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에서 "Black Hole Astrophysics 2002" 라는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도서관에 갈필요 없이 학교 네트워크 안에서는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 있더군요.
그 책을 조금 훑어보고나서 제 입장이 살짝 변했습니다.
정말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겨울학교 교재라는걸 확인해서인것 같습니다.
온라인상으로 외국의 다른 학자들과도 조금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 링크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http://academia.stackexchange.com/questions/58502/journal-paper-and-conference-proceedings-note-appear-to-be-identical-is-this-pl/58506?noredirect=1#comment137387_58506
저는 미국에서 손꼽아주는 대학원에서 수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래서 뛰어난 학생들도 많았고
졸업할때 여럿 학생들이 이런 걱정을 했었습니다.
많은 뛰어난 학생들이 대학생들을 교육시키는것이 목적인 여름학교에 강연자로 초대받아서 강연을 해야하는데
그다음에 proceedings volume을 내고싶어한다.
내 졸업논문은 아직 publish가 안됐는데 proceedings에 내고 다시 저널에 내도 될까?
제가 졸업하던 해에는 저희끼리 결론을 내길
Proceedings에 내는 논문은 좀더 살을 붙여서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고
저널에 낼 논문은 최대한 간결하게 (쪽수가 줄면 accept될 확률도 높아진다고들 많이 얘기합니다) 만들기로
그렇게 결정했던 기억이 있네요.
같은 논문을 두군데 낸다는건 도덕상 아닌것같다, 그렇게 결론이 나왔었지요.
그런걸 봤을때 박석재 교수 자체가 2002년에 proceedings에 논문을 내고
다시 그 논문을 peer review journal에 내는것 자체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엄밀히 말해 박석재는 표절한것이 아니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임을 따로따로 따지자면 송유근은 표절한거라고 봐야하나요?)
다만 마음에 걸리는것은
1. 토씨하나 안바꾼 부분이 너무 많다.
Black Hole Astrophysics 2002 첫장에 보면 copyright statement가 있더군요.
저작권을 보호하고 이 책에 나오는 문장들을 Publisher 의 허락이 없이 다시 복제할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박석재 본인이 괜찮다고 생각해서 복제할수 없는겁니다.
수학은 그대로 둔다고 해도 문장은 다 갈아엎거나 아니면 World Scientific Publishing (원래 2002논문을 출간한) 에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근데 그 허락을 안받은것같네요. 받았다면 진작에 얘기를 했겠죠.
사실 이 부분이 현실적으로 제일 문제가 됩니다. 2002 논문이 나온 책에 보면 이런 글귀가 쓰여있습니다.
All rights reserved. This book, or parts thereof may not be reproduced in any form or by any means,
electronic or mechanical, including photocopying, recording or any information storage and retrieval
system now known or to be invented, without written permission from the Publisher.
물론 거의 모든 책에 나오는 기본적인 문구이지만 이 문구를 무시했으니까요.
또한, 이 문구로 인해 2002 논문이 "publish"됐다는걸 인정하는듯 하네요.
Astrophysics Journal (ApJ) 에도 도덕적인 지침이 나와있습니다.
Plagiarism is the act of reproducing text or other materials from other papers without properly crediting the source.
Such material is regarded as being plagiarized regardless of whether it is cited literally or has been modified or paraphrased.
다른 곳에 이미 쓰여져 있는 문구를 레퍼런스 없이 쓰면 무조건 표절이라고 합니다.
물론 박석재의 2002논문은 "publish" 됐다고 봐야할지 말아야할지 약간 애매모호한 점이 있습니다.
ApJ에 의하면
Strictly speaking, authors are not formally required to cite unpublished or unrefereed materials, especially in cases where the veracity of the unpublished work may be in question. However, when principles of common professional courtesy dictate that such attribution is appropriate, authors are expected to honor these conventions.
이렇게 말합니다.
Peer-review 가 없었던 논문이나 publish되지 않은 논문을 꼭 레퍼런스할 의무는 없지만 상식적으로 하는게 맞다. 우리는 저자들이 이런것들을 레퍼런스하기를 원한다. 이정도입니다.
이제 여기서 주의깊게 봐야 할 점은 박석재의 2002논문이 publish되었느냐 아니냐정도일것같습니다.
2002책에 써있는 문구로 봐서는 publish되었다고 보는게 맞을것 같습니다.
아마 저 문구에 걸려서 ApJ는 Song&Park 2015를 retract해야할듯 합니다.
