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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에 입학한게 99년 봄이었으니까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됐다. 돌이켜보면 보람되고 뿌듯한 날들 보다는
괴롭고 과연 이 길이 나의 길인지 내 적성에 맞는건지
의심한 날들이 많았다.
청운의 꿈을 안고 입학할 당시만 하더라도 선배로 수능 만점을 받은 사람이
물리학과에 진학한 이슈도 있고 중학교때 부터 영재교육을 받으면서
수학에는 나름 자신도 있었고 당시에는 과탐에서 선택으로 물리2를 했기에
물리에 대한 커다란 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다양한 정보를 접할 기회도 적었고
기껏해야 물리2 서적의 뒷부분에서 현대물리가 어떤 판도인지 살짝 보는 정도였고
고등학교 물리교사가 나를 붙잡고 떠들어준 이야기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고등학교때 라그랑지안과 헤밀토니안에 대해서 가볍게 공부해보는 과정에서
최소작용의 원리라는것이 과학적인 내용이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내 주변에 삶에 연결이 되어있구나하고 생각을 한게 큰 이유가 됐었다.

내가 아무리 싫다고 도망가고 모른척하고 살아도
결국은 돌아올수 밖에 없고 그런 과정들이 사실은 전부 결정되어 있어서
메카니즘들이 모든걸 결정한다는게 스스로에겐 꽤나 매력적이었나보다.

여러해 공부를 하면서 느끼는점이지만 정말 머리가 좋은 친구들이
주변에 여럿 있다. 물리학이라는 좁은 길에서 접한 사람만 그 정도인데
공대를 비롯한 여타의 타 전공에서 머리 좋은 사람들은 얼마나 많을지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수있다.
나는 정말 평범한 사람으로
열심히 해서 목적에 도달할지
적성이 있는 사람만이 이 길을 택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은 해보지 않고 무시해서 여기까지 왔다.
지금도 목적에는 도달하지 못했고 익히고 익히며
여러 책들을 보면 볼수록 과연 그 목적에 도달을 할 수는 있을지
아니, 도대체 도달한 사람은 과연 있을지 지금도 자신있게 말할 수가없다.
게다가 나는 매우 게을러서 한번 버릇이 잘못 들면 그 버릇을 좀처럼 쉽게 버리기도 쉽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철저한 계획 아래 계획된일은 최소한 90%를 지키며 살아왔다.
학부때도 하루 평균 8시간 내외로 공부하고
대학원 시절에는 최소한 12시간씩 공부했다.

