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학원생은 아니지만 논문 쓰는게 얼마나 까다롭고 어려운일인지는 주변 분들에게 많이 들어서 대강의 분위기는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논문이 연구주제의 적절성 만으로도 몇번씩 빠꾸 먹고
어떻게어떻게 적절한 수준으로 연구를 이끌어내도 끊임없이 연구 방법, 논증의 과정에 대해서 도전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러한 과정이 짧게는 1-2년, 길게는 3년 이상 간다고 합니다.
Accepted통보를 받을때까지 그 긴 시간을 계속 연구하고, 검증하고, 증명하고, 글을 쓰고, 글을 읽고, 가르치고, 가르침 받으면서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지요.
학부, 대학원 시절에 얼마나 뛰어났는지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인내심과 단순한 학습능력 수준에서의 논의를 뛰어넘는, 독창성의 문제라고 하더군요.

저는 송유근 군을 잘 모르지만 솔직히 말해
엄청난 \"수재\" 그 이상 그 이하의 느낌은 못받았습니다.
성장속도가 다른 \"수재\" 인 대학원생, 박사 분들보다 빠를 뿐인 겁니다.

물론 뛰어난 수재이기 때문에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나쁠 것은 없습니다. 다만 \"천재\"라는 타이틀을 달고 어렸을적부터 세간의 관심과 지원, 응원을 받으며 또래 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수혜 받은 삶(결과적으로는 전혀 수혜받지 않았다고 저는 생각하지만...)을 살아온 것, 세상의 기대를 받아온 것에 대한 리스크는 항상 유근 군의 뒤를 따라와야 할 것입니다.

저는 사회과학도지만 물리학과 같은 순수자연과학과 인문, 사회 과학의 공통된 학문으로서의 목적의식은 알고 있습니다.

\"엄연한 진리에의 추구\" 와 \"과학 발전을 위한 끊임 없는 도전\" 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끊임없는 오류가 있어왔고 그것을 보완하거나 뒤짚거나 발전시키며 학계가 돌아가고 학문이 앞으로 나아가는 거겠죠.

그런 힘들고 불확실하지만 엄격한 길에, 이미 나이 계급장 떼고 또래보다 앞서나가 자신만의 길을 걸어나가고 있는 유근 군에게, \"아직 어린 친구인데도 끌어내리지 마라\" 라는 프레임을 본 사태에 적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 입니다.

17살이건 5살이건 자기 이름, 연구소 를 걸고 \"박사 학위\" 라는 타이틀을 받기 위해 자신의 연구 실적을 보고하는 \"논문\"에, 그러한 오류와 의혹이 생기는 것은 정말 엄청난 문제이고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지요.

아직 어린 친구인데 끌어내리지 말라 라는 것은 이번 사태의 의미를 잘못된 쪽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문제제기를 하며 학문의 진실됨을 수호하고, 나아가 진정한 의미로 \"대한민국의 학계\"를 지키고자 하는 불특정 다수의 지식인들의 의도를 왜곡 해석하는 것입니다.

계속 자라나는 새싹을 언급하시는데, 이미 우리 사회는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못할 짓을 많이 하고 있지 않나요?
본인들이 잘할 수 있는 다른 자질들을 내려놓고, 획일화된 성적이라는 기준으로 경쟁하고 서로 끌어내리고 밟아 올라가게 은연중 강요하고, 1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대학\" 이라는 스타트 라인을 정해주고 그 바운더리에서 대부분 개인의 미래를 정해버리게 냅두죠.
한번도 본인이 \"선택\" 할 자유와 기회를 주지 않고서요.

그런 친구들 보다는 어릴 적부터 두각을 드러내며 본인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은 지원과 관심을 받아온 송유근군 역시, 자신과 자신의 부모, 지도 교수와 같은 이해관계자들의 성급함과 욕심, 도덕적 해이 때문이 본인이 걸어가는 커리어에 큰 걸림돌을 만난 상황인 것입니다. 다른 10대 들과 똑같이요.

쉴더분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그 정도 수재는 계속 길러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올바른 길로 이끌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독 조숙함과 천재마케팅을 강조하는 우리나라 미디어의 몹쓸 수작에서 좀 더 자유로워져서, 본인이 하고 싶은 본인만의 독창적인 연구를 통해 학문의 발전과 나아가서 인류의 효용 극대화를 이뤄내는 것이 현시점에서 가장 맞는 처방이라고 보구요.

그건 송유근군 개인을 바라보았을 때 도의적으로 올바른 \"투자 방향\" 이라고 할 수는 있되, 학문의 엄밀함을 따지는 학계에서는 잘잘못을 따져서 그 잘못에 대한 질타와 비판은 엄연히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공평\" 한 거니까요.

우리는 \"정의\" 로워야 합니다. 학문에의 정진, 끊임없는 토론, 투표, 행동과 영향력 행사... 이 모두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정의\" 롭게 만들기 위한 길들입니다.
자라나는 새싹을 지켜주고 더 큰 발전을 위해 지원해주고 응원해주는 것도 \"정의\"지만,
그런 감성적인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요즘 말대로 \"엄격\", \"진지\" 한 자세로 사물과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잘잘못을 가려내는 것 역시 중요한 \"정의\"의 일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의견, 비판, 보완점은 환영입니다.
물갤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물리학에 대한 이해도 전혀 없는 학부생이라
팩트 자체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럽네요^^;;
제 모자란 소견때문에 맘 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