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념글 후주작이 만연해서 그런지 이제 개념글은 수정이 안 되네. 앞 글 수정하고 이어 썼으니 앞 글 읽을 필요 ㄴㄴ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게 불확정성 원리임.

여기서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안단 얘긴 "질량 m=1kg의 입자가 현재 dx/dt=3m/s의 속도로 x=4m 지점을 지나고 있다." 따위의 얘길 할 수 있단 말이고, 그런 게 불가능하단 게 불확정성 원리임.

어째서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걸까? 양자역학을 알아야만 납득할 수 있으니 교과서를 펴보자. (나는 Griffiths에게 배워서 그를 따르겠음.)

교과서 : 특정 입자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최대한은 그 입자의 파동 함수다.

뱀발 : 그런데, 앞으로 얘기하겠지만 그 파동 함수에 담긴 정보란 게 상식적으로 우리가 알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어, Einstein과 Schrodinger 같은 역대급 물리학자들도 그를 사실이라 믿지 않았음. 이 글의 주제인 불확정성 원리가(그리고 그를 비롯한 여러 상식적이지 않은 결과들이) 그로부터 얻어지니까 일단은 그런가 보다 받아들인 체 논의를 계속하자. (근래 행해진 실험 결과만 스포일러 하고 넘어가자면, 교과서의 얘기가 맞고 Einstein과 Schrodinger가 틀렸음을 시사했음. 적어도 국소성을 원리로 받아들였을 땐 그러한데, 사실 이 분야도 최근까지 연구가 되고 있는지라 전공자가 듣기에도 왱알왱알과 다름 없는 소식들이 간간히 들려옴.)

그럼 그 파동 함수란 게 입자에 대한 어떤 정보 밖에 주지 못 하길래? 이 글에선 불확정성 원리를 얘기하는 데 필요한 위치와 운동량에 대해서만 알아보자.

입자의 파동 함수 ψ란, 위치 x 하나당 하나의 복소수 ψ(x)가 할당된 대응인데, 그 함숫값은 입자가 x에서 발견될 확률 밀도의 진폭임. 확률 밀도가 아니라 확률 밀도의 진폭이란 건, 그 복소수를 절대값 제곱했을 때나 확률 밀도 ρ(x)를 얻는단 말임. 즉, |ψ(x)|² = ρ(x) 로, 파동 함수의 함숫값의 크기가 큰 곳에서 입자가 발견될 확률도 높은 거라 말할 수 있음. 보이는대로란 얘기.

입자의 운동량에 관한 모든 정보 역시 파동 함수에 담겨 있는데, 이 쪽은 좀 더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음. 먼저 필요한 수학 정리가 있는데, 어떤 함수든 λ-모드라 부르는 일정한 파장 λ를 갖는 함수들을 (모든 λ에 대해) 적절하게 더해 만들 수 있단 것임. 주어진 파동 함수 ψ(x)에 대해 그런 분해를 해보면, 각 λ마다 λ-모드가 ψ(x)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얻을 수 있을 것임. (참고로 분해되는 함수 ψ(x)가 복소수를 함숫값으로 가져서 그 비율이란 것도 복소수임.)

여기까진 수학적으로 당연한 사실이고, 물리학 법칙이 말하는 건 바로 그 (ψ(x)에서 λ-모드가 차지하는) 비율이 입자의 운동량 측정 시 p=h/λ을 얻을 확률의 진폭이란 것임. 즉, 그 비율의 함수란 걸 φ(h/λ)=φ(p)라 쓰면, |φ(p)|² = ρ(p) 와 같이 위치에 대해 ψ(x)가 했던 역할을 운동량에 대해선 φ(p)가 한단 말임. 그런 점에서 φ(p)를 운동량 파동 함수라 부름. 그 크기인 |φ(p)|가 클수록 입자의 운동량을 측정했을 때 p일 확률이 높으니, 보이는대로 해석하고자 φ(p)를 고안했다고 생각해도 됨.