대학원의 공부는 기본적으로는 학부때의 공부와 비슷했지만
자신만의 연구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공부해야하므로 좀 다르고
학부때의 공부법에 대해서 말하보겠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그래서인지 모르면 모르는 상태로 공부하지 않고
아주 원초적으로 접근했었다.
일반물리를 공부하든 양자역학을 공부하든
그 공부가 먼저 요구하는 선수의 공부를 가급적이면 적어도 한학기 이전에 해두려고 했고
수업을 중심으로 깊고 완전한 이해를 이루도록 다가갔다.
운이 좋게도 이해와 성적이 비례했는지 성적도 괜찮았다.
우선 노트를 만들고 그 노트란
반드시
내가 이해하고 아는 부분을 정리했다.
그리고 그 아는 부분이란 남에게 설명할 수 있고 이해 시킬수 있을만큼 익혔다.
그리고 그 개념과 유사한 부분도 같이 다음 페이지에 아무런 책의 도움없이 적는 연습을 했다
수식과 논리적인 고리를 연결하고
그 개념에 필요한 수리물리를 완전히 이해하고
매 수식을 스스로 증명을 하면서 넘어갔다.
어떻게 다음 식으로 갈수 있는지에 대해서 끝도 없이 물고 늘어지고
처음 볼때는 무슨 말인지 전혀 몰랐지만 익숙해져서 안다고 착각하는것을 지나서
나중에는 여기 저기에 적용하고 끌어올수 있을정도가 되서야
제대로 이해하는 첫걸음이 시작됐다
가령 유사변환에 대해서는 선대에서 배우고 수리 물리에서 텐서에서도 언급된다.
또한 군론에서도 호모몰픽의 예에서도 나오게된다.
기본적으로는 텐서란 어차피 변환에 대한 컨셉이다.
임의의 X가 X\'으로 변할때 X\'=MXM^+가 유사변환으로 등장한다.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M이 SL(2, C)의 원소이거나 det=1 혹은 허미션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게 아니다.
저런 형태가 매우 빈번하게 등장한다. 양자에서도 그렇고 군론에서도 그렇고 선대에서도 그렇다.
물론 대거를 취하지 않고 inverse로 취해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 경우는 어떤 공간에서 다루느냐의 문제이지만
결론은 저런 비슷한 형태의 수식이 나타나고 내 노트에는 아마도
저 수식이 나오면 과거에 경험한 바를 다시 책을 찾아보지 않고 컨셉과 속성등을 자세히 기술했음이 분명하다.
비교적 쉬운 내용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충 아는건 지양하려 했고 매번 철저하게 익혔다.
수리 물리에는 수많은 내용이 있다. 물리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컴팩트하게 소개하려고 썼으니
그 책의 분량은 당연히 어마어마하고 누구나가 쉽게 이해하도록 쓰면
아마도 지금의 수리물리 책보다는 몇배는 두꺼웠고 출판은 아마 힘들었을거다.
그 몇배의 분량을 나는 내 노트에 내가 적었다. 내가 이해하는 길을 나만이 익힌 방법으로 적어가고
나중에는 내 노트 역시 컴팩트해지는 결과까지 보게된다.
전자기학이나 양자역학의 책 역시 이렇게 하면 더 쉽게 이해된다고 생각되는 부분에는 주석을 달기도 하고
다른 repre를 사용하기도 했다.
가끔은 뻘짓 삽질도 했다. 안해봐도 되는 증명이라거나 다른 표현으로 기술해보려는 노력도 해봤다.
지나고 보면 너무 자명해서 헛시간을 보냈다고 생각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한 부분임은 분명하다.

이렇게 만든 노트가 물리공부 10년 남짓된 지금 내 키만큼 되는것 같다.
남이 시키는 수동적인 계획에 따라가기 보다는
스스로 만든 틀에 자신을 녹여서 주조를 하는 과정은 그렇게 암울하지는 않다.
보상이란게 있다면 좋지만 매번 보상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하기 싫은것도 때로는 해보고
너무 자명하게 아는것 역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접근하고 확인하면서
평범한 나는 그렇게 공부했다.

입자물리를 전공하면서 제법 많은 내용을 익히고 시간을 투자했지만
영감님도 그렇고 다른 박사님들과 대화를 하면서
아직도 갈길이 멀구나 생각한다. 양자장론을 두권을 기반으로 공부를 했던 대학원 시절에
처음엔 깜깜하고 한번 보고 두번 보고 세번 보면서 더 많이 반복되고
생각하면서 이렇게 될수 밖에 없구나! 너무나 당연하구나라고 알아가면서도
더 겸손하게 정직하게 모르는것은 반드시 구별하고
다시 익히도록 했다.

나는 이론쟁이라서 실험하는 친구들의 일상을 옆에서 볼뿐
그들이 느끼거나 괴로워 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느낄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위에 적은 부분은 내가 친목을 하는 갤러들은 경험을 해봤거나
저렇게 해야하는데 하면서도 시간에 쫓겨 노력중이다.
전에 공부법이라고 소개하며 썼던 글에도 언급했지만
위에 소개한 것들은 전부 누구나 알면서도 안하고 있을뿐이다.
정말이지 안하고 있을뿐 누구나 알고 있다.

오늘은 영감님도 안계시고 여유가 남아서 일기를 두번이나 쓴다.
오늘은 12시 전에 가야지.

에라횽, 물덕횽, 조커횽, 안산공익횽, 샤유, 나이키, 블라비, 나공, is, 고플, 디볼, 3, Assembly, 프로파간다, 스핀, 위튼, 더미
다들 공부하느라 오늘도 뺑이 치겠지. 친목좀 합시다.
애새끼들 개강 전에 챗방 한번 파야지. 날짜좀 ㄱㄱ
나 월요일마다 미팅이니까 그거 감안해서 월요일 오후나 밤이면 좋겠음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