화를 내기 시작한다.
"야, 내가 왜 가려서 해? 그건 걔네들 문제야. 이건 내 문제야. 내 문제 말하는데 왜 열폭 하고 난리야?
내가 걔네들 허락받고 얘기해야 되냐? 그리고 걔네들과 난 엄연히 다르거든? 난 그냥 내 얘기 한거거든?"
이제 취직시장으로 가보자.
S대 졸업생이 이렇게 얘기한다.
"아 존나 취직안되네 ... 짜증나"
지잡다 졸업생이 이렇게 얘기한다.
"그래도 넌 경우가 달라. 다른 사람보다 유리하지 않냐? 그런 말은 좀 가려서 하지?"
S대 졸업생은 2가지로 반응한다.
"그래 내가 경솔했다 (1)
"학벌주의에 민감하게 굴지마, 학벌은 학벌이고, 개인은 개인이니까, 안그래도 좆같아서 얘기했구만, 너가 왜 이래라 저래라야? 병신" (2)
이제 여자들의 수다로 넘어가보자. 한참 남편들 자랑하고 있다.
대기업의 중간 정도 되는 남자를 남편으로 둔 여자가 말한다.
"아 우리 남편이 이번에 승진을 못했어. 이 회사는 능력제인데, 은근히 라인이 있나봐.
남편이 능력은 되는데, 위 쪽에 텃세 때문에 시발 이거 모순 아니니? 말만 능력제고 하는짓은 순 양아치 라인 빠는 짓거리나 하니"
그러자 시간제 근무를 하는, 남자를 남편으로 둔 여자가 받아친다. 2가지가 가능하다.
"대기업은 원래 그렇지 않아? 어쩌겠어." (1)
"그래도 조건이 괜찮잖아? 너네 남편보다 조건 안좋은 사람도 있으니 그것도 생각 좀 해야지" (2)
첫번째 여자가 받아친다. 2가지가 가능하다.
"그래 내가 경솔했어." (1)
"야, 너랑 나랑 세계가 다른거야. 뭘 같다고 생각해? 얘 봐라? 진짜 웃긴 애네? 낄때 껴 이년아." (2)
보다시피
대상만 바뀌었지,
어떤 기준에 충족되지 못하고, 그 충족되지 못한 것에 대해 불평불만을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너보다 못한 사람도 있으니 그러지 마라' 라고 하고,
그에 대해서 '니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냐? 사람마다 다른거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여기서 계속해서 바뀌는 것은 단지 '대상'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첫번째 상황은 얼굴
두번째 상황은 대학
세번째 상황은 남편의 지위
인간이 하는 짓거리는 거의 똑같다.
누군가는 기준에 들어가려 하고,
기준에 들어가지 못하면 짜증나 하고
기준에 멀리 떨어져있는 사람은 위의 사람이 짜증내는 것을 경솔하게 보고
그런 상대의 반응에 대하여 '너랑 나랑 다르다'고 구별짓고, (또는 자신의 짜증을 가로막지 말라고 대항하고)
더 넓게 본다면, 이들은 전부 자기 얘기가 일단 자기 입장에 충실하다고 말하고 있는 셈이다.
1,2,3번째 상황 모두 마찬가지로, 자기의 입장에 충실하다.
자기 얘기는 자기 생각에서 나온 것이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다른 사람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둘은 자신의 입장이 맞다는(또는 지금은 그렇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려 하며,
둘은 그것으로 인해, 둘 중 누가 더 분명한지 씨름을 한다. (또는 거기서 답이 안나와 중단하기도 한다.)
이 철갤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생각한 게 있고,
자기 얘기가 있을 것이고
그 얘기를 어떻게든 분명히 하려는 움직임만 있지
그 대상은 계속해서 변한다.
자살을 언급하는 사람도 있고
같음과 다름을 언급하는 사람도 있고
우주 대정복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도 있고,
별에 별 얘기를 꺼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전부 자기 얘기를 일단 분명히 하려는 것이다.
취급하는 대상만 다르지, 인간이 하는 짓은 똑같다.
인간이 하는 짓만 밝혀낸다면, 그 대상은 그게 무엇인들 무슨 상관이랴?
결국 인간이 하는 행동의 큰 틀에서 연역되는 것을 이해하고 깨닫는 게 중요한 듯. 그것만 파악한다면 나머지는 자언스럽게 연역되는 것으로부터 딸려오는 것이니.
기준에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 기준에 들어가지 못해 짜증이 나는 사람, 기준과는 꽤나 멀리 떨어져 기준 근처에서 짜증내는 사람을 보며 짜증내는 사람. 결국 다 상대적인 것.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잘난 사람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게 보통의 사람이고 보통의 기준이 수의 문제라면 그게 인간적이란 거겠지. 인간적이란 말도 참 모호한 단어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