뱀발 : 이 글에선 |ψ(x)|² = ρ(x)를 만족하는 ψ(x)에서 시작해 φ(p)를 정의했지만, 거꾸로 |φ(p)|² = ρ(p) 를 만족하는 φ(p)에서 시작해 ψ(x)를 정의할 수도 있음. 물론 그 경우엔 앞선 논의에서 일정한 운동량, 즉 일정한 파장을 갖는 λ-모드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건 일정한 위치 x를 갖는 x-모드(x에서만 뾰족하게 값을 갖고 그 외의 모든 점에선 0인 함수)일 것임. 이 글을 따라가면 위치와 운동량은 서로 동등한 물리량으로, 어느 한 쪽이 우위에 있지 않단 점이 잘 보이지 않으니 짚고 넘어가는 거.

만약 처음부터 입자의 정보가 담긴 대상을 파동 함수 대신 좀 더 추상적인 녀석인 |ψ>로 쓰는 Dirac의 표기법을 따랐다면, 앞서 얘기한 위치와 운동량의 파동 함수들은 ψ(x)=<x|ψ>와 φ(p)=<p|ψ> 같이 정의되어 동등하게 다룬단 느낌이 분명하게 들었을 것임.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ψ(x)나 φ(p), 그리고 |ψ>까지도 동등하게 입자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담고 있음. 어느 물리량에 관한 정보를 뽑아내고 싶냐에 따라 더 편리한 꼴이 있을 뿐(예를 들어 위치에 대해선 ψ(x), 운동량에 대해선 φ(p)가 편리), 같은 실체의 다른 단면 정도로 보는 게 적절함. 그것도 실체를 오롯이 나타내는 단면.

지금까지 얘기한 게 양자 역학의 Copenhagen 해석임. 양자 역학을 이루는 두가지 핵심 원리들 중 하나고, 그 중에서도 특히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라 할 수 있음. (참고로 여태 얘기한 입자의 정보란 건 '특정 시각에서의' 정보였음. 그러니까, 특정 시각에서 입자의 상태가 특정 파동 함수로 주어진다면, Copenhagen 해석을 따라 그 입자의 '그 시각에서의' 모든 정보를 뽑아낼 수 있는 것임. 그런데 (파동 함수로 대변되는)입자의 상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잖슴? 다름 아닌 입자의 에너지가 그러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결정한단 게 양자 역학의 나머지 원리고, 불확정성 원리를 다루려는 현 논의에선 필요하지 않음. 불확정성 원리는 입자의 상태를 나타내는 파동 함수의 스냅 샷에 대해 성립하는 정리라 볼 수 있음. 그를 논의함에 있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파동 함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개입하지 않음.)

지금까지

(1)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에 대해 알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는 각각의 확률 밀도 함수에 불과하단 것과
(2) 그들을 입자의 파동 함수 ψ(x)로부터 구하는 과정에 대해

얘기했음. 이것들이 불확정성 원리를 납득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전 지식이었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1)이 시사하는, 다시 말해 위치나 운동량(을 포함한 여느 물리량)에 대해 알 수 있는 최대한은 각 값을 얻을 확률에 불과하단 점이 시사하는 예측의 한계를 인지한 체로 (2)의 과정이란 걸 조금만 따져보면 어째서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아는 것이 불가능한지 보일 것임.

차례대로 따져보겠음. 먼저, 입자가 갖는 물리량, 예를 들어 위치를 정확하게 안다는 얘기는 (ψ(x)로부터 얻은) ρ(x)가 한 점 부근에서만 0이 아닌 값을 갖는단 말이 됨. 입자의 위치를 측정했을 때 x=4m 밖에서 발견될 확률이 0일 때나 "입자는 현재 x=4m에 있음."과 같은 말을 할 수 있는 거잖슴? 그를 위해선 ρ(x)가 x=4m 부근에서만 0이 아닌 양수를 함숫값으로 갖는, 뾰족한 그래프로 나타나야만 할 것임. 운동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역시 ψ(x)로부터 얻은) ρ(p)가 한 점, 예를 들어 p=3kgm/s 부근에서만 0이 아닌 함숫값을 가질 때나 "(1kg의 질량을 갖는 것으로 알려진) 입자는 현재 dx/dt=3m/s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음."과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임.

