π²~g
원주율(π=3.14)의 제곱이 지구의 중력가속도(g=9.8)와 비슷한 건 자연의 신비라든가 그런 게 아니고 사실 정말 정말 공교로운 우연일 뿐입니다. 지구의 중력가속도가 그 값을 가진 건 그저 지구가 우연히 그 정도 크기에 그 정도 질량을 가졌을 뿐이고, g=9.8m/s² 또한 지표면에서 상수처럼 취급할 수 있는 값일 뿐, 고정된 게 아니라 높이에 따라 달라지는 값이죠.
하지만 우연하게도 저런 관계가 성립하기에 SF에서 흔히 나오는 커다란 원통을 돌려 인공중력을 만들어내는 기계의 모델을 다소 간단하게 세울 수 있게 됩니다.
커다란 원통을 돌려 인공중력을 만들어내는 원리는 원통 표면과 함께 회전하는 비관성계에서 중력을 원심력으로 대체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원심가속도(centrifugal acceleration)가 지구에서의 중력가속도 g와 거의 같아야 하는데, 원심가속도의 크기 a의 식은 원통의 반지름이 R, 원통의 각속도가 ω라고 했을 때
a=ω²R
가 됩니다.(등속원운동을 다뤄보셨다면 저 표현이 익숙하실 겁니다 ㅎㅎ) 여기서 ω의 단위는 radian인데, 이 단위를 다뤄보셨다면 아시겠지만, radian에선 π가 180°이기에 π의 실수배로 표현하는 게 편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따라 각속도를 ω=kπ라고 하고(k는 실수), 이를 위 식에 대입하면
a=k²π²R
이 되며, 이 값이 중력가속도 g와 같아야 하므로
k²π²R=g
그런데 π²~g였으므로, 둘이 같다고 과감히 취급하면(π²=g)
k²R=1
→ k=1/√R
원통의 반지름이 R일 때, 각속도는 π/√R, 즉, 180°의 √R분의 1만큼을 1초동안 진행하도록 만들면 지구의 중력과 비슷한 인공중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결과가 얻어집니다. 다르게 말하면 한바퀴 도는데 2√R초 돌게 만들면 되는 거죠. (주기 T=2π/ω) 예를 들어 원통의 반지름이 100m라면, 각속도는 180°의 √100=10분의 1, 즉 1초에 18°가 돌아가게 만들면(다르게 말해 10초에 한바퀴를 돌도록) 원통의 표면에선 지구 표면의 중력과 비슷한 힘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비록 근사식이긴 하지만, 우연하게도 π²~g인 덕에 위와 같은 아주 깔끔한 관계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ㅎㅎ
근데 원통형 통을 돌리는 것 외에 인공중력을 구현할 방법이 또 있을까요?? 언젠가는 편안한(?) 우주여행이 상용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ㅋㅋㅋ
*댓글에서 π²~g인 건 완전한 우연은 아니고 과거에 m(미터) 단위 정립에서 진자를 이용하는 방안이 제기된 적 있었기 때문이라는 보충설명이 달렸습니다.(작은 각도에 한해서 진자운동의 주기는 진자의 질량에 무관하게 실의 길이와 중력가속도에 의해서만 결정되지요) 결국 이 관계는 자연의 심오한 본질 같은 건 아니지만, 완전한 우연도 아니라 인간이 어느 정도 만들어낸 관계였던 모양입니다 ㅎㅎ
진지하게 내가 중딩때 학원에서 인공중력 만들려면 원통 돌리면 된다는걸 배웠음;;
그거는 나는 이미 4살때 알악음 스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