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는 말 ]

맥스웰 방정식은 전자기장과 물체가 띈 전기 및 그 움직임인 전류 사이의 관계입니다. 전자기장이란 방정식들의 좌변들에 보이는 전기장 E와 자기장 B를 통칭하는 것이며, 첫 번째와 세 번째 방정식의 우변에 보이는 ρ와 j는 각각 물체가 띈 전기 밀도와 전류 밀도를 나타냅니다. 이런 두 세트들, (E,B)와 (ρ,j) 사이 관계를 얘기하려면 각 구성요소들에 대해 좀 더 정확히 알아야만 합니다.

[ 전기 밀도 ρ ]

전기를 띈 물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전기를 띈 물체들이 밀집한 곳은 전기 밀도가 높다고 할 수 있을 텐데, 그것을 정량적으로 나타낸 것이 첫 번째 식 우변의 전기 밀도의 장, ρ입니다. 장이란, 공간상의 모든 위치에 값이 하나씩 할당된 것으로, 전기 밀도의 장인 의 경우 전기를 띈 물체들이 밀집한 곳일수록 큰 수가 할당된 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기의 종류는 양과 음 두 종류가 있어, 그를 구분하기 위해 양의 전기가 밀집한 곳일수록 큰 양수를, 음의 전기가 밀집한 곳일수록 큰 음수를 할당함으로서 그들을 구분해줍니다.

[ 전류 밀도 j ]

앞으로 설명하겠지만 전기를 띈 물체가 움직일 때 그 주변으로 자기장이 형성되기 때문에, 그러한 전기의 움직임 역시 정량화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세 번째 식 우변의 j, 즉 전류 밀도의 장이 그것입니다. 움직임을 정량하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전기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뿐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역시 특정 해주어야할 것입니다. 때문에, 전류 밀도의 장은 공간상의 모든 위치에 크기와 방향, 즉 벡터를 하나씩 할당한 벡터장입니다. 앞으로 설명하겠지만 양의 전기가 움직일 때와 음의 전기가 움직일 때의 효과들은 서로 반대라, 같은 양의 양의 전기와 음의 전기가 같은 속력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 는 서로 반대 방향을 가리키도록 할당해줍니다. 양의 전기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예를 들어 음의 전기가 오른쪽으로 움직일 때 j의 방향은 왼쪽입니다.

[ 전기장 E와 자기장 B ]

방정식들의 좌변을 이루고 있는 전기장 E 및 자기장 B 역시 그러한 벡터장입니다. 예를 들어, 전기장은 얼마나 세게 걸어주는지 뿐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걸어주는지 역시 그 효과를 결정하기 때문에, 그 세기뿐 아니라 방향 역시 특정해주는 것입니다. 공간상의 모든 위치에 길이와 방향이 제각각인 화살표가 하나씩 놓여있는 것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 각 화살표의 길이가 그 위치에서의 전기장의 세기에 비례하고 화살표의 방향은 그 위치에서의 전기장의 방향을 가리킨다면, 그 화살표들의 모음, 즉 벡터장이 바로 E입니다.

[ (참고) 벡터장의 표기법 ]

참고로, 벡터장, 여기선 E 및 B, 그리고 j에는 문자 위에 화살표 기호를 얹어 구분을 더 명확히 할 때도 있습니다. 맥스웰 방정식을 이루는 구성요소들 중 유일하게 전기 밀도의 장, ρ만이 벡터장이 아니란 점이 한 눈에 보입니다.

[ 잇는 말 ]

이제 구성요소들에 대해 충분히 알았으니 그들 사이 관계, 즉 맥스웰 방정식에 대해 얘기할 수 있습니다. 평범한 고등학생들에게 처음 맥스웰 방정식을 보여준다면 그들 눈에 가장 먼저 띄는 것은 첫 번째 식 좌변의 ∇· 와 같은 벡터장의 발산과 세 번째 식의 ∇x 와 같은 벡터장의 회전일 것입니다. 이들의 의미를 파악해야만 맥스웰 방정식이 말해주는 바를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 벡터장의 발산 ∇· ]