즉, 두 확률 밀도 함수들이 동시에 한 점 부근에서만 0이 아닌, 뾰족한 그래프를 그려야만 처음 얘기했던 "질량 m=1kg의 입자가 현재 dx/dt=3m/s의 속도로 x=4m 지점을 지나고 있다." 따위의 문장을 말할 수 있게 됨.

이제 그런 식으로 두 확률 밀도 함수들 ρ(x)와 ρ(p)를 한꺼번에 뾰족하게 주는 파동 함수 ψ(x)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납득하기만 하면 됨. 한 점 x=4m에서만 양수를 ρ(x)를 (절대값 제곱해서) 주는 ψ(x)라면 그 역시 x=4m에서만 0이 아닌 (복소수)값을 가져야 할텐데, 당연히 그런 함수(x-모드)는 하나의 파장을 갖는 λ-모드가 아님.

뱀발 : x-모드는 사실 모든 λ-모드들이 공평하게 더해진 함수임. 즉, x-모드로부터 φ(p)를 구해보면 모든 p에서 같은 크기를 가지는, 평평한 그래프로 나타난단 얘기. 그럼 |φ(p)|² = ρ(p) 역시 평평하고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런 상태의 입자에 대해 운동량을 측정했을 때 예측할 수 있는 게 얼마 없을 거란 걸 알 수 있음. 특정 값을 운동량으로 얻을 확률이 다른 값을 얻을 확률보다 크다 따위의 예측을 일체 할 수 없단 말이니까. 이를 두고 (다음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정량화 작업을 하겠지만) '운동량은 무한히 불확정적'이라 해도 어색하진 않을 것임. 즉, 위치가 확정적인 상태라면 그 때 운동량은 무한히 불확정적임.

증명 끝. 여기까지 따라왔다면 불확정성 원리의 핵심을 정성적으로 이해한 것임.

아, 거꾸로 특정 p에서만 뾰족한 ρ(p)를 주는 ψ(x), 즉 λ-모드는 일정한 파장 λ를 가지고 전 공간에 퍼져 있으니 모든 x에서 0이 아닌 값을 가질 것이란(위치가 무한히 불확정적) 점도 짚고 넘어가는 게 공평하겠네.

뱀발 ...까진 아니고, 통상적인 일정한 파장의 파동을 떠올리곤 반 파장마다 0을 함숫값으로 갖지 않느냐 반문할 수도 있겠네. λ-모드의 구체적인 꼴은 논의에 필요치 않아 얘기를 하지 않은 탓에 나올 수 있는 질문인데, 대충 답하면 λ-모드 역시 복소수를 함숫값으로 가져서 그럼. 모든 x에서 크기는 일정하고 x에 따라 바뀌(고 λ마다 반복되는)는 건 실수부와 허수부의 비율임. 모든 x에서 크기가 일정한 ψ(x)는 평평한 |ψ(x)|² = ρ(x) 를 줄 것이므로, 위에서 얘기했던 것과 대구를 이루자면 위치의 불확정성이 무한히 크다고 할 수 있겠음. 즉, 입자의 운동량이 확정적인 상태라면 그 때 위치는 무한히 불확정적임.

이제 남은 건 정량화임. 또, 그 불확정성에 어떤 최솟값이 있단 점도 지금까지의 논의에선 자명하지 않을텐데(반대로 최댓값이 없을 거란 점은 어느 정도 납득했을 수도 있고), 이는 물론 정량화를 하는 과정에서 얻어야겠지.


쓰다 보니 내 머리가 어지러워져서 또 쌌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