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때까지는 물리학자가 꿈이었습니다. 수학에 집중이 안돼서 접었습니다.
지금은 인문대 졸업하고 생물학 연구실에서 인턴을 뛰는 중입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과학 공부를 하는 중인데요.
근데 과학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입자물리학이 하고 싶어집니다. 중딩때부터 수학에 집중이 안돼서 접었는데, 지금 다시 건드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생물이 존재하고 인간이 존재할 수 있는 궁극적인 이유는, 결국 우리 우주의 물리 법칙들이 지금처럼 짜여져 있어서 그런 것 아닌가요?
전자기력이 좀만 달랐다면 무기화합물이 자가복제하는 분자기계들 즉 생명체로 조립될 수 없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흥분됩니다. 생화학을 공부하는 내내 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학도 재밌습니다. 해석학 졸라 재밌습니다. 어디서 주워들은 양자장론도 그게 화학이랑 어떻게 연결될지 생각하면 벌써부터 설렙니다.
문제는 제가 딱 개념까지만 이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식을 잘 읽지 못하니까요. 고딩 때부터 문과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한국나이로 20대 중후반인데, 이과 대졸자 수준으로 수학 능력 채우려면 2~3년은 걸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시간을 더 써먹고 나면 무엇을 위해 그 물리학을 전공할까요? 물리나 수학은 응용으로 사용했을 때 훨씬 높은 가치를 부여받고, 실제로도 물리학 전공한 학생들이 다른 응용 학과들로 우수수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물리학과 졸업생 중에서도 순수 이론물리나 실험물리를 전공하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죠. 재능이 상위 1%이거나 재미를 상위 1%로 느끼거나... 물리학에 시간 투자를 한참 해도 어차피 응용에 그칠 거라면, 굳이 물리학 자체를 목표로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물리학 자체를 연구한다는 건 어린 날의 꿈이었던 거죠.
수학하는 사람 한명을 건너건너 아는데, 4차원 도형의 여러 면들을 3차원 형태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머리 속으로 돌려가면서 3차원상 형태를 파악할 수 있다던데요. 지금 보이는 면에서는 꼭짓점 개수가 26개였다던가 하여튼 그런 소리를 하는 미친 놈입니다(칭찬입니다). 전 지각추론이 망해있는데, 이런 사람이랑 경쟁할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쉽지 않습니다. 그냥 적당한 문과 느낌 분야에서 연구하면서 철학자 노릇하는게 훨씬 쉬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성공적인 물리학 박사과정생과 비교해 보면 전 어떨까요.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