2. 송유근은 저자의 자격이 없다.
분야마다 누가 저자가 되는지 기준이 다르기때문에 약간 모호하지만 이경우에 송유근은 엄연한 1저자입니다.
(수학같은경우는 무조건 알파벳순으로 합니다. 하지만 S는 P뒤니 이경우는 해당안되겠네요)
그런데 박석재가 거의 다 쓴 논문에 방정식 하나를 넣어놨다고 해서 (이 방정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하지만 이 방정식이 없이도 원하는 결과를 박석재 2002에서 다 얻을 수 있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 1저자의 자리를 준다는건 학계의 관행에 어긋나는것입니다.
만약 ApJ가 저작권 문제를 넘어간다 해도 송유근이 정말 1저자의 자격이 있는지 이 문제로 인해 송박논문을 retract할수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박석재는 본인이 출판하지 않았던(?) 논문을 공식적으로 다시 출판한것이기때문에 상대적으로 윤리적인 책임은 없는 반면
송유근은 박석재의 논문을 베껴서 출판한것이기때문에 윤리적으로 더 잘못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박석재가 송유근의 지도교수인만큼 결국 대다수의 책임은 박석재가 져야 합니다).
결국 7년안에 박사학위를 따야하는 송유근을 위해
박석재가 오래된 출판하지 않은 논문을 꺼내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결과니까 묵혀뒀겠죠... 중요한 결과였다면 진작에 저널에 보냈겠죠)
대충 고쳐서 송유근을 1저자로 해서 출판해준걸로 보입니다 (아마 1저자가 되어야 하는것도 졸업하는데 필요한 조건이었겠죠)
아주 최소로 송유근이 거품임은 입증된듯 보입니다.
아니라면 본인이 나서서 4.24가 왜 중요한지 입장표명을 하면 좋겠네요
논문을 쓸때 본인이 생각하기에 중요한 부분은 설명을 많이 붙이기 마련인데
송유근은 그걸 하지 않았으니까요.
앞으로 어떻게 될거냐 물으신다면
아마도 저널 에디터 마음일것 같습니다.
확실히 문제되는 부분이 몇군데 있지만 원한다면 빠져나갈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VIshniac이라는 교수가 얼마나 ethical한 사람이가에 따라 정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박석재와 깊은 인연이 있으니...)
물론 Jeffrey Beall이라는 변수도 있긴 합니다.
목소리도 꽤나 크고 출판계에서 영향력있는 사람인 것 같아서 아마 이사람이 개입한 이상 아주 쉽게 넘어가지는 않을것같습니다.
이번일이 공론화돼서 한국 학자들도 표절에 대한 경각심이 좀더 생겼으면 좋겠네요.
그러니까 박석재 교수의 논문은 단순히 프리시딩이 아니라 저작권보호가 된 퍼블리쉬이다라는 말씀이시죠?
약간 애매한 부분이 없지 않으나 대강 그렇게 보여집니다.
(이 방정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하지만 이 방정식이 없이도 원하는 결과를 박석재 2002에서 다 얻을 수 있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얼마나 중요한지 확신을 갖고 있지 않으셔서, 설득력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네요. 누구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1번정도가 좋은 것 같습니다.
수학2//제가 약간 경계하는 부분이 그건데, 예를 들어 이럴수가 있습니다. 박석재 교수가 2002년 논문에서 4.24와 관련된 식을 뽑아냄. 근데 오류가 있었는데 리뷰어들도 눈치 못챔. 2015년에 박석재 교수가 오류를 발견하고 송유근에게 다시 유도하라고 시킴. 송유근이 다시 제대로 유도함. 근데 공교롭게도 박석재 교수가 잘못 유도했던 결과와 동일함. 그래서 결과적으론 변함이 없지만, 송유근이 제대로된 식으로 확인해줌. 이러면 되는데.. 문제는, 송유근 논문에 그 어떤 말도 없다는거죠. 박석재 교수의 2002년 논문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어떤 말도 없음. 그러면.. 결국 그냥 논문 하나 만들어낼려고 의도했다고밖에 볼 수 없겠죠. 박석재 교수는 계속 이런 문제에 대해선 대답 안하는중..
송유근이 1저자면 논문이 송유근의 언어와 논리로 재 창도돼었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당연히 내용도 재 기술되는게 맞을거같네요. 타인 저술의 문장을 통째로 상당량 베껴오고 1저자의 자격이 있을지 제 상식으로는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