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시딩을 복붙한 것이 표절이다, 표절은 아니지만 저작권 침해다, 문제될 게 없다 등등, 몇몇 커뮤니티에서 토론이 오가고 있는데요. 백 번 양보해서 규정을 기계적으로 따졌을 때 문제가 없다고 해도, 13년 전 글을 거의 재탕하는데 새 저자를, 그것도 제 1저자로 끼워 넣은 것은 학계의 상식에서 한참 벗어난 일입니다.


(이미 충분히 논파됐다고 생각하지만) 식 4.24에 정말로 독창성이 있다고 해도, 지금 상황은 박석재 박사가 최소 논문의 90% 이상을 써 줬거나 복붙한 걸 눈감아 준 겁니다. 학자로서 논문 작성 능력은 기본 중의 기본임에도 이쪽으로 전혀 훈련을 안 시킨 것이죠. 미국으로 포닥 간댔는데, 거기 가서도 누가 논문을 떠먹여 주듯 써 줄까요? 비웃음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학계는 어떻게 보면 동호회 모임과 비슷합니다. 논문과 학회 발표라는 딱딱해 보이는 매개체를 이용하지만, 그 본질은 관심 분야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친목질 하는 겁니다. 이런 사회에서 대부분의 구성원이 보기에 눈쌀 찌푸려지는 행동을 하면 당연히 왕따/은따 당합니다. 성문화된 표절 규정에 정확히 걸리지 않아도 말이죠. 일상 생활에서도 왕따 당하려면 꼭 범죄를 저질러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이상한 소리 몇 번 하고 다니면 충분합니다.


박 박사님이야 논문 집필보다 국내 강연 활동에 집중하시는 듯하니, 천체물리학계 내 평판이 하락해도 크게 타격은 없으실 수도 있지요. 하지만 국가적 인재인 송유근 군은 앞으로 세계 유수의 학자들과 교류하면서 중요한 일을 많이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Jeffrey Beall 교수의 말처럼 앞으로는 더 나은 지도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