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 사는 세르지오 후아르카야는 BBC 크라우드사이언스(CrowdScience) 프로그램을 청취하던 중 이 이야기에 흥미를 느꼈다.


그는 "비탈길을 굴러가는 공의 속도를 예측한 갈릴레오부터 실제로 발견되기 전에 이미 수학으로 예측된 힉스 입자까지,

볼 수 없는 존재를 예측하는 수학의 힘이 참 놀랍다"고 글을 남겼다. 그리고 질문했다.


"그렇다면 수학은 현실을 반영하는 모델인가요? 현실을 서술하는 것인가요? 현실의 비유인가요?

그것도 아니라면 현실 그 자체인가요?"


이러한 의문을 가진 이는 세르지오만이 아니다. 수천 년 동안 철학자들은 이를 성찰해왔다.


그럼에도 이 문제에 대답하는 데 여전히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 케이크 음수(-) 개는 없다


인간은 셈이나 측정 같은 실용적인 이유로 수학을 처음 시작했다는 데는 거의 이견이 없다. 여기서부터 출발해보자.


케이크를 예로 들어 보자. 수학은 케이크의 모든 것을 말해줄 수 있다. 크기, 무게,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 등.

당신에게는 케이크가 있거나, 혹은 아예 없다


그리고 수학은 현실이 닿지 않는 곳까지 가늠할 수 있다. 만약 케이크의 3분의 1을 먹으면, 3분의 2가 남는다는 건

수학이 미리 알려준다.


여기까지는 좋다. 케이크를 계속 먹어서 나머지를 다 먹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부스러기까지 케이크를 다 먹는 순간, 양수의 세계는 끝이 난다. 음수, 즉 마이너스 케이크는 없다.


수학에 관해 책을 쓴 알렉스 벨로스는 "이 정도가 고대인들이 이해한 수학의 정신적 윤곽"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셈하고 측정하기 위해 실제적인 수학을 사용했는데, 음수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독자들이 현실 개념에 측정하거나 셀 수 있는 물체로만 국한되어 있다면, 0보다 작은 것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돈의 등장은 사람들이 음수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했다



"처음 음수를 실용적으로 사용한 건 회계와 부채의 맥락이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5달러의 빚을 졌는데 필자가 그만큼의 돈을 준다면, 당신은 0달러가 되는 것이다.


오늘날 음수 없는 수학은 없다. 단지 부채에 관해서만이 아니다.


여기까지는 현실에 뿌리를 둔 수학 이야기다. 어쨌든 지금까지 수학의 역할은 현실을 설명하기에 있다.




/허수


"-1의 제곱근은 '허수'라고 불린다"며

"수학은 실재적인 것이었는데, 갑자기 가상의 존재가 되었다는 인상을 주기때문에 끔찍한 명칭"이라고 말했다.


조상들이 -1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처럼, 우리도 -1의 제곱근을 이해하기 어려운 셈이다.


"허수도 똑같습니다. 완전히 미친 짓 같지만, 일단 그것들이 어떻게 들어맞는지를 이해하면, 꽤 논리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죠.

그리고 복소수라고 부르는 실수와 허수는 회전 같은 걸 묘사하는 데 훌륭한 언어입니다."


"오늘날에는 -1의 제곱근 역시 -1처럼 실재한다고 여겨집니다."



복소수는 실수만으로는 풀 수 없는 특정한 방정식을 풀어준다.


복수수는 현실을 이해하는 데 엄청나게 실용적이다. 회전이나 파장을 포함해 거의 모든 것을 계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전기 공학, 레이더, 의학 영상에 사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원자를 구성하는 '아원자 입자' 움직임을 이해하는 데도 적용될 수 있다.


20세기 헝가리의 물리학자, 유진 위그너도  1960년에 남긴 논문 "물리학에서 수학의 불합리한 효과"라는 글에서 

복소수의 기적을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수학적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나 존재하는 듯한 이런 개념들이 어떻게 현실에서 그렇게 유용한 것일까?


현대 물리학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복잡해진 수학과 그 수학이 묘사하는 낯선 현실을 이해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러나 우리가 감각으로 지각하는 일상 현실이 반드시 우주의 근본적인 실재일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