첫 번째 방정식을 눈여겨본다면 우변이 ρ, 즉 장이므로, 좌변의 전기장의 발산 역시 어떤 장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전기장과 같은 주어진 벡터장에 대해, 그 발산이란 새로운 장은 어떤 장이냐 하는 것이 다음 질문일 것입니다. 앞서 얘기한대로, 어떤 장을 특정한단 것은 공간상의 모든 위치에 값을 하나씩 할당한단 것입니다. 특정 위치에서 벡터장의 발산 값이란, 대략 그 곳 주변의 벡터장의 값들 중 그 곳으로부터 나오는 방향의 값만을 택해 모두 합한 것을 정량화한 것입니다. [벡터를 성분들로 분해하는 그림으로 부연] 만약 어떤 곳 주변에서 벡터장의 값들이 대체로 그 곳으로부터 뻗어 나오는 방향이라면 그 곳에서 그 벡터장의 발산 값은 양수일 것이고, 대체로 그 곳으로 들어가는 방향이라면 발산 값은 음수로 할당하는 것입니다. 공간상의 어떤 곳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그 곳에서의 발산 값을 할당해줌으로서 주어진 벡터장에 대해 그 발산이란 새로운 장을 정의합니다.

[ 잇는 말 ]

벡터장의 발산이 무엇인지 알았으므로, 이제 첫 번째와 두 번째 맥스웰 방정식을 읽을 수 있습니다.

[ 첫 번째 맥스웰 방정식 ∇·E = ρ ]

첫 번째 방정식을 그대로 읽으면 전기장의 발산이 전기 밀도와 같다는 것입니다. 말인즉슨, 전기 밀도가 높은 곳, 즉 양의 전기를 띈 물체들이 밀집한 곳 주변에서는 주로 그 곳으로부터 뻗어 나오는 방향으로 전기장이 형성되고, 음의 전기가 밀집한 곳 주변에서는 주로 그 곳으로 들어가는 방향으로 전기장이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전기는 전기장의 근원으로 간주됩니다.

[ 두 번째 맥스웰 방정식 ∇·B = 0 ]

그렇다면 자기장의 경우는 어떨까요? 두 번째 방정식에 따르면, 자기장의 발산은 0입니다. 장이 0이라는 것은 공간상의 모든 곳에서 그 값이 0임을 뜻합니다. 즉, 공간상의 어느 위치에서든 그 주변에서 자기장을 측정해보면 뻗어 나가는 방향 자기장의 양과 들어오는 방향 자기장의 양이 정확히 같다는 것입니다.

[ 자기 밀도 ρ_자기 ]

막대자석을 예로 들어 봅시다. 언뜻 보기엔 N극에서 자기장이 뻗어나가 S극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각 극 주변에선 자기장의 발산이 각각 양수와 음수가 되는 것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자세히 보면 S극으로 들어온 자기장만큼 자석 내부를 통해 나가, 실제 S극에서 자기장의 발산은 0이 맞습니다. 한편, N극 역시 그 주변을 빠짐없이 관찰해보면, S극으로부터 자석 내부를 통해 들어온 자기장이 그대로 자석 밖으로 나가, 결국 들어오는 자기장과 나가는 자기장이 정확히 같아 그 곳에서 역시 발산은 0이 맞습니다. 이처럼 자기장은 한 곳 근처에서 뻗어 나오거나 들어가는 분포가 없고, 언제나 닫힌 경로를 따라 분포합니다. 그 닫힌 경로를 따라 형성된 자기장의 방향을 구분하기 위해 편의상 N극이나 S극을 설정하는 것일 뿐, 그 쌍 극들은 각자 홀로 자기장의 근원이 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각자 홀로 전기장의 근원이 되는 양의 전기나 음의 전기와는 분명히 구분되지요. 막대자석을 반으로 쪼개더라도 N극과 S극으로 나누어지지 않고 각각 쌍 극들을 갖는 두 막대자석들이 되는 것처럼, N극과 S극은 홀로 존재하지 않고 언제나 함께 자기장의 근원 역할을 합니다. 전기장의 근원인 양의 전기 및 음의 전기에 해당하는 홀 극이 자기장의 경우에도 있었다면, 두 번째 방정식의 우변에는 전기장에서의 전기 밀도의 장, ρ와 같이 자기 밀도의 장 ρ_자기가 자리했을 것입니다. 자기 홀 극은 어째서 존재하지 않는지, 있다면 왜 주변에선 보이지 않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려는 시도부터 실제로 찾으려는 시도까지, 맥스웰 방정식이 정립된 지 150년이 넘게 지났지만 자기 홀 극에 관한 연구는 아직도 물리학자들의 관심을 끄는 주제입니다.


일단 처음 두 개만 해봤는데 어떰? 문돌이들도 알아듣겠음? 벡터에 대해 조금만 알면 훨씬 쉬울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